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음악선교 통해 지역민과 화합도모

2007. 1. 1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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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가득한 교회상 추구… 해운대 소명교회 조영호 담임목사

최근 들어 한국교회에서도 음악을 통한 선교개념이 괄목할 만큼 변해가고 있다. 교역자들이나 평신도들이 그들의 예배에서 깊은 생각없이 행해오던 음악적 봉헌을 재평가하게 되었고, 그것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롭고 적절한 프로그램을 연구해왔다. 반면에 높은 수준의 음악만 고집해오던 교회 음악인들은 교인들에게 쉽게 전달될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잘 다듬어진 음악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음악의 질과 실용성 두 가지를 모두 강조하게 되었다. 곡과 가사만이 아니고, 그 음악이 연주되기 전의 준비과정도 중요시하게 된 것이다. 성경을 가르치는 것을 주로 하던 교회가 이제는 영적인 양식과 더불어 심미적인 만족을 아울러 교인들에게 줄 수 있게 되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바에 보다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랑의 콘서트' 개최 뜨거운 호응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1동에 위치한 소명교회(담임목사 조영호)는 음악을 통해 지역사회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있어 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소명교회가 매년 개최하는 '사랑의 콘서트'에는 종교를 막론하고 많은 지역민들이 참석하여 의미를 더한다. 작년 10월 28일 대청공원에서 펼쳐진 '해운대 사랑의 콘서트'에서는 쌀쌀한 늦가을 날씨에도 불구하고 테너 3인방이 선사하는 클래식 음악을 만끽하고자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배덕광 해운대구청장은 이날 콘서트에 앞서 "소명교회가 콘서트를 개최해 지역사회와 주민들이 하나되는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를 위해 한 달여 준비했던 소명교회 성도들도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기뻐했다.

특히 행사가 있었던 대청공원 주위에는 폭포사 등 유명사찰이 있어 기독교에서 개최하는 공연은 엄두를 내지 못한 터였다. 이번 공연의 성공은 타종교 신자들도 참석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가졌다. 천주교를 믿는 한 지역주민은 "수준 있는 음악도 음악이지만 교회문턱을 들어서기가 쉽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기독교를 접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말한 것처럼, 기독교만 고집하며 세상문화에 맞서는 배타적인 문화에서 벗어나 대중문화를 통해 기독교의 정신을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동일 교단 내 1600여 개의 교회 중 유일하게 음악목사를 두고 찬양전도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소명교회는 내년에도 미8군 군악대를 초청해 더욱 규모 있는 지역행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소명교회가 알려지게 된 것은 비단 음악회 때문만은 아니다. 약 4년 전부터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소명교회가 시작한 '정탐전도'라는 프로그램은 더욱 구체적이고 정확한 선교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준다. 조영호 목사는 가까우면서도 선교사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인도차이나 반도를 선교지로 정하고, 선교사를 파송하기 전에 뜻을 가진 젊은 신도들을 뽑아 먼저 보내 현지인과 직접 생활하면서 선교환경을 파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모아진 정보들을 통해 그곳에 가장 적합한 선교사를 파송해 의료선교, 학원선교, 어린이선교 등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다양한 활동과 사회봉사를 할 수 있는 교회로 부흥되기까지 소명교회는 많은 시련을 극복해야만 했다.

신학공부를 갓 마친 젊은 전도자였던 조영호 목사는 1985년 작은 예배당에서 창립예배를 드리며 사역을 시작했다. 모든 개척교회가 그렇듯 어려움과 부족함이 많았지만 그는 1년마다 조금씩 예배당 부지를 넓혀가며 교회를 부흥시켜왔다. 이러한 과정 속에 있었던 힘든 고비들을 모두 헤아릴 수 없지만, 그때마다 기적과 같은 방법들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도차이나 반도에 선교사 파송

150명도 채 되지 않은 작은 교회였을 당시, 비교적 넓은 땅을 구입하면서 모든 성도가 새로운 예배당을 건축하는 것에 대한 부푼 꿈을 가지고 있었지만 여력이 갖추어지지 않아 건축을 시작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그는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서울에서 큰 사업을 하고 있는 유명한 장로들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비서실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무시도 당해야 했다. 몇날 며칠을 그렇게 수소문하며 장로들을 만나기 위해 다녔지만 결국 만나보지도 못하고 쓴 좌절감만 맛본 채 돌아왔다. 부산으로 내려오는 기차 안에서 그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고 한다.

"하나님, 세상에는 높은 지위 하나 가졌다고 이렇게 만나기조차 힘든 사람이 많은데, 온 세상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은 언제든지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감사합니다."

간절한 기도를 하며 부산에 도착했을 때, 기적처럼 교회 건축을 돕고 싶다는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의 도움으로 지금의 소명교회가 지어질 수 있었다.

지난 20년 간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로 교회의 부흥을 이룰 수 있었다고 믿는 조영호 목사는 지난 시간을 돌아볼 때마다 늘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한다. 현재 기독교신문 '크리스찬 타임'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사랑의 말씀과 축복의 명령에 헌신하여 아름다운 교회를 건설한다'는 비전 아래 해외 선교사 파송과 후원 및 농어촌 교회와 미자립 교회를 돕고, 각종 기관을 후원하며 해운대 지역의 어려운 가정을 돌아보는 등 국내외 선교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카네기 집무실에는 배 한 척이 모래사장에 걸려 있는 그림이 하나 걸려 있습니다. 그 그림 밑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언젠가 밀물은 온다.' 이 시대는 용기와 힘을 잃어버린 채 어두운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사는 게 힘들고 어려울 때가 많지만 형편과 상관없이 사람들이 소망의 빛을 잃지 않길 바랍니다. 언젠가 반드시 올 기회를 바라보며 희망을 가지고 삽시다." 마음이 황폐된 현대사회를 안타까워하며 조영호 목사는 신년을 맞이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늘 이 나라와 민족이 어떠한 어려움이 있다 할지라도 희망이 있는 한 기회는 있습니다. 저는 소명교회가 이 지역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곳이 되어 마음의 안식처가 되길 바라고, 올해에도 많은 사람에게 큰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부산·울산·경남본부/조현진 기자 jh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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