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FEATURE]나가노④ 스와, 낯선 거리를 거니는 즐거움

2007. 9. 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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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이국에서 가이드북에 의존한다. 가이드북에 친절하게 적혀 있는 별의 개수나 동선을 참조해 여행을 한다. 관광 명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추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여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인에게 얘기를 듣고 충동적으로 떠나기도 하고, 좋은 숙소만 잡아놓고 싸돌아다니기도 한다.

당연히 국내 여행이 훨씬 자유롭고 여행의 본래 목적에도 부합한다. 스와(諏訪)에서는 내키는 대로 움직이면서 낯선 정경과 만나는 것이 가장 좋다.

이곳의 지명은 너무나도 생경했다. 사전지식이라고는 나가노 현에서 가장 큰 호수를 품고 있다는 사실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무런 정보도 없이 한적한 시골 마을을 산책하는 것은 의외로 재미있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이 다가온 기분이었다.

사실 스와가 조명을 받는 것은 한여름의 불꽃놀이가 유일할 것 같다. 지난 8월 15일에 4만1천 발의 불꽃이 폭발하는 성대한 축제가 열렸다. 스와의 불꽃놀이는 규모로 따졌을 때 일본에서 으뜸으로 인정받는다. 불꽃이 밤하늘을 뜨겁게 수놓는 날, 일대의 전망 좋은 호텔들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평소의 스와는 이와는 반대로 매우 고요하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그저 그런 평범한 농촌이다. 일본 사람들도 연고가 없다면, 좀체 여행 목적지로 선택하지 않을 만한 곳이다. 넓은 호수와 푸른 논이 있고, 수로에는 연꽃이 피어 있는 지역이다.

건넛마을이 희미하게 보이는 스와 호수의 물결은 잔잔했다. 볕이 좋은 날에는 요트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고 했지만, 짓궂은 날씨 탓에 배들은 밧줄에 단단히 묶여 있거나 뭍으로 이끌려나와 있었다. 호숫가로 불어오는 바람은 여름인데도 상쾌하고 사늘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본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여러 장면을 회상하며 감상에 빠질 수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었던 호수, 집, 제과점, 학교, 도서관, 결혼식을 했던 교회 등 상당수가 스와를 무대로 촬영됐다.

스와는 영화에서처럼 싱그러운 녹색 풍경과 소담한 마을이 예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글ㆍ사진/박상현 기자(psh59@yna.co.kr)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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