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벤츠 뉴S500, '미니 마이바흐'..럭셔리 결정체

2007. 1. 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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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용관기자][[Car Life]메르세데스-벤츠 뉴 S500 4MATIC Long]

짐 캐리가 주연한 '뻔뻔한 딕&제인(Fun with Dick and Jane)'은 평범한 중산층 부부가 어떻게 악당으로 변해가는지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영화 초반 주인공인 딕과 옆집 남자가 나누는 대화 한 장면. 딕은 옆집 남자가 차ㅓ를 바꾼 것을 보고 "차 샀어?"라고 묻는다. 그 남자는 "벤츠 S500이야, 독일에서 특별주문했지"라고 한다. 딕이 "차 어때?"라고 묻자 남자는 "벤츠잖아"라고 간단히 답한다. 그 남자의 우쭐거리는 모습이 재미있다.

확실히 메르세데스-벤츠(벤츠)는 선망의 대상이다. 삼각별 '벤츠'는 사람들에게 단순한 자동차 이상의 의미를 간직하고 있다. 실제 삼각별이 갖는 권위는 대단하다.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를 보여주는 최고의 수단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원한 로망이라고 할까.

그런 벤츠 중에서도 최상위 기함 모델은 바로 S클래스. 벤츠의 모든 기술과 노력이 녹아든 결정체가 바로 S클래스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5.5리터 V8 엔진에 벤츠의 상시4륜구동 시스템인 4MATIC을 탑재한 '뉴 S500 4MATIC Long(롱휠베이스)'

이 차는 4MATIC을 탑재한 것을 제외하면 뉴 S500L과 거의 똑같다. '미니 마이바흐'로 불릴만큼 고급스러운 차체,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벤츠의 카리스마는 그대로다.

그냥 먼 발치에서 볼 때 차체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가까이 접근하자 전장 5206mm의 당당함에 압도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3165mm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탑승객 모두가 일등석 수준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계기판은 일반 양산차와 달리 컴퓨터 그래픽 화면처럼 돼 있다. 속도계와 RPM 게이지 등이 모두 그래픽으로 처리돼 있어 깔끔하다.

이는 야간 운전에 도움을 주기 위해 탑재한 나이트 뷰 어시스트(Night View Assist) 기능 때문. 평소에는 계기판으로, 이 기능을 이용하면 밤에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멀리 있는 장애물을 보여주는 창으로 바뀐다.

이밖에 최고급 사양의 인테리어와 편리하고 즐거운 드라이빙을 선사하는 편의장치들이 담뿍 담겨있다. 12가지 자세로 조정되는 열선 및 통풍 전동시트, 4구역 개별 자동 온도조절 시스템, 총 8개의 에어백 등이 이 차의 가치를 더 높인다. 다만 한글 내비게이션은 벤츠답지 않게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어 아쉽다.

시동을 걸자 벤츠의 낮은 엔진음이 차안에 울린다. 고급가죽시트는 운전자의 체형에 맞도록 조정이 가능해 편안함이 묻어난다. 변속기를 스티어링휠 칼럼 옆으로 옮겨 센터 콘솔의 활용도를 높였다.

원래 변속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커맨드'시스템으로 불리는 조그셔틀이 달려 있다. 커맨드 시스템 하나로 오디오와 DVD,내비게이션 조작은 물론 차량 상태까지 손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경부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이곳의 최고 제한속도는 110㎞. 그렇다고 차량성능 시험을 포기할 수는 없어 숨바꼭질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4초에 불과했다. 왠만한 스포츠카보다 훨씬 빠르다. 5462cc V8기통 엔진에서 내뿜는 388마력(6000rpm), 54.0kg·m(2800~4800rpm)의 강력한 위력이 느껴진다.

메르세데스가 자랑하는 7단 자동변속기인 '7G-트로닉'은 가속시 기어변속의 충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풍부한 주행감을 제공했다. 오른발에 힘을 가하자 속도는 어느새 시속 150km를 넘어섰다. 그러나 체감속도는 80km 정도에 불과하다. 고속의 영역에 접어들수록 차가 묵직하게 가라앉는다. 18인치 광폭 타이어가 지면을 움켜지듯 안정감 있게 읽어냈다.

숨을 고르고 다시 한번 가속페달에 힘을 더했다. rpm이 레드존을 때리며 속도계가 치솟기 시작했다. 시속 200km를 넘은 차는 순식간에 240km에 도달했다. 앞차와의 거리가 순식간에 줄어들자 브레이크를 밟을 수 밖에 없었다. 차는 관성의 법칙을 무시한 듯 흔들림없이 속도를 줄였다.

특히 이 차에 탑재된 벤츠의 상시4륜구동 시스템인 4MATIC은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4MATIC은 악천후에서도 네 개의 바퀴가 서로 적절하게 구동력을 배분, 안정성과 함께 역동적인 주행을 자랑한다. 눈 또는 비가 내리거나 땅이 꽁꽁 얼어 미끄러운 겨울철 도로여건에서 드라이브를 하기엔 안성맞춤이라는 얘기다.

시승 기간 중 날씨가 좋아 4MATIC의 진가를 느낄 기회는 적었지만 급한 코너링에서는 확실히 4륜 구동의 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4MATIC 덕분에 별 생각 없이 평소보다 과감하게 도전했지만 코너를 정확히 읽고 빠져나왔다.

3시간여 가량의 주행을 끝마쳤지만 차에서 내리고 싶지 않았다. 때론 고속의 스릴을, 때론 저속에서의 안락함을 즐긴 탓인지 차안이 훨씬 쾌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때 벤츠는 고루한 차라는 생각을 한 적 있었다. 하지만 역시 벤츠는 벤츠였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2억960만원.

김용관기자 kyk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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