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쓰레기 무단투기 ''몸살''

2007. 4. 21. 04: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일 오전 전북 완주군 소양면에서 진안군 부귀면으로 넘어가는 모래재. 26번 국도인 이곳 모래재 4.4㎞ 구간 주변 계곡에는 찢어진 소파와 냉장고, 세탁기, 침대, 타이어, 빈병 등이 여기저기 널려져 마치 쓰레기장을 연상케 한다. 쓰레기 불법투기자들이 못쓰게 된 가전제품이나 장롱 등 덩치가 크고 무거운 쓰레기를 화물차에 싣고 와 가드레일 넘어 낭떠러지 아래로 던진 흔적도 곳곳에 눈에 띈다. 이 도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이진수(55·회사원·전주시평화동)씨는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가정이나 사무실 등의 리모델링 작업이 활발해지면서 쓰레기 불법투기가 더욱 늘어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전주시 금상동과 완주군 소양면을 잇는 도로변에도 사무용 의자와 집기류, 중고 TV, 각종 음식물 쓰레기 등이 버려져 있다. 여름철에는 쓰레기에서 나는 악취에 시달리는 인근 주민들은 쓰레기를 치워볼 생각도 했지만 양이 너무 많아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감시가 소홀한 지방자치단체 간 경계지역의 두메산골 등에 쓰레기 불법 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전북도와 완주군이 합동으로 최근 완주군과 다른 지자체가 접하고 있는 지역의 불법 쓰레기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11곳에서 무려 1500여t의 쓰레기가 버려져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모래재는 1000여t, 완주군 구이면에서 임실군 신덕면과 정읍시 산외면을 잇는 도로 일대 300여t, 완주군 상관면에서 임실군 관촌면 사이 슬치재 120여t, 완주군 비봉면∼익산시 여산면과 완주군 운주면∼진안군 진천면, 완주군 동상면∼진안군 주천면 각 20여t의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 충남 금산군에 인접한 배티제와 논산시와 경계인 말목재에도 각각 10여t의 폐기물이 버려져 있다.

완주군은 이들 쓰레기 처리비용이 3억2000만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예산이 없어 전북도에 지원을 요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전북도도 돈이 없어 추경 때 일부 반영하고, 나머지는 완주군에 비용을 부담하도록 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이들 쓰레기 처리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북도는 시·군을 통해 쓰레기 불법 투기 주범으로 판단되는 고물상과 소규모 철거업자의 실태 파악을 한 뒤 이들을 상대로 환경 관련 교육을 하기로 했다. 전북도는 또 시·군 조례를 개정해 폐가전제품은 무상 수거하도록 할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수수료 면제는 쓰레기 불법투기를 막고 쓰레기 처리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도는 이 밖에도 시·군에서 30가구 정도의 작은 마을에 한해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넣지 않고 수거하도록 관련 예산을 시·군당 100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완주군 김영수 환경위생과장은 "인적이 드물고 차량통행이 적은 산간오지라 주야로 불법투기가 이뤄지고 있다"며 "수시로 단속에 나서고 '몰래카메라 작동중' 팻말도 곳곳에 세워 경각심을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주=박찬준 기자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