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의 작명자는 회령부사 홍남주

2007. 7. 26. 06:4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병석 교수, 간도 유래 밝힌 '간도개척사' 친필 원본 소개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부사 홍남주는 국토곽척(國土廓拓)의 대공을 수립할 자부심이 유연히 생(生)하였다. 다민(多民)을 권유하야 월간원서(越墾願書)를 정하되 두만강을 월편으로 관입(灌入)하야 간도(間島)라 칭하게 하라는 지시라…(간도개척사 중)'

간도는 백두산 북동쪽 연길(延吉) 일대의 북간도와 백두산 남서쪽 압록강 너머 남만주지방의 서간도를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간도라는 명칭의 유래에 대해서는 학설이 분분했으나 1991년 간도의 유래를 기술한 책이 발굴됐다. 윤병석 인하대 명예교수가 '한국학연구' 별집에서 소개한 '간도개척사(윤정희 著)'다.

간도에서 영신ㆍ명동학교를 운영한 윤정희가 1930년대 간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간도개척사'는 경진년(1880) 회령 부사 홍남주가 두만강 북쪽 마라동(馬羅洞)을 개간할 것을 권유하고 그 일대를 간도로 명했다고 전한다.

이 책의 발견을 계기로 간도의 명칭은 경진개척에서 유래했다는 학설이 널리 인정을 받게 됐다.

그러나 당시 윤병석 교수가 소개한 '간도개척사'는 원본이 아닌 필사본이었다. 올해 6월 초 윤 교수는 16년 만에 간도 명동촌을 개척하고 명동학교를 설립한 규암(圭巖) 김약연의 후손 김재홍 씨가 소장한 '간도개척사'의 친필 원본을 접했다.

윤 교수는 27일 백산학회의 주최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간도개척사 필사본의 오류와 누락분을 바로잡은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간도개척사는 간도가 한국의 영토임을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주장하고 있으며 간도의 한인이 겪은 고통의 역사, 한인사회의 중교와 민족운동의 양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 윤정희는 간도를 둘러싸고 한ㆍ청간 경계분쟁이 발생하자 이중하 등 조선의 간도 감계사 일행은 겨울에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백두산 정계비지점까지 올라 '동위토문(東爲土門) 서위압록(西爲鴨綠)'의 문구를 직접 심사했다고 전했다.

또 간도에 이주해 개척의 터전을 잡은 한인 개척민을 청군이 내쫓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청의 풍속대로 머리를 밀고 변복을 한 채 귀화한 사실을 전하는 등 간도 한인이 겪은 고통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간도 한인은 1900년 의화단의 난을 구실로 침입한 러시아군과 청군에게 동시에 유린당하는 비극을 겪기도 했다.

윤정희는 백신부(白神父)라 불리던 프랑스 신부 다마귀가 1894년 동학농민운동 때 북쪽으로 패퇴한 동학군 수천 명을 천주교에 입교시킨 것이 간도 한인사회에 본격적으로 종교가 뿌리를 내린 계기였다고 소개한다.

이후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자 개신교 신자도 간도로 건너와 도처에 예배당과 민족주의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항일민족운동을 펼쳤다고 기록했다.

이밖에도 간도개척사는 3ㆍ1운동 이후 무장독립군의 편성과 봉오동전투, 청산리대첩에 이르는 독립군의 항전, 그후에 밀어닥친 1920년 경신참변의 참혹함도 기술하고 있다.

윤 교수는 "1991년 필사본을 소개할 때 상세한 내용을 전하지 못한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최근 원본을 접하고 필사본의 오류를 바로 잡게 돼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도개척사는 분량이 많지 않아 중요 논제의 설명이 미흡한 부분도 있지만 간도 이주 한인이 자신들의 역사를 손수 기록한 책이라는 점에서 무척 가치가 높다"며 "간도 이주 개척사와 항일민족운동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nd3@yna.co.kr

<모바일로 보는 연합뉴스 7070+NATE/ⓝ/ez-i>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