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하 vs 캣츠비, 인기 만화가와 캐릭터의 위대한 대담

2007. 4. 4.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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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캣츠비'미-일-유럽 수출

'3m'등 신작도 문화계 귀하신 몸

당대 사람들과의 소통 노력,

세상을 바라보는 날선 시각…

이야기의 힘이 빛났지!

출판 불황기에 20만부 판매,

영화 드라마 뮤지컬 제작…

우리 왜이리 잘나가죠?

 "5분 대기조입니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만화가 강도하의 말이다. 몸이 두 개, 세 개라도 모자라다. 엄청 바쁘고, 귀하신 몸이다. 장르도 다양하다. 기본인 만화는 물론, 뮤지컬 작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여기에 캐릭터를 이용한 각종 모바일, 게임, 책 표지작업, 삽화에도 관여한다.

 먼저 '위대한 캣츠비'의 활약이 눈부시다. 빙하기라는 출판만화 시장에서 20만부나 팔렸다. 현재 뮤지컬로 공연 중이고 곧 영화, 드라마로도 선보인다. 또 기성작가의 각색을 거쳐 소설로도 나온다. 작가 이름은 절대 비밀. 혹시 그 작가에게 누가 될까봐, 아내인 만화가 원수연씨에게도 말 안했다.

 수출 실적도 빼어나다. 미국에서는 이미 4권이 출간됐고, 다음달에 완간된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도 진출했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만화 중 이처럼 많은 나라에 수출된 만화는 '위대한 캣츠비'가 처음이다.

 다른 작품들도 예외없이 '금값'이다. 이번주 2권짜리 '3m'(3분이란 뜻)이 나왔고, '로맨스 킬러'도 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모두 영화,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3m'은 가수 포스티노의 음반 표지에도 사용된다.

 강도하는 "과분하다. 그래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87년 데뷔 이후 가장 바쁘다. '뭐 20년이나 됐어?'하고 놀랄 사람이 꽤 있겠다. 고정 캐릭터를 만들지 않고, 작품마다 그림 스타일을 바꿨기 때문에 신인처럼 느껴진다. 하긴 독자들이 동시에 연재한 '3m'과 '로맨스 킬러'의 작가가 다른 사람인 줄 알았을 정도니까, 그럴 만도 하다.

 인기 비결이 있을 법하다. '이야기의 힘'이다. 그림보다 이야기가 먼저다. 이야기가 정해진 후에 거기에 맞는 그림을 찾는다. '얘기'의 기준은? "지금 풀어내야 할 이야기냐. 내가 하고 싶고,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냐"다. '입'과 '귀'의 궁합이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대 사람들과 소통하고 같이 호흡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좀 과격하게 표현하면, "할 얘기가 없으면 만화 그만두겠다"고 말한다. 그의 작품이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으로 끊임없이 '진화'하는 비결이다.

 독자와의 소통을 위해 그림의 컬러 톤을 조금 부드럽게 한 것도 주효했다.

 "분노의 힘으로 그린다"는 말은 다소 뜻밖이다. 사회의식이 있는 분노는 아니다. 눈에 보이는 것, 뻔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 믿지 않으려는 태도다. 예를 들어 '불혹의 나이에는 안정적이고, 시행착오없고,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싫다. "40세라고 심장이 바뀌는 건 아닌데" 말이다. 이처럼 "날선 시선 없이" 수긍하는 건 체질에 안맞는다.

 그렇다고 만화가가 천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화여야 할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고 있을 뿐"이다. 다른 일도 할 수 있다. 연극, 드라마에 어울리는 글감들은 따로 쌓아놓고 있다. 강도하는 다음달 중순부터 '청춘 3부작' 완결판인 '큐브릭'을 온라인에 연재한다. 강풀과 함께 '유이하게' 러닝 개런티 계약을 했다. <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강도하와 뮤지컬'…캣츠비'

음악-장치 등 관여

"인기 급상승 자신"

 "관객들이 울기 시작했어요. 감정이입이 됐다는 얘기죠. 이제 됐습니다."

 강도하는 대학로 사다리네모극장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얘기가 나오자, 신난다는 표정이었다. 공연 초반의 다소 어수선했던 작품의 틀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관객들의 호응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40대들이 자기 돈 들여서 티켓 사서 오고, 메일을 보내는 현상도 고무적이라고 했다.

 강도하는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의 원작자다. 하지만 단지 원작자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작품의 스토리부터 음악, 무대장치까지 다 관여한다. 인터뷰 중에도 제작사에서 "스토리가 조금 바뀌었는데 봐달라"는 연락이 왔다. 공연 초기에는 일주일에 3, 4차례 공연장에 나갔다. 물론 가장 강력한 홍보맨이다. '위대한 캣츠비'에서는 관객들이 캣츠비, 하운두, 페르수뿐만 아니라 부르독, 몽영감의 입장에서 각자의 사랑을 찾기를 바란다.

 강도하는 뮤지컬 예찬론을 펼친다. 몇년 전 '아가씨와 건달들'을 두 제작사에서 동시 공연할 때, 두 작품을 번갈아 보면서 노래를 다 외웠을 정도로 뮤지컬을 좋아했다. "뮤지컬은 뭐니뭐니해도 음악이 가장 중요하다"는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다. "뮤지컬은 배우들이 현장에서 만드는 힘이 엄청납니다. 마당처럼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우리 정서와 딱 맞아요. 앞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겁니다." (02)338-6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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