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FEATURE]남원⑤ 천년을 이어온 목기, 화려함의 극치

2007. 9. 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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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목기는 특유의 향기와 정교하고 아름다운 모양, 단단한 나무 재질, 벗겨지지 않는 옻칠로 유명하다. 고찰 실상사 스님들의 공양 그릇(바리때)을 만들었던 기술이 천 년간 이어져온 것으로 지금도 제사상에 오르는 제기는 남원에서 만든 것을 최고의 명품으로 꼽는다.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은 실상사는 한때 승려가 3천 명에 달하는 거대한 사찰이었다. 많은 승려들의 공양 그릇과 족히 1천 명은 넘었을 사찰 식솔들의 그릇 및 제기는 남원 산내면 일대의 공예가들이 만들어 보급했다고 한다. 지리산에는 공양 그릇의 재료로 사용할 튼튼한 재질의 활엽수가 많았고, 목공예가들은 손으로 나무를 깎아 공양 그릇을 만들었다.

남원 목기는 조선시대에 사찰과 일반 가정은 물론 궁궐에 진상됐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았고, 현재까지도 명품의 반열에 올라있다. 실상사 승려들이 사찰을 운영하기 위해 목기공장과 종이공장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일제시대에는 질 높은 목기제작기술을 일본에 보급하기 위해 산내면에 '산내 목공예 기술학교'가 세워지고, 공예가들이 강제로 징용되기도 했다.

남원시 옻칠공예관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남원의 목공예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공양 그릇에서부터 제기, 옻칠그릇과 수저, 화초장, 밥상 등 정교하고 아름다운 문양의 옻칠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정갈하게 옷칠을 하고 바닥에 분홍빛 꽃을 그린 그릇은 아름답고, 숟가락에서는 윤기가 감돈다. 정교하게 깎아 색을 입히고, 그 위에 옻칠을 한 장구채, 소고채도 볼 수 있다.

유리진열장에는 각종 공예대전 입상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2005년 한국옻칠공예대전에서 특선한 '나전십장생찻상'은 붉은 바탕에 십장생을 자개로 수놓은 작품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이루고, 남원시 목공예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교칠금박다용도컵'에서는 기품이 느껴진다.

이밖에도 공예관에는 명인들이 제작한 황금빛 다기세트와 공양 그릇, 약함 등이 진열돼 있고, 옻나무 껍질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지갑과 스카프도 만나볼 수 있다.

■여행 정보

>>육모정과 구룡계곡 = 육모정은 남원에서 지리산으로 향하는 길목의 춘향묘 맞은편에 자리한 정자로 그다지 아름답거나 운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내려다보이는 구룡계곡의 풍경이 볼 만하다. 약 4km에 달하는 구룡계곡은 기암이 만든 소(沼)가 9개가 있는 곳으로 지리산으로 향하는 길에 들러보면 좋을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정령치(鄭嶺峙) = 해발 1천172m의 정령치에서는 반야봉과 지리산의 주능선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옛날 달궁에 마한의 별궁이 있을 무렵, 정 씨 성을 가진 장군이 성을 쌓고 방비를 했다고 해서 정령치란 이름이 붙었다. 궁터 부근엔 11구의 불상을 새겨놓은 마애여래 불상군이 있다. 정령치의 북쪽 고리봉은 행글라이딩의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지리산 뱀사골 = 지리산 북쪽 계곡에 위치한 뱀사골은 지리산의 계곡 중 기암절벽과 원시림, 소(沼)와 폭포 등의 계곡미가 뛰어난 곳으로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여름에는 무성한 숲과 맑고 시원한 계곡, 가을 단풍, 겨울 백설이 유명하다. 계곡의 길이는 약 9km로 반야봉과 토끼봉에서 흘러내린 골짜기의 가을 단풍은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선인대, 석실, 요룡대, 탁용소, 병소, 병풍소, 제승대, 간장소 등의 명승지가 있다. 남원시외버스터미널에서 뱀사골 행 직행버스를 이용하면 1시간 정도 걸린다.

>>실상사 = 신라 흥덕왕 3년(828)에 당나라에 유학한 증각대사(홍척국사)가 국비를 들여 창건한 사찰로 신라 구산선문 중 최초의 선종 사찰이다. 지리산을 꽃잎으로 보았을 때 꽃의 중앙에 자리한 곳으로 동서삼층석탑, 증각대사부도비, 수철화상부도, 수철화상 부도비, 철조여래좌상, 석등과 돌계단 등 단일 사찰 중 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남원 시내에서는 19번, 24번 국도를 따라 가다 인원면에서 60번 지방도를 따라 이동하면 닿는다.

>>달궁계곡 = 삼한시대 마한의 별궁이 있었다는 곳으로, 달궁이라는 궁터가 남아 있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쟁기소와 쟁반소, 용소 등 아름다운 소가 계속 이어지고, 6km쯤 올라가면 '하늘 아래 첫 동네'라는 이름이 붙은 심원마을이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민박집과 야영장이 마련돼 있다.

>>송흥록 생가 = 남원 운봉 비전리 출신의 송흥록(1800~?)은 동편제 판소리의 시조로 순조, 헌종, 철종 때까지 활약한 명창이다. '가왕(哥王)'으로 불리는 그는 역대 판소리 명창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단과 속도의 화려한 변화를 자유자재로 구사했고, 변강쇠 타령, 춘향가, 적벽가에 특히 뛰어났다. 송흥록의 생가는 운봉읍 화수리 비전마을에 위치해 있다. 아담한 초가의 생가 앞에는 북장단에 맞춰 한 손에 부채를 들고 소리를 하는 송흥록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국악의 성지'라 불리는 이곳은 송흥록의 아우 송광록과 손자 송만갑의 출생지이자 여류명창 이화중선, 박초월, 안숙선, 강정숙 등이 태어나 소리를 익히며 성장한 곳이다. 박초월의 고택도 이 마을에 복원되어 있다.

■축제

>>뱀사골 단풍제 = 10월 20일경을 기점으로 지리산 곳곳에서는 붉게 물든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에 비친 단풍이 마음을 앗아가는 뱀사골의 단풍은 백미로 손꼽힌다. 063-620-6162

>>춘향제 = 매년 5월 4일부터 8일까지 펼쳐지는 행사로 춘향의 절개와 정절을 부덕의 상징으로 숭앙하고 이를 숭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요천, 춘향문화예술회관 등지에서 국악대전, 판소리명창대회, 춘향선발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천연염색체험, 한지만들기, 짚신짜기 등 체험행사가 펼쳐진다. 미꾸라지잡기 체험, 사랑의 언약식, 사랑의 영화제, 청춘 금·회혼식 등 부대 행사도 마련된다.

>>흥부제 = 형제간의 우애와 권선징악을 다룬 판소리 여섯 마당 중 하나인 '흥부전'을 주제로 열리는 축제로 박이 주렁주렁 열리는 매년 음력 9월 9일에 펼쳐진다. 남원의 인월면과 아영면은 흥부전의 주인공 흥부와 놀부가 실제 살았던 곳으로 고증되기도 했다. 흥부제에서는 민속놀이와 음식, 국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된다.

■남원 관광 안내

남원시 문화관광과 063-620-6165

남원시 서울사무소 02-3274-2226

지리산 국립공원 북부지소 063-625-8911~2

공공시설관리사업소(광한루원) 063-620-6831

사진/이진욱 기자(cityboy@yna.co.kr), 남원시청ㆍ글/임동근 기자(dk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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