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땔감 줍는 여성들'..태양열 조리기 있다면

2007. 9. 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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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인도와 방글라데시, 네팔 등 가난한 나라의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은 밥을 짓기 위한 땔감을 줍기 위해 매일 서너 시간씩 헤매고 다닌다.

삼림 황폐화가 심각한 히말라야 고산 마을의 여성들은 하루 10∼12㎞를 연료를 구하기 위해 걷고 네팔의 시골학교 아이들은 때때로 점심밥을 짓기 위해 연필을 잡는 대신 나뭇가지를 줍기 위해 다닌다.

더구나 매년 130만명의 여성과 아이들이 정화되지 않은 나무, 석탄, 짐승의 배설물을 요리나 난방시 연료로 사용하다 일산화탄소 등 유해한 연기에 노출돼 사망한다고 WHO(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바 있다.

3일 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처럼 손쉽게 전기와 가스, 석유를 구하지 못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의 저개발 국가에서는 조리용 연료를 구하는 것이 매우 고된 일인데 `태양열 조리기'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돋보기 원리를 이용한 태양열 조리기는 일단 구입하면 추가비용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어 친환경적이고 일조량이 많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지역에서 사용이 적합하다.

4인 가족이 쓸 수 있는 태양열 조리기는 지름 1.4m 정도 크기의 반사판을 이용해 빛을 모으는데 청명한 날씨라면 밥을 짓는데 30여분이 걸리고 조리기의 가격은 20만원 정도다.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나 사원, 병원과 같은 대규모 시설에서도 태양열 조리기의 사용이 가능한데 인도의 티루파티 사원에는 9.4㎡ 크기의 태양열 조리기 106개가 설치돼 한 번에 1만5천명 분량의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

인도 정부는 전체 가구의 75%가 고체 연료에 의존해 살다보니 실내공기 오염도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다고 조사되자 태양열 조리기의 설치비용 중 50%를 지원하는 등 조리기 보급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태양열 조리기가 보급된다면 여성들은 나무를 찾아다닐 필요도 없고 건강에 해로운 연기를 마시지 않아도 될 뿐더러 물을 끓여 식수로 내다 팔아 돈을 버는 등 경제적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봄 네팔의 한 학교에 500명이 먹는 음식을 햇빛으로 조리할 수 있도록 지름 10m의 태양열 조리기 10개를 옥상에 설치하기 위해 3천만원 모금운동을 벌였으나 모금액이 300만원에 그쳐 소규모 조리기를 일반 가정에 선물하기로 했다.

염광희 환경연합 간사는 "태양열 조리기야 말로 북한을 비롯한 제3세계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물"이라며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나라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태양열 조리기 보급사업에 앞장 선다면 온실가스 저감 및 기업이미지 제고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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