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부활절예배 '다 함께 피어야지요'

2007. 3. 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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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개신교가 매년 부활주일에 드리는 부활절 연합예배가 진보와 보수, 대형 교회와 중소형 교회를 망라한 전체 교인들의 화합의 장으로 준비되고 있다.

오는 4월8일 새벽 5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릴 부활절 연합예배는 한국 개신교의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총무 권오성 목사)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용규 목사)가 공동으로 마련한다. 한국 교회의 분열을 말해주듯 '따로', '함께'를 반복해온 두 단체는 지난해부터 공동으로 부활절 예배를 준비했다. 특히 평양대부흥 100돌, 부활절 연합예배 60돌인 올해 예배에서 한국 개신교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자신들의 색채를 내세우지 않은 채 '화합' 분위기를 고조시키기고 있다.

"꽃 한송이 피었다고 봄인가요, 다 함께 피어야 봄이지요."

시적이면서도 영적인 예배의 표어에서도 교인 수 감소에 직면해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높은 개신교계의 '변화' 분위기가 감지된다.

개신교계는 통상 낮 시간에 잠실 올림픽경기장이나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드리던 예배 시간을 새벽시간으로 바꾼 것도 큰 변화다. 좀더 맑고 신선한 새벽의 영성을 되찾자는 의미다.

더구나 이번 예배에선 참석자 10만여명이 동시에 성찬식을 거행해 세계 최대 규모의 성찬식 장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성찬식에선 스톨(영대)을 몸에 걸친 예배위원 4천여명이 동시에 각각 50명에게 포도주를 적신 빵을 입에 넣어주게 된다. 성찬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기 전날 밤에 열두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한 것을 하나님 앞에서 재현해 참여자들이 그리스도와 하나 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연합예배에 한기총을 대표해 집행위원장으로 참여한 오정현 사랑의교회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쪽에서 나온 준비위원장 김광준 성공회 신부는 "지금까지 진보 쪽에선 시청 앞에서 하는 (시국)집회에 대해선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고, 보수 쪽에선 성찬식과 같은 전통적인 예배 형식에 대해 거부감이 있었지만, 양쪽이 자기주장만을 내세우지 않고 하나 되기 위해 시청 앞에서 그리스도의 부활을 되새기는 성찬식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집행부는 대규모 예배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고자 교회별로 참여자 수는 미리 연합예배위원회에 통보하도록 하고,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예배 시간대에 교통 혼잡을 피하기 위해 신자들끼리 3~4명씩 택시 카풀을 하고, 교회 차량은 신자들을 내려준 뒤 곧바로 돌아가도록 할 계획이다.

예배에서 설교는 작년 한기총 대표회장을 지낸 박종순 충신교회 목사가 맡으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평화를 기원하는 영상 축하 메시지도 상영한다.

이번 예배의 기도문, 설교문 등은 행사 전 전국 각 지역의 소속 교회 및 해외 한인교회연합회에 전달돼 국내외 한국인 개신교인들이 동일한 주제와 내용으로 예배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날 오후 5시엔 같은 장소에서 윤도현 밴드와 안치환 등 인기 가수들이 출연하는 부활절 문화축제가 펼쳐진다. 이날 행사를 통해 모금되는 헌금은 전액 북한지역 선교활동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easter2007.or.kr. (02)596-8454.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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