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사이트 ''하이 브레인넷'' 11년 운영 우용태 교수

2007. 3. 2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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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인력의 양성도 필요하지만 이미 배출한 박사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찾아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중국조차도 고급 두뇌를 국가가 나서서 관리하는데 우리나라는 손 놓고 있는 실정이에요."

고급 인력 취업정보사이트 '하이브레인넷'을 11년째 운영하고 있는 우용태(47·컴퓨터·정보통신학부·사진) 창원대 교수. 그는 고급 두뇌들이 갈 곳 없어 방황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적 손실이라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우 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땀을 쏟아 부은 하이브레인넷은 이제 고급 인력 구직·구인 최고의 사이트로 각광받고 있다. 이 사이트에 가입한 일반 회원만 해도 10만여명. 회원 가운데 84%가 석사 이상이며 미국·일본 등 외국박사 1만8000명을 포함, 박사만 4만7200여명이다. 구인을 희망하는 회원 기관도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 2만곳을 넘는다. 이 사이트에 유료광고를 냈거나 광고 중인 기관만도 상위 30개 대학 중 29개교를 비롯해 218개 대학과 국공립연구소, 정부투자기관 등 92곳이나 된다. 사이트 하루 방문자만도 평균 2만명 정도다.

이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회원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교수·연구원 채용정보를 얻을 수 있고 세계 각국의 대학과 유학 등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취업정보를 얻기가 어려운 해외파에게는 단비와 같은 필수 사이트로 자리 잡았다.

우 교수가 이 사이트를 개설하게 된 것은 1996년 11월. 미국에서 대학을 마친 친구가 국내 취업을 위해 그에게 채용광고 등을 스크랩해 팩스로 보내줄 것을 부탁하면서다. 그 또한 시간강사를 하면서 구직을 위해 힘든 시간을 보냈기에 누구보다 어려움을 잘 알아 외면할 수 없었던 것. 일일이 신문 등을 복사해 보내는 것에 불편을 느낀 그는 아예 사이트를 열어 지속적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인터넷을 통해 소문이 나면서 접속자가 폭증했고 서버가 다운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이트 운영하면서 노하우가 쌓여 2004년에는 학술정보 제공 등 콘텐츠 강화를 위해 고급 두뇌를 위한 네트워크라는 의미로 하이브레인으로 새 출발했어요. 그해 제자들과 함께 실험실 벤처회사로 다시 변신했지만 광고료는 인건비 등 사이트 운영비 마련 차원에서 다른 채용사이트의 10∼20% 수준만 받고 있습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고급 인력에게 오아시스 같은 이 사이트에는 취업정보 외에도 국내외 전문 학술정보, 해외연수, 외국유학 경험담 등을 볼 수 있는가 하면 교육 관련 이슈나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들을 내놓을 수 있는 토론장 등도 마련돼 있다.

"대개 박사학위를 받는 30대 초반이나 중반이 연구력이 가장 왕성할 때입니다. 세계 주요 연구논문의 70∼80%는 이 시기에 이뤄진 것들입니다. 우리나라는 학술진흥재단에서 고급인력을 관리하고 있지만 주로 현직에 있는 사람들만 관리하고 있어 일자리를 못 구한 사람에게는 사각지대지요." 외국에서 힘들게 공부한 사람들의 업적이나 능력이 사장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한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많지만 채용정보를 보고 응시해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 기업체 등에 자리를 잡았다고 감사의 글과 함께 정성이 담긴 조그만 선물을 보내올 때나 회원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다가 결혼까지 하는 흐뭇한 사연들을 들을 때면 그간의 수고가 봄눈 녹듯 사라진다고 우 교수는 보람을 얘기한다.

"돈이나 학연·지연 없이도 실력만 있으면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주안점을 둔다"는 그는 "여건이 되면 개인끼리도 정보를 주고받는 블로그 등 콘텐츠 확충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며 밝게 웃었다.

전성룡 기자 sych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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