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뉴스메이커 기자들이 꿈꾸는 세상

2007. 6. 4. 15: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록을 스치고 도시를 달려온 싱그러운 바람이 온몸을 휘감았습니다. 인왕산과 북악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이고, 저만치남산타워가 마치 막 쏘아 올린 미사일처럼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5월 21일 오전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향신문사 18층 옥상에 뉴스메이커 기자들이 창간 15주년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모였습니다. 독자에게 처음 얼굴을 '공개'하는지라 다들 미소를 띠었지만 내심은 달랐습니다. 인쇄매체 기자가 얼굴을 내미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뉴스메이커 기자들은 1992년 6월 5일자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100쪽 분량의 주간지를 모두 727권 만들었습니다. 높이 쌓아놓으면 3m가 훨씬 넘는 '역사적 거탑'입니다. 여기에는 15년간 한국의 현대사가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뉴스메이커 기자들은 단순히 뉴스 기록자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역사를 발굴하고,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뉴스메이커는 국내 시사주간지 가운데 정상의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15년간 만들어낸 특종의 역사를 보면 그 이유가 보입니다.

1993년 6월 26일 보도한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과 1995년 9월 22일 '살인세균 MRSA의 정체를 밝히다'라는 기사는 우리 사회의 진실과 경각심을 일깨웠습니다. 1996년 5월 2일 보도한 서석재 전 총무처 장관 인터뷰는 전·노 두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2001년 5월 29일자 '신중철 미스터리'는 귀순용사 관리에 새로운 과제를 던졌습니다. 2002년 5월 28일 창간 인터뷰를 한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검찰조직 불만' 발언은 집권 후 검찰개혁으로 이어졌습니다.

특종 못지않게 빛나는 기획물도 많았습니다. 2003년 시작한 '우리땅 간도' 되찾기 캠페인은 간도를 전 국민적 관심사로 이끌어내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았습니다. 환경운동의 역사를 정리한 '비록 환경운동 25년', 긴급조치세대 저항사를 다룬 '긴조9호 대탐험'은 시사주간지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뉴스메이커는 지난 설 합본호를 시작으로 시사주간지 시장의 위기론을 인식하고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은 여전히 새로운 시사주간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독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15번째 생일을 계기로 다시금 고민을 해봅니다.

무엇보다 정론의 정신을 가다듬으려고 합니다. 국내 시사지들이 앞다퉈 연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시사지의 매력은 역시 날카로운 비판과 검증이 아닐까요. 폭로저널리즘으로 유명한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100만 부 이상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것은 이를 뒷받침합니다.

뉴스메이커 기자들은 앞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임무와 함께 독자들의 심층보도 욕구를 충족시키는 탐사보도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탐사보도는 신문보다 시사주간지의 강력한 무기입니다. 출입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일간지나 속보성을 자랑하는 인터넷 매체가 따라하기 힘든 영역입니다. '탐사언론' 지향은 창간 15주년을 맞이한 뉴스메이커 기자들의 약속이자 꿈꾸는 세상입니다.

<윤석원 편집장 ysw@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주간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