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시조 감상하는 재미도 한몫

2007. 7. 2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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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임이랑 기자] 조선시대 최고의 기녀였던 황진이는 시(詩). 서(書). 화(畵)를 마음대로 쥐락펴락 했던 인물. 황진이의 이런 뛰어난 시심은 KBS 2TV 드라마 '황진이'에도 잘 나타나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의 내용을 보는 재미 뿐 아니라 중간 중간 기녀 황진이가 노래하는 시조를 감상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청산리 벽계수야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마라일도창해하면 다시오기 어려워라명월이 만공산 할제 쉬어간들 어떠리

팬들이 황진이의 시에 관심을 집중하게 된 장면은 14회 방송에서 황진이가 대표 시조인 '청산리 벽계수야'를 꺼내놓던 장면이다. 황진이의 호감을 끌기 위해 거문고를 연주하고 떠나는 벽계수의 등 뒤에서 읊어 벽계수를 낙마시킨 시조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리듬을 느끼게 해 줬다. 이 시조는 황진이의 시조 중 가장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시조로 꼽히기도 한다.

▲박연폭포

한줄기 긴 하늘을 바위 끝에 뿜어내니폭포수 백길 물소리 우렁차구나나는 물줄기 거꾸로 쏟아져 은하수 되니성난 폭포 달래는가 흰 무지개 뚜렷하네어즈러운 물 벽력 골짜기에 가득하고구슬절구에 부서진 옥 창공에 맑았으니유자여, 여산 좋다 말하지 말게천마가 해동의 으뜸가는 곳이니

10회 방송에서는 황진이가 시조 한수로 대국 명나라의 고위간부를 꺽어놓는 장면이 시청자들의 인상에 깊이 남았다. 대국인 명나라를 박연폭포와 비유하는 시조를 듣고 "어찌 한낱 박연폭포에 명국을 비유하는가"라는 질문을 하자 황진이는 "나고 자라 뼈를 묻을 강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은 누구나 담고 안아야 할 마음이 아닌가. 산천 경계에 어찌 크고 작음이 있으며 하늘이 내린 자연이 어찌 덜하고 덜함이 있는가"라는 대답을 해 시청자들을 감탄케 했다.

▲상사몽(相思夢)

기른 님 만날 길은 꿈길밖에 없어내 찾아 떠난 길로 님이 다시 찾아왔네바라거니 언제일까 다음날 밤 꿈에는한날 한시 그 길에서 다시 만나 지이다

16회에 등장한 시조 '상사몽'은 김정한과의 이별신에서 흘러나와 많은 팬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황진이와 김정한은 이별을 목전에 두고 처음으로 합방을 한다. 다음 날 아침 김정한이 떠난 방에 홀로 남아 '상사몽'을 외는 황진이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김정한과 황진이의 이별을 더욱 마음깊이 느낄 수 있었다.

▲영반월(詠半月)

누가 곤륜옥의 그 옥을 잘라직녀의 빗을 만들어주었던고직녀는 견우님이 떠나신 뒤에시름하여 허공에 던져두었네

황진이가 첫사랑 은호를 하늘나라로 떠나보내고 현월정에 앉아 반달을 보며 읊는 시조 '영반월' 또한 애틋한 분위기에 일조한 장본인이었다. 처음 정을 준 은호가 세상을 떠나고 자신은 남은 심정을 황진이의 시조는 견우와 직녀라는 매개체를 통해 훌륭히 표현했다.

시조를 빼 놓고 황진이를 논하면 서운한 법. 황진이가 기녀 이상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수단인 시가 드라마의 적재적소에 녹아있어 시청자들을 즐겁게 한다. 또한 이러한 시조들은 드라마에 차별성을 선사하고 황진이만의 색깔을 불어넣어 품격을 높였다. 한층 깊은 감정을 담아내는 시조들이 앞으로는 어떤 형태로 등장할 지 시청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드라마 내용 뿐 아니라 시조들로 재미를 선사한 KBS 2TV 드라마 '황진이'. 사진 = 마이데일리DB]

(임이랑기자 que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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