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교통캠페인하는 '스파이더맨'

2007. 6. 1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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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뉴시스】

"스파이더맨이 떴다!"

영화속 장면이 아닌 시내 한복판. 그것도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가장 바쁜 출근 시간, 한 초등학교 앞 횡단보다에서 일어난 실제 장면(?).

13일 전북 정읍시 장명동 동초등학교 앞 사거리 횡단보도에 나타난 스파이더맨은 시민들을 위험에서 구출하는 초능력 존재가 아닌 초등학생들의 등교를 돕는 교통캠페인 자원봉사자 역이다.

이 스파이더맨의 정체는 정읍에 사는 임영찬씨(28.내장상동)로 자동차 영업전선에 나선지 4개월된 초년병이다.

그가 교통캠페인에 나선지는 한달째.

"처음엔 남 앞에 서는 것이 두려워 자신감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거리로 나섰습니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키 위해 뛰어든 일이지만 그렇다고 자동차 영업과 관련된 행위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스스로가 개발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한 그는 아침만 되면 이미 스파이더맨으로 변해 있다.

스파이더맨 복장은 사흘간에 걸쳐 인터넷을 뒤져 겨우 마련해, 로고를 달고 나름대로 치장해 완벽한 스파이더맨으로 재탄생시킨 것. 영업소 지점장도 복장을 구입하는 데 한몫했고, 복장 구입비는 끝내 비밀에 부쳐졌다.

강원도 모 부대 군대 시절 지긋지긋하던 군화도 다시 꺼내어 소품으로 사용했다.

고 2때부터 차량정비 학원을 다녀 군대에서도 차량정비병으로 근무했던 그는 왠지 자동차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는 생각에 자동차 영업에 뛰어들었다고.

명함에는 스파이더맨과 연상하기 힘든 '임꺽정'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가 아닌 괴짜 영업사원이다.

임씨는 "빨간 신호등을 보면 학생들이 안전사고나 당하지 않을까 겁난다"며 "동생뻘 되는 학생들의 안전과 질서 의식을 교육시키는 역할로서 자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서적으로나, 교육적 면에서 효과만점"이라는 동초등학교 이종월 교장의 말을 듣고 용기백배해 신호등 색깔이 바뀌기가 무섭게 횡단보도로 달려간다. 그는 동초등학교 학생들의 일기장에 등장할 만큼 이미 이들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학생들이 쉬는 날이 아니라면 비를 마다하지 않고, 체력이 닿는 한 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며 자신의 일방적 약속이지만 어기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한다.

얼굴을 뒤집어 쓴 가면과 온몸을 둘러쓴 복장으로 최근 같이 한 여름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늠름한 스파이더맨의 스타일을 구기지 않으려고 복장을 애지중지한다.

"교통캠페인의 열정보다는 못하지만 앞으로 자동차 판매왕이 돼서 이 자리에 다시 서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속내를 보였다.

등교시간이 지나서야 얼굴의 가면을 벗으며 웃음 띤 얼굴로 취재에 응하며 한 마디 던지는 그의 말에 삶의 의미가 강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자동차 판매왕이 돼서 자동차 한대를 꼭 선사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관련사진 있음>

신홍관기자 sho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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