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仁문학상, 은희경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2007. 10. 1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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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은희경(48)씨가 5년 만에 내놓은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창비)가 조선일보사 주관 제38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조선일보사는 16일 "(은씨가) 온통 정보로만 가득 찬 소설을 천연스레 선보였다. 그 정보는 차라리 귀띔이고 속삭임이라서…, 사람 관계의 참된 형식에 대해 궁리케 하는 것"이라는 2007 동인문학상 심사위원회의 선정사유를 전했다.

심사위원들은 특히 소설집의 '현재성'에 주목했다. "현대의 의식과 욕망을 다룸으로써 대중의 보편적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오정희), "신문에서 읽을 것이 다 들어 있는 작가"(정과리), "현대인이 마주치는 문제들과 삶의 쟁점을 두루 다루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했다"(유종호)는 평이다.

은씨는 11월 초 시상식에서 고료 5000만원과 기념 조각상을 받는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는 중·단편 6편이 실려있다. 비루하고 초라한 삶들을 조용하게 연민하며 공감의 시선을 보내는 작품들이다.

지난해 황순원문학상 최종후보작이기도 한 표제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에서는 서른다섯번째 생일, 가족을 버린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화를 받고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남자가 주인공이다.

어릴 적 아버지와 만나던 이탈리아 식당에 걸려 있던 보티첼리 작 '비너스의 탄생'을 잊을 수 없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는 뚱뚱한 모습만 보였고 이제 돌아가실 날이 멀지 않은 아버지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매일 먹는 밥을 거부하는 다이어트란 결국 인간의 문명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주인공은 끝내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야 달라진 모습으로 빈소를 찾는다.

아버지는 '비너스의 탄생'을 유품으로 남긴다.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자신을 거부하는 현실에서 가족과 아버지에 대한 부정이 음식 거부와 연결된다.

<관련사진 있음>

강경지기자 br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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