[풀꽃이름] 솔체꽃 / 임소영

2007. 10. 23. 18: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물건 모양을 본 따 붙인 풀꽃 이름으로 '처녀치마/ 골무꽃/ 족두리풀/ 촛대승마 …' 등 보기가 많다.

'솔체꽃'도 가을산을 오르며 사람들이 흥미롭게 살펴보는 풀꽃이다. 꽃이 피기 전 봉오리 모습이 가루를 곱게 치거나 국수를 삶아 건질 때 쓰는 체의 촘촘한 그물을 닮았다. 이때는 전체 꽃 모습도 오므리기보다는 평평한 편이다. '솔'은 아마도 꽃이 피면서 드러나는 뾰족뾰족한 꽃술 모양이 솔잎처럼 생긴 데서 온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솔잎이 달린 체' 모양 풀꽃이다.

'솔체꽃'이 기본종으로, 잎에 털이 없는 '민둥체꽃', 잎이 깃털처럼 잘게 갈라진 '체꽃', 꽃받침 가시침이 조금 긴 '구름체꽃' 등이 있다. 한자말로는 '산라복'(山蘿蔔)인데, 한방에서 열을 다스리는 데 썼다고 한다.

9~10월 맑은 하늘 아래 피어 있는 보랏빛꽃이 신비한데, 꽃말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니 자못 사연이 궁금하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쓰러진 산골 소년을 요정이 약초로 구해 주었는데, 소년이 그 사랑을 알지 못한 채 다른 이와 결혼하자 슬픔에 겨운 요정이 숨져 피어난 꽃이라고 한다. 지독히 아름다운 것은 슬픈 것일까.

임소영/한성대 언어교육원 책임연구원, 사진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뢰도 1위' 믿을 수 있는 언론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