콸라룸푸르 근교 '열대 숲 속 프랑스·일본 마을' 외국 속의 외국

2007. 1. 2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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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수도 콸라룸푸르를 벗어나 북동쪽으로 40여 분 달리면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지대가 펼쳐진다. 고층 빌딩이 빼곡한 콸라룸푸르의 현대적 모습과는 전혀 다른 원시자연의 열대 우림이다.

'말레이시아의 강원도'랄 수 있는 파항주에 속해 있는 이 지역은 연중 선선한 날씨여서 열대의 더위에 지친 여행객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휴양지다. 남쪽 말라카나 북쪽 페낭처럼 유서 깊은 유적지는 별로 없지만 여행객들이 편히 쉬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말레이어로 '높은 언덕'이라는 뜻의 부킷 팅기에 있는 '버자야 힐스' 리조트. 깍아지른 듯한 산과 언덕 곳곳에 프랑스, 일본 등 세계 각국의 마을을 모아놓은 다양한 테마파크가 조성돼 있다. 프랑스 알사스 지방의 콜마르 마을을 모델로 한 '콜마르 트로피칼'은 건물과 우물, 광장, 탑, 식당 등이 16세기 프랑스 성을 꼭 빼닮았다. 열대우림 속에 환경친화적으로 지어진 '재패니스 빌리지'에는 일본식 정원과 찻집, 다다미방의 스파 등이 있다. 재패니스 빌리지 옆에는 1km 길이의 식물정원이 있다. 500종 이상의 열대 나무와 허브를 따라 걷는 맛이 일품이다. 말레이계 뿐만 아니라 중국계, 인도계 등 다양한 인종과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등 여러 종교와 문화가 섞여 있어 모든 것이 복합적인 말레이시아인들의 취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콸라룸푸르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겐팅 하일랜드' 리조트는 파항주와 셀랑고르주의 경계인 해발 2,000m 산정에 자리잡고 있다. 한자로 '구름 위(雲頂)'라는 이름처럼 연중 대부분 안개구름에 휩싸여 있어 열대 지방인지 의심스러울 만큼 시원하다. 산 중턱부터 이 리조트까지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동남아 최장인 길이 3.38km의 케이블카로도 올라갈 수 있다. '오락의 도시-겐팅'이라는 선전처럼 말레이시아 유일의 카지노를 비롯해 실내 외에 각종 테마파크와 50여종의 놀이시설, 식물원 등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좋다. 6,118개의 객실로 세계 최대라고 하는 퍼스트 월드 호텔 등 6개의 호텔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수를 짐작케 한다.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에서 많이 찾아온다. 인공 눈으로 만들어진 방에서 눈 체험을 즐기는 열대지방 사람들을 보는 것은 뜻밖의 재미다.

콸라룸푸르 중심가 부킷 빈탕은 현대식 쇼핑센터와 빌딩이 즐비하다. 쇼핑센터들 사이 노천 음식점과 레스토랑에서 계란 프라이를 얹은 매콤한 볶음밥 나시 고랭이나, 나시 르망, 말레이시아식 꼬치 사떼 등 갖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향료가 강하지 않아 우리 입맛에 비교적 맞는 편이다. 단, 이슬람교의 영향으로 돼지고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한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쌍둥이 빌딩 사이를 있는 다리에 올라가면 시내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한쪽 빌딩과 다리는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 모스코 첨탑처럼 생긴 외관이 빛을 발하는 야경이 더 아름답다. 현지에서는 콸라룸푸르 시티센터(KLCC)로 더 알려진 쌍둥이 빌딩 주변에는 동남아 최대의 수족관이 있어 바다 속 구경도 할 수 있다.

국왕이 살고 있는 이스타나 네가라 왕궁, 메르데카컵으로 유명한 메르데카(독립) 광장, 국립 모스코, 주앙시장 등 볼거리가 많다. 시간이 더 있다면 콸라룸푸르 남쪽 푸트라자야에 건설중인 신행정도시도 가 볼만 하다. 21세기 말레이시아의 이상적 도시로 건설된 이 곳은 주석광산 자리에 조성된 호수에서 배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독립 50주년 맞아 50개 대형 이벤트

올해 말레이시아에 가면 볼 것이 많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독립 50주년을 맞아 올해를 '2007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로 정하고 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갖가지 볼거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콸라룸푸르 시내 티티왕사 호수공원에는 60m 높이의 동남아 최초의 회전관람차인 '아이 온 말레이시아(Eye on Malaysia)'가 이 달 초 개장했다. 런던 아이를 본뜬 이 관람차를 타면 맑은 날 20km 거리까지 볼 수 있다.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와 함께 콸라룸푸르의 명물이 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올해 모두 50개의 대형이벤트를 마련한다. 그 첫번째 행사인 꽃 축제 '프로라 페스트'가 신행정도시 푸트라자야에서 2월 4일까지 펼쳐진다. 또 세계적인 F1 그랑프리, 1억4,000만년 된 원시의 숲을 탐험하는 타만 네가라 에코챌린지, 국제항공전시회, 말레이시아의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컬러 오브 말레이시아, 페낭 세계 드래곤보트 페스티벌, 놓칠 수 없는 쇼핑의 유혹 메가 세일 카니발, 독립 50주년 기념행사인 메르데카 데이, 대표적인 전통 오픈 하우스 축제인 하리 라야 아이딜피트리, 콸라룸푸르 국제 타투 쇼 등 다양한 축제들이 이어진다.

이 50가지 주요 이벤트 외에도 말레이시아 전역에서 240가지의 이벤트가 진행된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어 세 번째인 이번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에는 2,01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이 방문할 전망이다.

▲ 여행수첩

콸라룸루르의 기후는 연평균 26~27도로 일년 내내 따뜻하다. 언어는 말레이어, 중국어, 영어가 쓰이는데 대부분의 말레이시아인들은 영어를 할 줄 알아 불편함이 별로 없다. 화폐단위는 링깃(Ringgit/RM). 미화 1달러에 약 3.5링깃, 1링깃은 우리 돈으로 약 300원이다 .미국 달러로 가져간 후 현지에서 환전하는 것이 편하다. 인천에서 콸라룸푸르 국제공항까지는 대한항공과 말레이시아항공 직항편으로 6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말레이인들은 대부분 이슬람교신자여서 술을 마시지 않고 술을 파는 곳도 별로 없지만 외국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에서는 맥주 정도는 판다. 말레이시아인들은 공공장소에서 키스를 하거나 포옹을 하는 일이 없다. 여행객들도 이를 삼가는 것이 예의다. 말레이시아 관광청 www.mtpb.co.kr, (02) 779_4422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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