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올리브유 비켜라, 포도씨유 나간다

2007. 2. 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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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향과 심혈관질환 예방기능 장점 등 차세대 웰빙 식용유로 각광

웰빙 트렌드에 맞춰 우리의 식탁이 점점 변해가는 요즘,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고급 식용유 전쟁으로 다가오는 설 차례상 역시 웰빙 영향을 받을 것 같다. 해바라기씨유,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 소위 고급 식용유의 등장으로 그동안 옥수수유나 콩기름으로 대표됐던 식용유 시장이 완전히 뒤바뀌고 있기 때문. 그 중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겨루고 있는 것이 바로 올리브유와 포도씨유다.

포도씨유보다 먼저 인기를 모은 올리브유는 기원 전 3000년부터 인정받았으며, 예부터 피부병 환자들의 치료제로 쓰일 만큼 우리 몸에 좋은 효능을 가진 기름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올리브유는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심장병을 예방하며 노화방지에도 좋지만, 옥수수유나 콩기름 등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다는 이유로 주부들의 외면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올리브유는 가정에서 선호하기보다는 고급 레스토랑의 샐러드드레싱이나 파스타 요리 때 주로 사용되다가, 최근 웰빙 식용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명절 때 가장 인기를 모으는 선물세트로 각광받기에 이르렀다.

이런 올리브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바로 포도씨유다.

포도씨가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때문에 포도씨를 씹어 먹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때의 섭취량은 매우 한정적이고 흡수율 또한 낮기 때문에 포도씨를 압착해서 짜낸 포도씨유가 새로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리브유 특유의 강한 냄새와 맛을 꺼리는 사람이 많아, 상대적으로 향이 부드럽고 산뜻한 식용유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도 포도씨유가 인기를 모으게 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포도씨가 혈압강하제 구실을 한다고 알려지면서 포도씨유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도 그 원인 중의 하나. 이처럼 포도씨유에 효능이 점차 알려지면서 포도씨유가 올리브유를 뛰어 넘는 차세대 웰빙 식용유로 떠오르게 되었다.

포도씨유 리놀레산은 필수 지방산

서울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미숙 교수는 "올리브유에 많이 들어 있는 지방산은 올레산이고 포도씨유에 들어 있는 지방산은 리놀레산(비타민F)"이라고 설명하며 "물론 둘 다 건강에 좋지만 포도씨유의 리놀레산은 필수지방산이기 때문에 지방산결핍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리브유에는 포화지방산(10%), 올레산(82%), 리놀레산(8%), 비타민E(7.6㎎/100g)가 들어 있으며, 포도씨유에는 포화지방산(12%), 올레산(17%), 리놀레산(71%), 비타민E(50㎎/100g)가 포함돼 수치상으로 보면 포도씨유가 올리브유보다 리놀레산과 비타민E가 훨씬 더 풍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리놀레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융점이 낮아 끈적임이 적어 튀김용으로도 적합한데 반해, 올리브유는 다소 끈적거리고 냉장고에 넣으면 뿌옇게 엉킨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물론 포도씨당 오일 함유율은 2~8%여서 사실상 500㎏의 포도에서 얻을 수 있는 오일은 겨우 500㎖에 불과하지만, 올리브유와 유사한 효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향이 약하기 때문에 최근 들어 포도씨유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튀김 기름 재사용해도 무방

뿐만 아니라 포도씨유는 튀김을 하고 남은 기름을 잘 보관했다가 다시 사용해도 무방해 실용성도 매우 월등하다. 대부분의 식용유들은 고온(발연점 이상)에서 장시간 가열할 경우 트랜스지방산(식물성 기름을 가공식품으로 만들 때 산패를 막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방산)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한 번 썼던 식용유를 다시 쓸 경우 심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이미 사용했던 기름을 보관하는 과정에 과산화물질이 만들어져 재사용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하지만 포도씨유는 발연점(250℃)이 높고 항산화물질이 과산화물질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에 여러 번 다시 사용해도 무방하다는 특장점이 있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포도씨유가 설 연휴를 앞두고 주부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올리브유는 부침용, 포도씨유는 튀김용으로 구분하지만 명절의 대표 음식인 '전'은 기름을 대량 두르고 거의 튀기다시피 부치기 때문에 포도씨유를 점점 더 선호하는 추세. 게다가 차례상에 올라가는 전의 종류도 다섯 가지 이상이어서 주부들에게는 전을 부치는 일이 명절음식 준비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통 명절 하루 전 날 미리 전을 부쳐 놓고 차례상에 올린 뒤 적어도 두세 번은 다시 기름을 두르고 데워 먹어야 한다. 바로 이때 포도씨유를 사용하게 되면 비교적 안심이 되고 처음 전을 부쳤을 때처럼 산뜻한 맛을 그대로 즐길 수 있으며, 차례상에 올라오는 절편이나 떡의 표면에 참기름과 포도씨유를 섞어 바르면 쉽게 굳지 않고 서로 붙지 않으며 오랫동안 말랑말랑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미숙 교수는 포도씨유의 효능에 대해 "포도씨유에 들어 있는 필수지방산은 세포막을 보호하고, 혈청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기능이 있다. 따라서 고지혈증이나 동맥경화 등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식이요법에 쓰기도 적당한 식용유"라고 설명하며 "단, 포도씨유 역시 다른 기름처럼 열량이 매우 높기 때문에 체중감량이나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 너무 과하지 않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간혹 지방소화를 잘못하는 사람이 공복에 포도씨유를 먹으면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신의 체질이나 몸 상태에 따라 유의해서 섭취해야 한다고.

벌써 코앞으로 다가온 설. 올해에는 맛 좋고 건강에도 좋은 포도씨유로 웰빙 차례상을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피옥희 객원기자 piokhe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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