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얼의 공습, 한국선 안 먹히네

2007. 2. 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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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명용기자][20~30% 싼 가전제품..온·오프라인서 찬밥신세]

중국산 저가 가전 제품이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선 찬밥 신세다. 눈길도 끌지 못하고 매출도 신통치 않다.

우리나라 가전 시장 중 수입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 하이얼 등 중국산 가전제품은 2~3%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산 가전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 파워'가 약하고 'AS'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정착한 LG, 삼성 등의 제품을 써본 고객들은 중국산 제품을 믿지 못한다. 한번 사면 오랜 기간 써야 하는 가전제품의 특성상 신뢰를 얻지 못한 브랜드는 외면 당할 수 밖에 없다.

◇하이얼 백화점 특별전..1주일에 두건 판매

모 백화점 수원점은 최근 일주일동안 '하이얼특별전'을 가졌다.

중국 유명 가전회사인 하이얼의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별도 코너에 전시해 놓고 백화점 상품권 등을 경품으로 내놓은 특별행사였다.

일주일 간 진행된 특별전에서 일어난 매출은 단 두건. 10만원대 미니 냉장고와 소형 TV가 각각 1대씩 판매됐다.

백화점 관계자는 "구경하는 손님도 거의 없고, 매출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 백화점 입장에서 큰 손해를 입었다"며 "다른 제품을 전시했다면 임대료라도 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얼 관계자는 "백화점에서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온오프서 찬밥신세

하이얼은 현재 가전 양판점인 전자랜드, 테크노마트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온-오프라인을 통한 매출이 모두 신통치 않다.

전자제품 매출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가전 양판점에서 하이얼은 구색맞추기 식으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얼에 따르면 전자랜드, 테크노마트, 롯데마트, 홈에버, 코스트코, 그랜드 마트, 스카이시티, 용산 스페이스 나인, 아이파크 몰 등이 주요 오프라인 매장이다. 그러나 이들 유통망에 단독 코너를 차지한 곳은 거의 없다.

하이마트는 아예 입점을 받아주지 않고 있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하이얼이 세계적인 가전회사이긴 하지만 우리 소비자들에게 인식이 크게 떨어진다"며 "(입점시켜도)이익을 낼 자신이 없고 국내 중소업체들에게 우선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로 매출이 발생하는 곳은 인터넷 쇼핑몰이다. 하이얼은 매출의 60~70%가 인터넷을 통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저가 제품을 찾는 학생들이나 혼자 사는 샐러리맨들이 잠시 사용할 제품으로 하이얼을 찾는 것이다. 하이얼의 마케팅 포인트도 이들 틈새시장이다.

그러나 하이얼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 1월에 인터파크를 통해 판매된 LCDTV 42인치 제품은 한 건도 없었다. 3.3kg짜리 미니 세탁기는 한달간 약 300여대 팔렸을 뿐이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8kg 냉장고는 하루에 30여개씩 1000여개가 판매됐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쉽게 고장이 나지 않을까, AS를 잘 받을 수 있을까' 하는 게 소비자들의 주요 관심사다"며 "지금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중국제품이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명용기자 xp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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