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학 시인 "재소고려인 가요, 소중한 문화유산"
【서울=뉴시스】
"최근 5, 6세대 재소 고려인 젊은이들은 한국노래를 즐겨 부른다."
30일 오후 서울 인사동 '사천'에서 열린 신간 '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전 2권)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편저자인 김병학(45) 시인은 "재소고려인들 가요 중에서 그들이 만든 창작노래, 북한에서 들어온 노래, 한반도에서 들어온 민요, 러시아 노래 순으로 많이 부른다"고 설명했다.
'재소고려인의 노래를 찾아서'는 1937년 스탈린에 의해 강요된 재소 고려인들(카레이스키)의 강제이주 70년을 맞아 펴내는 우리 재외동포 고려인들의 강제이주 애환이 담긴 최초의 가요집이다.
책은 70여점의 희귀사진과 고려인들이 부른 노래 가사 출천에 대한 발굴, '선봉' '레닌기치' '고려일보' 등 지난 74년 동안의 고려인 신문에 실린 악보와 노래가사의 검색, 발굴, 재소, 고려인 작사자, 작곡자 등에 대한 최초의 연보 등이 기록돼 있다.
김씨는 "대학교 4학년을 졸업을 하고 카자흐스탄의 우스또베 광주 한글학교 교사로 자원봉사를 신청해서 갔다"며 "한글을 모르는 4, 5세대 어린이들을 가르치고 재소고려인 한글신문인 '고려일보'의 기자로 4년간 일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카자흐스탄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재소 고려인들의 가요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고려인 동포들의 파란과 신명의 삶이 기록된 유일한 해외민족문화유산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방대한 작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작업 계기를 밝혔다.
책은 2002년에 채보자인 카자흐스탄인 한 야꼬브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재소고려인 구전가요를 수집, 정리하는 작업은 간단치 않았다.
김 시인은 "이 책의 총 4년의 작업기간이 걸렸다. 흩어진 노래를 수집하게 위해 한 야꼬브는 2004년 가을부터 2005년 봄까지 6개월간 녹음기를 다니고 카자흐스탄 전역을 돌아 다녔다. 또 우즈베키스탄 3개도시, 러시아 2개 도시의 고려인 집성촌을 돌아다니면서 녹취해 수집한 수백 곡의 구전가요를 정리, 편곡하느라 긴 시간이 걸렸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김 시인은 수집된 가사를 정리하는데 무수한 장애들이 따랐다. 모국어가 사라져가는 환경 속에서 수집된 자료들이라 가사의 필사본의 단어와 문장들이 뒤섞여 있었고 녹음된 테이프의 발음도 판독하기 어려웠다.
"작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고려인들이 사용하는 사투리나 러시아로 변질된 말을 알아듣기 어려웠다는 점이다"며 "'왜 생겸'이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었는데 제목 뜻을 몰라서 노래 부른 사람에게 물어봐도 뜻을 몰랐다. 알아내는데 1년 반이나 걸렸다"고 했다.
이어 "나중에 알고 보니 '왜 생겸'은 '왜 생겨났니'란 뜻으로 마음에 사랑이 왜 생겨났냐는 사랑노래라는 것을 알았다. 힘든 과정이긴 했지만 보람된 일이었다"고 재미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국내에서 출간된 재소고려인 가요에 대한 연구서는 하나도 없다.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참고하려고 고려인과 관련된 책을 찾아보았는데 국내에서 출간된 연구서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직접 발로 뛰어다녔고, '레닌기치' 신문을 모두 보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가수 수니가 고려가요 재소고려인들의 아리랑이라 불리는 '씨를 활활 뿌려라'와 '노동요'를 구슬프게 열창했다.
각권 2만5000원, 화남
강수윤기자 sho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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