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충무로 파일]'보통사람 일대기'4인이 1역

2007. 9. 4.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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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父子)가 한 인물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맹부삼천지교'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이 영화들은 극중의 한 인물을 네 배우가 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이 가운데 올 추석에 개봉되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1985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 '땡볕' 등을 연출한 하명중 감독의 최근작이다. 최인호씨의 자전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며 하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으며 출연도 했다.

하감독이 맡은 배역은 작가 최호.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의 화자(話者)이자 주인공이다. 그는 뉴 타운 개발을 위해 곧 폭파작업을 할 지역에 있는 자신의 생가를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가 돌아가신 어머니(한혜숙)를 회상하고 대문에 어머니의 이름이 새겨진 문패를 단다. 이 과정을 통해 효와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이 배역은 하감독을 비롯해 배시운·김승욱·하상원이 맡았다. 하감독(64)은 노년, 하상원(34)은 청년, 김승욱(10)은 소년, 배시운(6)은 유년의 최호를 연기했다. 하감독 외 하상원·김승욱·배시운은 각각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이들 가운데 하상원은 하감독의 첫째 아들이다. 동국대에서 연극, 미국 남가주대학(USC)에서 영화연출을 전공한 뒤 한때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현재 경희대 연극영화과 교수로서 종합 엔터테인먼트사 아이에이치큐(IHQ)의 영화사업본부 기획팀장을 맡고 있다. 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가명으로 오디션에 응모, 1등을 차지했다. 하감독의 아들이라는 사실은 이때에야 밝혀졌는데 하감독이 반대해 배역은 차점자에게 돌아갔다. 그런데 그가 촬영을 한 달을 앞두고 TV드라마에 출연하는 바람에 결국 하상원이 맡게 됐다. 하상원은 대학 강의는 하루에 몰아서 하고, IHQ에는 6개월 간 휴직계를 내고 촬영과 후반작업에 전념했다.

# 배우 찾아 삼만리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처럼 극중 시대배경이 달라지는 경우 배우는 교체출연이 불가피하다. '맹부삼천지교'와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등을 들 수 있다. 두 영화의 캐스팅 사례는 상반된다.

'맹부삼천지교'에서 교체 출연한 배우는 맹만수(조재현)의 아들 사성 역을 맡은 이들이다. 이 배역은 첫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사성이 나이를 먹는 데 따라 4명이 맡았다.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교생 사성은 연정훈을 물리치고 박카스CF로 유명세를 탄 이준이 해냈다. 집 앞에서 트로트를 구성지게 부르다가 아버지에게 들켜 동태로 흠씬 맞는 초등학생은 꼬마 트로트 가수로 알려진 진욱, 만수 부자가 상경 전 호남지방에서 살 때 창을 하는 꼬마는 국악신동으로 손꼽히는 전병훈, 돌잔치 때 마이크를 잡는 아이는 박정현이 맡았다.

이들 가운데 박정현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다. 처음에 캐스팅된 돌 전후의 남자 아이가 하도 울어 촬영이 난항을 겪던 중 동석했던 누나를 출연시킨 것이다. 나이는 두 살이었지만 체구가 워낙 작은 데에다 돌맞이 옷을 입혔을 때 여자로 보이지 않아 아무런 무리가 없었다.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의 주인공은 외모를 배제, 연기력 위주로 출연진을 구성했다. 아역 탤런트 김중호와 서재경·김영민, 그리고 김기덕 감독이 각각 한 인물의 유년·소년·청년·장년 역을 해냈다. 김감독이 맡은 장년 역 후보는 안성기, 김용옥 교수 등이었다. 안성기의 경우 머리를 깎아야 하는 데에다 일정이 맞지 않아 고사했다. 결국 김기덕 감독이 맡았다.

# 돼지 바꿔, 말(馬) 바꿔

아역배우가 나오는 작품 가운데 미국영화 '빅 대디' 등의 사례는 귀감으로 삼을 만하다. 미국에서 아역 배우는 아동 보호를 위해 하루에 8시간 이상을 촬영할 수 없게 돼 있다. 촬영 일정에 쫓긴 제작진은 아예 쌍둥이를 캐스팅해 번갈아 출연시켰다.

닮은 꼴 캐스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례는 동물영화이다. 동물배우의 경우 대체 동물이 대거 동원된다. '각설탕' '히달고'의 경우 주인공 말 역에는 각각 5필을 동원했다. '각설탕'에서 연기를 하는 말은 1000마리 가운데 선정한 천둥이, 천둥이가 경주를 하는 장면 등은 외모가 닮은 다른 네 마리를 교체 출연시켰다. '히달고'에선 TJ라는 말을 주요 장면, 기타 장면에는 TJ와 닮도록 몸에 색칠을 한 다른 네 마리를 출연시켰다.

'꼬마돼지 베이브'의 경우에는 주인공 돼지 역에 무려 42마리를 동원했다. 새끼 돼지의 성장이 빨라 16∼18주된 돼지를 6개 그룹으로 나눠 훈련시킨 뒤 그룹별로 3주씩 찍고 교체하는 과정을 치렀다. '102 달마시안' 촬영에는 285마리가 동원됐다. 제작진은 극중 조건에 맞는 어미 달마티안을 구입했고, 16주간을 훈련시킨 뒤 촬영에 활용했다. 새끼 달마티안은 생후 6주와 8주짜리를 대상으로 각각 주인의 동의를 얻어 2주 동안 훈련시킨 뒤 3주 동안 촬영하고 돌려주었다.

〈배장수 선임기자 cam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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