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서 설립한 전국 최초 공립학원 ''옥천인재숙''의 힘!

2007. 3. 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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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자치단체에서 설립한 전국 최초 공립학원', '중·고등학생 200명 전원 기숙사 생활, 수강료 전액 무료'. 전북 순창군 순창읍에 위치한 학원 '옥천인재숙'의 이야기다. 2003년 6월 순창군에서 10억원을 투자해 강의시설과 기숙사를 짓고 강사들을 초빙했으며, 현재 학생 200명이 무료로 다니고 있다.

올핸 개원 4년여 만에 서울대 합격생을 2명 배출했다.

순창군에서 서울대 합격생이 나온 것은 무려 15년 만의 일이다. 43명 가운데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서울 주요 대학에 18명이 합격했다. 경인교대와 전북교대 등 교대에도 6명이 들어갔다. 전북대를 비롯한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까지 통틀어 재수를 선택한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현재 이 학원에서는 강사 16명이 국어, 영어, 수학 등 수능에 필요한 모든 과목과 논술을 가르치고 있다.

이곳의 강사 선발 기준은 매우 까다롭다. 교사자격증 소지자 가운데 학원 강의 3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모두가 서울과 광주 등 대도시에서 초빙한 5년에서 26년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일부는 서울 강남권 유명 학원에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학원 측이 강사 지원과 관리에 열정적이어서 개원 이후 강사진 변동은 거의 없었다.

수업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과 후 매일 4시간씩 국·영·수를 중심으로 한다. 수업이 모두 끝나는 밤 10시30분부터는 독서실에서 2, 3시간씩 자율학습이 이어진다.

정규 학원 수업 이외에 수준별 특강이 수시로 마련돼 본인이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심화·선행학습도 할 수 있다.

이 학원 박홍기 교무실장(사회 강사)은 "강사진뿐 아니라 학생들도 한번 이곳에 들어오면 대입을 치를 때까지 거의 계속 다닌다"며 "강사가 아이들의 학습 진행 상황을 속속들이 알아 이를 바탕으로 한 맞춤 지도가 가능한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대와 협약을 맺고 방학 때마다 사범대 등에 재학 중인 학생으로부터 진학·진로 상담과 공부법 조언을 받고 있다.

변변한 입시학원 하나 없던 순창군에 옥천인재숙이 생기면서 20%를 넘어서던 타 지역 고교 전학률도 5% 이내로 대폭 줄었다.

처음에는 경계의 눈초리로 바라보던 관내 학교 교사들도 학교에서 충분히 가르칠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지도를 부탁하는 등 파트너로 인식하게 됐다는 게 학원 측의 설명이다.

아이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사교육을 받으려면 광주나 전주 등까지 나가야 하는 데다 학원비도 비싸 엄두를 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옥천인재숙에 들어가고 나서는 이 같은 걱정이 사라졌다.

현재 옥천인재숙의 수강료와 기숙사비는 전액 무료이고, 단지 급식비(한달 11만원 안팎)만 내면 된다. 기숙사는 현재 1실 8인으로 운영되지만 리모델링을 거쳐 1실 4인 기준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처럼 옥천인재숙이 점차 신뢰를 얻어가면서 이곳에 들어오길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옥천인재숙 측은 지난해까지 학교 추천을 받아 학생을 뽑던 방식을 바꿔 올해는 입학시험을 통해 선발했다고 밝혔다.

학교별 수준 차이로 받게 되는 불이익을 막고 모든 학생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이곳 학생들은 2주에 한 번꼴로 주말 집에 갈 수 있다. 하지만 토요일 오후 늦게까지 수업이 있어 한 달에 한 번 정도 겨우 집에 간다. 시험 기간이면 몇 달 동안 집에 못 가는 일도 있다.

옥천인재숙은 학교가 멀리 떨어진 학생들을 위해 등하굣길 전용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공부에 열의가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려는 순창군의 배려다.

순창고 3학년 양혜림(18)양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4년째 이곳에 다니고 있는데, 성적이 많이 올랐다"면서 "특히 혼자서 공부하기가 어려운 수학과 영어 문제를 풀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물어볼 수 있고 학교와는 달리 내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순창=이경희 기자 sorimo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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