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사기'-'완벽한 이웃', 제로섬 게임 아닌, 파이를 키웠다

2007. 9. 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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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정아 기자] 한 시장안에서 같은 물건을 파는 가게가 3군데 있다. 만약 한 가게가 유독 장사가 잘 된다면 똑 같은 물건을 팔고 있는 다른 두 가게는 상대적으로 장사가 덜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것은 비단 장사에서 뿐만이 아니라 안방극장에서 동시간대 방송되는 프로그램들의 시청률 경쟁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요즘 안방극장을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진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수목드라마 SBS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정지우 극본, 조남국 연출), MBC '태왕사신기'(송지나 박경수 극본, 김종학 윤상호 연출), KBS 2TV '사육신'(박인서 김일중 극본, 장영복 연출)을 보면 종전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태왕사신기'는 방송 2회만에 시청률 조사회사 TNS 미디어 코리아 집계결과 26.9%를 차지하며 열풍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태왕사신기'의 높은 시청률이 동시간대 방송된 SBS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의 시청률을 완전히 빼앗아 갔느냐, 그건 아니다. 12일 방송된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15회는 전국기준, 14.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 14회가 기록한 16.1% 보다 1.4% 포인트 하락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태왕사신기'가 시작되기 전에도 상황에 따라 변동을 보인 수치에서 크게 벗어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태왕사신기'가 시작하기 전 수목드라마의 판도는 어땠는가.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과 MBC '개와 늑대의 시간'은 서로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벌이며 10% 중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해 왔다. '사육신'은 꾸준히 3% 정도를 유지했다.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과 '개와 늑대의 시간''사육신' 모두 합쳐 37%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이것과 비교해 12일 상황을 보면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태왕사신기''사육신' 모두 합쳐 약 45% 정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즉, 요즘 안방극장은 430억 원을 들인 대작드라마 '태왕사신기'로 인해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전체 드라마 시청자들이 늘어난, 즉 파이가 커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태왕사신기'가 시작함으로써 동시간대 방송되는 다른 프로그램들의 시청자들을 빼앗아 버리는, 한쪽이 득을 보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를 이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나도 살고 나도 사는' 각자의 갈 길을 걷는 형식이 된 것이다.

이런 추세는 시청자들에게는 물론 드라마의 질적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타사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냐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들의 길을 걸으면 되는 것이니 말이다. 시청률 경쟁을 의식에 본래가려던 방향을 잃고 표류한다면 그 동안 그 드라마를 사랑하고 아꼈던 시청자들에게도 죄를 짓는 일이다. '태왕사신기'의 열풍이 작품 그 이상의 가치를 갖는 셈이라 보기 좋다.

happ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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