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기업]업소용 세탁기 '표준'을 만든다

2007. 3. 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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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tncolor="0b0b6b">화성세탁기고창오 회장, 신제품 개발·품질 개선 매진 업계 부동의 1위

대구는 명실상부한 비가정용 세탁기의 메카다. 세탁소, 호텔, 병원, 군부대, 리조트, 산업현장에서 쓰는 세탁기 대부분은 대구에서 생산된다. 일례로 전국 3만6000여 세탁소(2005년 기준) 중 80% 이상, 즉 세탁소 10곳 중 8곳은 대구에서 만든 세탁기로 운영되는 셈이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대만, 멕시코, 파키스탄 등지로 수출도 활발하다. 그 중심에는 국내 산업용 세탁기의 대표주자인 화성세탁기 대표 고창오 회장이 있다.

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는 향토기업은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만큼 더 큰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그는 1980년 대구시 3공단 일대에 직원 3명을 두고 화성엔지니어링으로 회사를 설립, 현재까지 오로지 세탁기 제조라는 외길만 걸어왔다. 설립 당시 물세탁, 건조기 겸용 기기를 개발, 87년 전기변압장치개발(기동스위치) 발명특허를 내고 이듬해 판매망과 A/S망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93년 회사를 성서 2차 산업단지 내로 이전 확장하고,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서울 코엑스 국제 세탁기자재 전시회 참여와 베이징 세탁기 SHOW출품 전시회에 제품을 출시하면서 중국, 대만과의 총판을 열고 수출의 활로를 열었다. 이후 수출로써 IMF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2000년 1월 지금의 성서 3차 산업단지 내(2000평 규모)에 자리잡았다. 2004년에는 본사 영업부 출신의 김원희 상무를 CEO로 승격시켜 트렌드 경영에서도 동종업체를 앞서가고 있다.

까다로운 미국 시장 진입 목전에

화성세탁기가 최근의 지속적인 불경기에서도 업소용 세탁기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할 수 있었던 것은 한정된 수요의 내수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고창오 회장이 직접 나서 신제품 개발과 품질 향상에 쉼없이 매진해 수출로 활로를 찾았기 때문이다. 작년 기준으로 수출이 25% 정도 차지하지만, 앞으로는 수출 부분을 좀더 신경 써 올해 30%, 향후 40%까지 끌어 올린다는 것이 고 회장의 목표이다. 그는 10년 전 중국 진출 당시 제품이 카피당해 속상한 적도 많았지만 수출은 여전히 지향해야 할 방향이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지금은 중국보다 미국, 일본, 대만 등지로의 수출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3월 24~25일 양일간 열리는 미국 LA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국제세탁기자재 전시회와 7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올해 새로 출시된 모델을 전시할 예정이다. 까다로운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5년 전부터 공을 들여온 그는 미국시장 진입을 위한 관련 인증(ETL:미국전기안전검사)을 획득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 한동안 마음을 졸였지만 현재는 고비를 넘기고 업계에서 확고히 자리잡은 셈이다.

미국은 현지 세탁소 운영의 60% 이상이 한인이어서 국내 세탁기제조 종사자들은 큰 매력을 느낀다. 필라델피아에는 직영 창고를 두고 있고, 의류다림용 자동프레스, 아쿠아 드라이 크리닝기 등이 주된 수출품이다. 특히 공기를 이용하여 섬유조직 변형을 최소화하여 세탁할 수 있는 기능(버블, 특허출원 중)과 산업용 세탁기 최초로 불림기능을 장착한 아쿠아 드라이 크리닝기는 기존 기름 세탁방식에서 연구 개발하여 95% 이상 모든 섬유에 특수 세제를 첨가하여 물세탁을 할 수 있도록 제작하였다. 탁월한 세탁효과와 함께, 최첨단 FRP소재를 장착하여 외관과 조용함을 갖췄으며, 무엇보다 친환경적이어서 앞으로 수출 효자품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내수시장에서 화성세탁기의 시장점유율은 32%로 부동의 1위다. 비록 내수시장의 수요에는 한계가 있지만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꾸준히 신제품 개발과 영업, 사후관리까지 전국 유통망을 통해 더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서울 엑스코에서 열리는 국제세탁기자재전시회(격년제 시행)도 이미 서울로 결정된 상황에서 이 전시회를 대구로 끌어오기 위해 주최 측을 수없이 찾아갔다. 그리고 경합과 설득 끝에 금년 대구 유치를 성사시키는 쾌거를 이뤄냈다. 올 7월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행사에서 고 회장은 작년에 개발한 '대기로 날아가는 기름을 회수해 재활용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브랜드명 화성오일뱅크)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자랑

고 회장이 말하는 화성세탁기의 기술력과 내구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예전에는 일본에 조금 뒤졌으나 현재 세탁기 성능은 대등하고, 건조기는 기술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 면에서도 일본을 앞지른다. 내구성에 대해서도 "제품 수명이 15년씩 가고 소모부품 몇 개만 바꿔주면 새 제품과 같이 둔갑하니 오히려 재구매로 이어지기가 힘들다"며 불만 아닌 불만으로 화성세탁기의 자랑을 대신한다. 제품 제작 단계에서 판매 후 과정까지 제일 중점을 두는 것은 안전과 A/S이다. "제품을 개발할 때 항상 내가 구매한다고 생각하고 만들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사고가 없는 제품을 만든다는 철학을 늘 직원들에게도 강조한다.

이런 면은 A/S에서도 마찬가지다. 화성세탁기의 출장 기사들의 내역서에는 고객 평가란이 있다. 고객의 평가가 두렵지 않다는 말이다. 이러한 출장 기사는 전국 각 지역의 대리점에도 한 명 이상씩 두고 있다. 매년 5월이면 각 대리점의 점장과 출장 기사들은 본사에서 신제품 품평회 겸 CS(고객만족)교육을 받는다. 안전과 사후관리에 관한 절대 고객들에게 불평을 듣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ISO 9001(2000년), ISO 9002 인증 획득(2003년), ISO 14001 인증 획득(2005년)이 품질 제일주의를 뒷받침해준다. 2001년에는 그간의 노고가 인정돼 '대구은행 유망 중소기업'으로도 선정되었다.

최근 클리닝 산업의 추이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되고 소형 점포형에서 대형 공장화되면서 갈수록 산업용 세탁기의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고 회장은 매출 부진을 겪었던 작년보다(매출 규모 50억) 올해는 10% 이상 신장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고 회장은 세월이 지나도 "화성이 만들면 표준이 됩니다"라는 모토 아래 산업용 세탁기의 첨단과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산·울산·경남본부|최동민 인턴기자 rep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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