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꺼진 채 무용지물 '태양광 가로등'

이홍갑 gaplee@sbs.co.kr 2007. 5. 1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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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한국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기획보도 순서입니다. 오늘(19일)은 태양광을 이용하는 가로등, 불꺼진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이홍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태양광 가로등 5개가 설치된 광주 송정공원입니다.

낮시간 동안 태양광으로 전력을 만들어 밤에 공원을 밝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정작 밤이 되도 공원은 칠흑같은 어둠 속에 빠져듭니다.

태양광 가로등 5개 가운데 불이 들어오는 것은 단 한 개도 없습니다.

[김정임/광주광역시 광산구 주민 : 많이 어두운 것 같아요. 밝았으면 좋겠어요. 등이 깨졌네요.]

대당 가격은 5백에서 7백만 원.

광주시에만 3억 원이 넘는 국고가 지원돼 모두 62개가 설치됐지만, 정상적으로 불이 켜지는 것은 20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40여 개는 햇빛을 모으는 집광판이 나무에 가려져 있어 제구실을 못하거나 축전지가 고장난 채 방치돼 있습니다.

[박준식/광주광역시청 과학산업과 : 축전지의 수명이 다 하다보면 유지보수 비용이 한기당 100여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 듭니다. 굉장히 많은 유지보수 비용이 필요하단 얘기죠.]

태양광 가로등이 설치된 곳은 전국 34개 지방자치단체.

태양광 가로등에만 39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상당수가 무용지물이 돼가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사업이나 주택 보급사업에 들어간 총예산은 지난 해에만 천억 원, 올해에는 천4백억 원이 투입됩니다.

하지만 설치된 시설을 유지 관리를 위한 예산지원이나 제도적 뒷받침은 미비한 실정입니다.

[이박일/신재생에너지협회 부회장 : 과연 앞으로 돈이 들어갈 게 뭐냐, 밧데리를 바꿔주는 예산은 지자체가 할거냐 누가 할거냐. 이게 검토되고 시작해야 하는데 일단 설치만 해 놓으니까 A/S 비용이 없는 문제가 된다.]

이대로 가다가는 80년대 초 보급에는 성공했지만, 유지 관리를 못해 결국 실패한 태양열 주택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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