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명품'에 열광하는가
김난도 교수 '사치의 나라 럭셔리 코리아' 출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명품 구입을 위해 난자를 판매한 여대생, 강남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지 않으려고 백화점에서 명품을 훔치다 붙잡힌 명문대 남학생, 지난해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가짜 명품 시계 사건….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명품' 관련 사건들은 '사치 공화국'이 돼가는 대한민국의 단면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왜 콩나물 값 100원은 깎으려고 아등바등 하면서 100만원짜리 핸드백은 거침없이 사는 것일까.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책 '사치의 나라 럭셔리 코리아'(미래의 창)를 통해 '사치의 속내'를 낱낱이 파헤쳤다. 명품 애호가 12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와 자료 분석 등을 통해 사치의 심리적 원인과 이를 부추기는 사회적 기제들을 짚어내고 있다.
책은 사치 소비 유형을 과시형, 질시형, 환상형, 동조형 등 4가지로 나눠 유형별 소비 행태와 소비자군 등을 분석했다. 예를 들어 신흥 부자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과시형은 명품을 '지위의 대리물'로 생각하는 반면 질시형 소비자들은 이것이 남들의 무시를 막아주는 '갑옷'의 역할을 해준다고 믿는다.
하지만 사치의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물질문화에 의해 '길러진'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제조사들의 사치품 마케팅을 비롯해 외상을 가능케 하는 신용카드,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 등 사회적 요인들이 사치품 소비를 끊임 없이 자극한다는 것.
따라서 중독으로 이어지는 사치품 소비욕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노력 뿐 아니라 소득 불균형 개선, 쇼핑 이외의 여가 문화 기반 조성 등 사회적 노력도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어느덧 우리는 소비라는 목발을 짚지 않고는 바로 설 수 없게 돼버렸습니다. 물건을 사는(買) 열정을 삶을 사는(生) 열정으로 바꿔야 합니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 명품입니다."
264쪽. 1만1천원.
nan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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