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입고 폼나게 운동하자

2007. 8. 1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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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내일 뭐 입지?"

한 남성복 광고에서 만화가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속 전설의 투수 까치는 이렇게 외친다. 우승을 차지했지만 우승 기념 파티에 입을 옷이 없는 '단벌 구단'의 처지를 호소하는 외침이다. 내일 뭐 입어야 하나, 이는 프로 선수 까치만의 고민이 아니다. 하루에 1시간씩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는 20대도,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30대도, 이삼일에 한 번꼴로 등산을 하는 40대도 이런 고민을 한다. '입을 옷이 없어서' 고민일까? 물론 아니다. 어떤 스포츠웨어를 입어야 내 개성을 살릴 수 있을지, 또 어떤 액세서리를 해야 내 스타일을 살릴 수 있을지가 아마추어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 고민의 핵심이다.

스포츠가 스타일을 만났다. 티셔츠에 바지만 입으면 그 어떤 운동도 할 수 있는 '원 추리닝 멀티 유스' 시대는 지났다. 자전거면 자전거를 타기에 가장 편하고 자전거를 타는 자신의 모습을 가장 즐길 수 있는 자전거복을,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면 스케이트에 어울리는 스타일의 옷을 고른다. 옷을 고를 때도 여러 브랜드 제품을 꼼꼼히 살피며 자신이 즐겨 입는 색상이나 좋아하는 디자인을 선택한다. 스포츠웨어라고 꼭 운동할 때만 입으라는 법은 없다. 평소 즐겨 입는 스타일의 연장선상에서 고른 스포츠웨어는 패션 스타일에 작은 변화를 주고 싶을 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스포츠가 스타일을 만난 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헬스클럽, 어그레시브 스케이트, 자전거, 등산 등 각 분야에서 스타일 좋기로 소문난 네 사람을 만났다. 이들의 몇가지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1. 좋아하는 스포츠를 즐길 줄 안다. 2. 좋아하는 스포츠를 더 재미있게 즐기는 스타일 노하우가 있다. 3.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 데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이 전해주는 스포츠웨어 트렌드와 스타일 노하우를 통해 스포츠 스타일에 대한 감각을 세련해 보자.

'추리닝'이 진화하는 헬스클럽의 풍경… 세련된 디자인이 운동효과에도 도움

주말을 빼고 거의 매일 '캘리포니아 와우 휘트니스' 강남점을 찾는 조영(33·프리랜서·사진)씨의 옷장에는 헬스복 바지가 대여섯벌 정도 있다. 스판 소재로 몸에 딱 맞는 칠부 정도 길이의 나이키 바지는 조영씨가 가장 아끼는 바지다. 윗옷은 물론 바지보다 더 많다. 윗옷 역시 몸매를 드러내는 톱을 선호한다.

"최근 군살이 늘어나는 기분이 들어서 본격적으로 다시 운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1시간은 개인 트레이닝을 받고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까지 하루에 2시간 정도 운동을 해요.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할 때 트레이너가 일일이 다 제 몸을 만져볼 수 없기 때문에 눈으로 운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피트되는 옷을 입어요. 제 개성을 드러내고 싶기도 하고요. 헬스클럽에서 예쁘게 입고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동기 부여도 돼요. 헬스복에 관심이 많아지다 보니 헬스복 쇼핑에도 점점 더 눈이 가더군요."

푹 퍼진 통자형 실루엣은 그만!

헬스클럽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몇몇 '트렌드세터'들만이 쫙 빼입고 운동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20~30대가 즐겨 찾는 헬스클럽에 가 보자. 집에서 입던 검은색 바지에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들은 열에 두셋 정도? 한눈에 '신경썼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만큼 눈에 띄는 운동복을 입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저기 저쪽에는 검은색에 흰색 절개선이 들어간 세련된 디자인의 운동복을 입은 여성이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보라색 톤의 윗옷에 형광색 셔츠를 겹쳐 레이어드룩을 완성한 여성은 크로스 트레이너를 하고 있다. 남성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커다란 프린트가 들어간 민소매 티셔츠에 스판 소재의 회색 바지를 입은 남성은 숄더 프레스에 열중하고 있다.

헬스복에 대한 각별한 관심은 주요 스포츠 브랜드에서 발견할 수 있다. 아디다스는 폴 매카트니의 딸인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가 디자인한 운동복 라인 '아디다스 바이 스텔라 매카트니'를 론칭해 세련된 운동복을 원하는 사람들에게서 호응을 얻어내고 있고, 나이키 역시 나이키 우먼스 라인을 통해 보기도 좋고 입기도 좋은 운동복을 내놓고 있다. 최근 리복은 영화배우 스칼릿 조핸슨이 디자인한 '스칼릿 허츠 알비케이' 라인을 선보이며 스포츠복에 대중성을 불어넣고 있다.

주요 스포츠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새로운 운동복의 특징은 디자인이다. 그래픽 프린트나 레이스 장식까지 다양한 디테일이 디자인적 요소로 추가됐다. 아디다스 '짐 스튜디오' 제품을 보면 빅토리아시대를 연상시키는 비대칭적 끈이 들어간 운동복도 있다. 색상 역시 원색보다는 세련된 파스텔톤이나 형광색이 주를 이룬다. 바지는 발목까지 덮는 긴 길이보다 칠부나 팔부 정도로 종아리에서 딱 떨어져 더 날씬해 보인다. 남성용 운동복도 마찬가지다. 카고 팬츠나 후드 형태의 상의 등이 응용되며 멋스러운 디자인의 운동복이 사랑받고 있다. 운동복을 고를 때 가장 신경써야 하는 점은 바로 실루엣이다. 거의 모든 헬스클럽과 동네 골목길을 지배해 왔던 '추리닝'의 푹 퍼진 통자형 실루엣은 이제 그만! 몸의 선을 따라가며 곡선을 살려주는 실루엣이 최근 사랑을 받는 운동복의 특징이다. 또 헬스클럽에서 나와 길을 걸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거꾸로 길을 걷다가 운동을 해도 낯설어 보이지 않는 운동복이 또 하나의 트렌드다. '추리닝'의 진화라고 할 수 있다.

몸매와 함께 스타일에도 변화를

'추리닝'의 진화가 단지 개성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에 서둘러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디자인과 함께 기능적인 요소가 추가되고 이는 곧 운동효과로 연결된다. 조영씨의 개인 트레이너인 캘리포니아 와우 휘트니스의 강혜련 트레이너는 이렇게 조언한다. "꼭 헐렁한 티셔츠는 벗어버리라고 권해요. 여성들은 탑을, 남성들은 소매가 없는 티셔츠를 입으라고 얘기하죠. 배가 나온 사람이 피트되는 옷을 입으면 저절로 배에 힘을 주게 되거든요. 그렇게 자기 스스로를 드러내고 운동을 하면 확실히 운동 효과가 달라요. 천천히 자기 몸이 변해가는 걸 보는 게 중요해요. 또 처음에 몸에 달라붙었던 옷이 점점 편안해지는 과정을 느낄 수도 있죠. 그래서인지 최근 회원들을 보면 헬스복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걸 알 수 있어요."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오늘부터 헬스클럽에 가겠다고 마음먹은 당신, 자기만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운동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운동복 한 벌쯤 장만해 보는 것은 어떨까. 어느 날 헬스클럽 거울에서 몸매뿐 아니라 스타일까지 달라진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안인용 기자 nico@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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