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엔 일본을 만나다

2007. 1. 2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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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의 강점은 독특한 감성과 초현실적인 설정이다. 연말연시 대작영화의 개봉물결이 지나간 후 극장가에는 새로운 감각으로 무장한 일본영화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황혼의 사무라이

야마다 감독+미야자와 리에만으로 화제

2월8일 개봉되는 '황혼의 사무라이'는 거장 야마다 요지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이유로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끌었고 일본에서 231개의 스크린에 상영돼 16억 엔의 수입을 올린 작품이다.

막부 말기의 작은 마을. 이구치 세이베이는 가난한 하위무사다. 그는 아내를 일찍 잃고 어린 두 딸과병든 노모를 모시고 어려운 생활을 꾸려 나가느라 일과가 끝나면 동료들과의 술자리도 마다하고 집으로 향한다. 그런 그를 두고 동료들은 해가 지면 곧장 집으로 직행한다고 해서 '황혼의 세이베이'라고 부르며 놀린다.

어느 날 일을 마치고 귀가한 세이베이는 집에 토모에가 와 있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토모에는 세이베이 친구인 이이누마의 여동생으로 남편의 학대를 견디다 못해 이혼을 하고 친청 집에 와 있던 터였다. 그 날 밤 세이베이는 토모에를 집까지 바래주다가 그녀의 전남편이 행패를 부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되고 그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둘은 정식으로 결투를 한다. 냇가에 마주선 그들.

싸움이 시작되고 세이베이는 검날을 세워 달려드는 상대를 목검으로 간단히 제압해 버리고 이 일은 삽시간에 온마을에 소문이 나게 된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세이베이는 일생 일대의 결투를 벌이게된다.

한편 누드집 출간, 인기 스모선수와의 파혼, 자살미수같은 스캔들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미야자와 리에가 토모에 역을 맡아 아이돌 스타에서 진정한 배우로 거듭난 모습을 보여준다.

⊙욕망

정신으로든 육체로든 사랑은 미완성

24일 개봉되는 '욕망'은 미완의 러브 스토리에 관한 영화다. '잼 필름 여성' '첫사랑' '심호흡이 필요해'의 시노하라 테츠오 감독이 연출했고 '도쿄 소라'의 이타야 유카가 주연을 맡았다.

청초한 매력이 넘치는 루이코는 도서관 사서로 일하면서 같은 학교 유부남 선생인 '노세'와 불륜을 맺고 있다. 은밀한 시간을 함께 보낸 후 한가롭게 공원을 산책하던 두 사람은 우연히 루이코의 중학교 동창인 '아사오'를 만나게 된다.

아사오는 루이코를 자신의 결혼 피로연에 초대하고 루이코는 그 자리에서 중학교 시절 첫사랑이었던 '마사미'와 재회한다.

일본 대중문학상 나오키상을 수상한 여성작가 코이케 마리코의 작품인 '욕망'은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관계 속에서 사랑의 기쁨과 절망을 세밀하고 리얼하게 표현했다. 또 그의 소설 중 유일하게 장편영화로 만들어진 첫 작품이기도 하다.

⊙노리코의 식탁

가족대행 '렌탈가족'둘러싼 공포물

2월1일 개봉되는 '노리코의 식탁'은 '렌탈가족'이라는 최신 특수사업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스릴러다. 주연인 후카이시 카즈에는 2006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이 영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지루한 시골, 하루하루가 불만족스러운 17세의 평범한 여고생 노리코. 도쿄에 있는 대학을 가고 싶으나 '도쿄에 가면 남자를 만나 임신하게 될 것'이라는 아버지의 고지식함에 진저리를 내며 때마침 일어난 정전과 함께 집을 뛰쳐나와 도쿄에 도착한다. 그리고 '폐허닷컴'에서 여왕이라 칭해지던 쿠미코를 만난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쿠미코는 이 세상 모든 것이 허상일 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연기를 시작했다. 가족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족을 연기해주는 렌탈가족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 노리코도 사업에 정해진 시간동안 의뢰인이 지정한 가족 구성원으로 파견돼 연기를 하게 된다. 그러나 여동생 유카가 자신의 뒤를 따라 도쿄로 가출하면서 '렌탈가족' 배후에 숨겨진 '자살클럽'의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미 15년 전 일본에서 '렌탈가족사업'을 하고 있는 20세의 여성을 실제로 만났던 소노 시온 감독은 "역할 연기로 행복한 가족을 순간적으로 완성시킨다는 설정을 통해사람끼리의 관계성이 희박해져 가고 있는 시대를 그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시온 감독은 2002년 자신이 연출했던 '자살클럽'의 신주쿠역 54명 여고생 집단투신 장면을 재등장시킨다. '노리코의 식탁'과 '자살클럽'은 평행선상에 전개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2시간 38분에 이르는 러닝타임 동안 긴장감이 늦춰지지 않는 것도 이 영화의 숨은 매력이다. 시온 감독은 25일 내한해 26일 한국관객과 만난다.

⊙클럽 진주군

패전의 암울함 속 피어난 재즈선율

2월1일 개봉되는 '클럽 진주군'은 '세상을 신나게, Let's JAZZ!!'라는 부제가 알려주듯이 패전 후 폐허가 된 도쿄에서 벌어지는 재즈와 다섯 남자에 관한 영화다.

제 2차 세계대전의 잔해가 채 가시지 않은 도쿄. 재즈를 사랑하는 다섯 젊은이들은 '럭키스트라이커'라는 밴드를 결성해 미군병사들이 모이는 EM클럽에서 정기적으로 재즈를 연주한다. 어느 날 미군부대에 뛰어난 섹소폰 연주자 러셀이 부임해온다.

전쟁 중에 동생을 잃고 일본에 대한 증오로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리던 그는 '럭키스트라이커'를 돈만 밝히는 저속한 집단으로 취급한다. 사사건건 부딪히는 리더 겐타로와러셀의 팽팽한 신경전 가운데 상황은 점점 악화돼간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재즈다. 장이모 감독과도 작업했던 실력파 음악감독 타치카와 나오키의 지휘하에 영화 곳곳에 아름다운 재즈 선율이 울려 퍼진다.

'take the A train', 'Sentimental Journey', 'Danny Boy'등의 음악들은 잘 짜여진 스토리와 함께 영화적 풍부함을 더했다. 또 다섯명의 배우가 펼치는 연주도 영화의 큰 볼거리.

촬영에 들어가기 전 그들은 단기간에 기초를 마스터 하기 위해 맹연습을 했다. 한편 겐타로 역을 맡은 하기와로 마사토는 한류 드라마 '겨울연가'에서 배용준의 목소리를 연기해 한국팬들에게도 낯익은 인물이다.

데일리노컷뉴스 박홍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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