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들, 알기 쉬운 계약서 양식 보급
법률전문가의 도움없이도 일반인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속의 계약서 양식'을 판사들이 개발해 보급한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부장판사 등 판사 12명이 시중 계약서를 참고해 두달 동안 검토를 거쳐 만든 계약서 양식을 만들어 25일부터 서울중앙지법 홈페이지(seoul.scourt.go.kr)을 통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종합민원실이나 관할 등기소에서도 구할 수 있다.
한 달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작성해 발생하는 사건 수는 서울중앙지법에서만 850여건으로 계약서 작성이 생활화되면 불필요한 분쟁이 크게 줄어든다.
계약서 양식에는 널리 이용되는 매매나 임대차, 차용증 및 영수증과 관련된 양식이 목적물과 거래유형에 따라 31개 유형으로 나뉘어졌고 각 유형별로 '계약서 양식'과 함께 '작성방법 및 해설'과 '예시문'도 기재됐다. 계약 당사자가 단체인데도 계약서에 당사자를 대표이사 개인으로 잘못 기재해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를 예방하기 위해 '당사자 표시'란을 개선하는 등 실제 소송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을 종래 사용되던 양식보다 더 세분화했다.
사용되는 용어도 '매도인', '매수인'을 각각 '파는 사람', '사는 사람'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바꿨고, '차임→월세', '변제하기로→갚기로', '최고→촉구'로 고쳤다.
또 이 양식을 책자로 만들어 관계기관에 보내는 한편 인터넷홍보 등을 통해 계약서 작성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된 계약서가 아니고 몇 가지 유형의 예시에 불과해 작성된 계약서에 대해서 법원은 책임을 지지 않으며 중요하고 복잡한 계약은 가급적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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