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나를 가다]1부-달리는 코끼리, 인도⑦사이버시티:하이데라바드

2007. 2. 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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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칸고원의 해발 540m 높이에 위치한 인구 약 400만의 도시 하이데라바드. 정치적으로는 데칸고원에 있는 5개 무슬림 술탄 가운데 하나였던 골콘다 왕조가 지배했던 대표적 이슬람 통치 지역으로 알려져 왔다. 경제적으로는 다이아몬드 생산·중개지로 유명했던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빌 게이츠가 방문한 데서도 알 수 있듯 첨단 산업의 중심지로 급변하는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뭄바이 등 도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길거리의 빈민도 찾아보기 힘들다. 웬만한 도로에는 차선이 그어져 있다. 인도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는 골콘다 성과 함께 미국 실리콘밸리 또는 우리나라 대덕단지에서 볼 수 있는 첨단 건물들이 혼재한다. 지난 2004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등 세계적 유력인사들이 찾는 인도 산업의 신흥 중심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하이데라바드는 또한 정보기술(IT)과 함께 반도체(팹시티), 생명공학(BT) 등 첨단 기술의 전진기지로 또다른 변화를 시작하고 있다.

 ◇하이데라바드, 사이데라바드=이 도시가 IT 도시로 육성된 것은 지난 98년 말께. 당시 안드라 프라데쉬 주 정부가 IT 중심의 경제발전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급성장했다. 주 정부는 도시의 북서부 지역에 '하이테크 시티'(HITECH CITY:Hyderabad Information Technology Engineering Consultancy)라는 이름으로 집적 단지를 건설, 해외 유수 업체의 연구개발(R&D)센터 등을 유치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해외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센터를 이곳에 뒀으며, 현재는 AMD·구글·모토로라·오라클·도시바·퀄컴·인포시스·AMD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의 주역들이 대거 데칸 고원에 상륙하면서 하이데라바드는 '사이버(Cyber)'라는 접두어를 달고 '사이데라바드(Cyderabad)'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이 도시는 인도의 4대 IT 기업 중 하나인 새티암컴퓨터서비스의 고향이기도 하다. 지난 87년 설립된 새티암은 하이데라바드를 기반으로 급성장, 미국 증시에 상장된 세계적인 IT 서비스 회사다. 도시 곳곳에 새티암의 로고가 붙어있으며, 북부에 위치한 새티암 캠퍼스를 중심으로 자사 및 고객사 직원에게 교육을 하고 있다.

 ◇기후·교통 등 환경도 견인 요소=사이데라바드라는 명칭을 얻게 된 데는 정책적 지원과 함께 기후·인력 조달 등 여러 측면에서 타지역에 비해 비교우위를 갖췄기 때문이다. 다살라다 R 구데(Dasaradha R Gude) AMD 하이데라바드 연구개발(R&D)센터장은 "주 정부가 IT 사업하기에 좋은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갖추고 있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등 (여타 인도 지역에 비해)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고 성장 배경을 설명했다.

 데칸고원의 선선한 날씨도 유능한 인재를 잡는 훌륭한 수단이다. 새티암 본사 직원인 이근성씨는 "연평균 25℃ 정도로 생활하기에 좋을 뿐 아니라 타 지역에 비해 습하지도 않아 남부 지역보다 살기 좋다"고 전했다.

 하이데라바드는 인도의 배꼽 부분에 위치해 있다. 비행기로 인도 전역이 2∼3시간 권역이다. 교통이 편하다 보니 이 도시 내 인재들뿐 아니라 인도 전역의 우수 엔지니어가 모이는 것이다. 주 정부도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도시 외곽에 신공항을 건설 중이다.

 IT 인재뿐 아니라 글로벌 경영자 양성을 위해 5년 전 ISB(Indian School of Business)라는 경영대학원(MBA)을 설립, 전문 경영인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ISB 관계자는 "만모한 싱 총리가 방문하는 등 인도 전체에서 관심이 높으며, MBA부문에서 이미 세계 10위권 내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반도체·BT 등 첨단 산업 유치=하이테크 시티를 중심으로 한 IT와 함께, 신공항 근처의 팹시티, 하이데라바드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 BT 등이 새로운 산업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드라 프라데시 주 정부는 하이데라바드 외곽 신공항 근처에 부지를 마련했다.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팹을 유치해, 반도체 집적 단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은 재외 인도인(NRI)이 설립한 반도체설비 투자유치 회사인 셈인디아가 중심이 돼 추진 중이다.

 이미 종합 반도체 회사인 AMD가 양해각서(MOU)를 나누고, 공장 설립 등을 검토 중이다.

 다살라다 R 구데 AMD R&D센터장은 "하이데라바드는 이미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있어 반도체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특히 기술융합 추세에 따라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구분이 희미해지고 있어, SW 강국인 인도가 반도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오 분야도 주목받고 있다. BT 분야는 하이데라바드의 CCMB(Centre for Cellular and Molecular Biology)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CCMB는 인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연구소로 이미 지난 1977년에 하이데라바드에 둥지를 틀었다. 최근 IT와 결합하면서 바이오 인포매틱스 분야 등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이 도시의 주요 대학인 오스마니아 대학 연구소 등 학교 중심으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하이데라바드의 팹시티는

 하이데라바다의 팹시티 이야기는 지난 2005년께 지역 신문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주 정부가 신공항 주변에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147만평(1200에이커) 규모의 땅을 마련하고 재외인도인(NRI Non Resident Indian)이 중심이 돼 설립한 '셈인디아'를 통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시점까지 특별히 진척된 것은 없다.

 셈인디아에 따르면 팹시티는 인도 최초의 반도체 산업 단지로 하이데라바드 남부에 들어설 예정이다. 오는 2009년까지 30억달러가 투자돼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2016년에는 관련 산업을 통해 일자리가 140만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MD가 처음으로 반도체 전공정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며, 인텔도 후공정을 중심으로 고심 중인 것으로 현지인들은 전했다.

 문제는 라인 1개 건설에 수조원이 들어가는 전공정을 인도에 설립할 수 있겠느냐는 것. 정부의 지원이 있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및 용수 공급을 위해서는 별도의 기초 인프라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반도체 설비 과잉 현상 속에서 반도체 업체들은 팹보다는 인도의 SW 능력 활용에 관심을 두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인도를 부품 공급을 위한 '후공정 공장' 내지 '설계 중심지'로 활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셈인디아 측에서는 3월 중 새로운 사업계획을 발표해 정확한 추진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어서 하이데라바드의 향후 유명 반도체 업체 유치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터뷰-수미타 하리 새티암 컨설팅부문 부사장

 "(새티암과 같은) 하이데라바드의 IT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보유한 글로벌한 사업 경험과 서비스 제공 능력이 하이데라바드에 진출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성패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새티암의 컨설팅 부문을 이끌고 있는 여성 리더인 수미타 하리 부사장은 하이데라바드의 경쟁력을 새티암과 같은 IT 서비스 회사에서 찾았다. 하이데라바드가 갖춘 많은 장점과 함께, 이곳에서 연구개발을 하고자 하는 회사들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서비스가 글로벌 기업을 모으고 있다는 자신감이다. 하리 부사장은 "하이데라비드는 다른 A급 도시와 비교해서 물가가 저렴하고 인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IT 분야의 전반적인 능력들이 출중하기 때문에 관심을 모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의 기업과 한국 기업은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일단은 지식과 능력을 갖춘 많은 엔지니어들의 교류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높은 수준의 SW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티암은 이미 LG CNS, 삼성SDS, 포스데이타, 동부정보기술 등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한국지사를 통해 여타 많은 한국 IT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한편, 수미타 부사장은 새티암에서 20년간 근무한 창업 멤버로 인도를 대표하는 여성리더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04년 우리나라에서 열린 글로벌 IT 여성 콘퍼런스에 참가, 기조연설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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