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표 드라마, 독특해야 산다

2007. 1. 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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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재ㆍ제작 방식으로 잇단 차별화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케이블TV가 드라마 자체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독특한 소재와 제작 방식으로 기존 지상파방송 드라마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 못지않은 제작비와 스타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OCN의 자체제작 드라마 '썸데이'가 예상 외로 '흥행'에 실패하자 지상파 드라마를 틀지우는 표현 수위를 넘나들면서 새로운 소재를 택해 승부를 거는 '케이블표'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 못지않았지만…

16부작 전편 사전 제작, 제작비 45억 원, 배두나ㆍ김민준 등 스타급 캐스팅….

OCN이 자체제작 드라마 전용 시간대까지 신설하며 야심차게 내놓았던 드라마 '썸데이'. 두 달 내내 시청률 1%를 밑도는 '저조한' 성적으로 최근 종영했다.

매체의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케이블TV의 시청률 1%는 지상파 드라마가 기록하는 20~30%의 시청률에 비견될 만큼 상징적이지만 OCN의 또 다른 자체제작 드라마 '가족연애사'가 3%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이영균 OCN 홍보팀장은 "시청 타깃을 20대 전후로 너무 좁게 잡았던 것이 아닌가 한다"며 "다음에는 폭넓은 시청자층을 대상으로 한 자체 제작 드라마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썸데이'가 지상파방송에 편성됐다면 좀더 나은 성적을 거뒀을 것이라 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썸데이'의 실패를 '지상파 드라마 못지않았던' 데서 찾는 시각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상파에도 쟁쟁한 스타를 내세운 드라마들이 넘쳐나는데 시청자들이 케이블TV에서 굳이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를 볼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독특한 소재와 구성으로 눈길을 끄는 전략이 더 효과를 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했던 드라마를, 가능한 범위에서"

5일 오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tvN의 자체제작 드라마 '인어이야기'(극본 김도우, 연출 양원모) 시사회에서는 옛 애인의 피살 사건 용의자로 몰리는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여자의 이야기가 스크린에 걸렸다.

17일부터 선보일 총 4부작 분량의 '인어이야기'는 드라마 후반부 들어 급반전을 시도하는 미스터리 멜로. 16~20부작 분량의 미니시리즈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미스터리라는 익숙지 않은 소재를 택했다.

양원모 PD는 "소재 선택과 표현이 자유로운 케이블TV의 특성을 살려 색다른 소재를 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OCN이 5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자정 방송하는 '가족연애사2:연애의 왕국'도 그간 TV 드라마에서 금기시돼오다시피 한 청춘 남녀의 성적 욕망을 그린다.

중년 부부와 세 딸의 사랑과 결혼관에 중점을 뒀던 '가족연애사'가 특유의 솔직하고 발랄한 묘사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데 이어 '가족연애사2'도 과감한 표현에 무게중심을 두고 지상파 드라마와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tvN이 '인어이야기'에 앞서 내놨던 '하이에나'도 '한국 남성판 섹스앤더시티'를 표방하며 한 걸음 더 나간 솔직한 묘사로 입소문을 탔으며, 지난해 10월 채널CGV로 방송된 5부작 드라마 '프리즈'도 뱀파이어와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눈길을 끌었다.

자체 제작 경험이 많지 않은 데다 회당 1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케이블TV의 형편상 대규모 물량을 투입한 스타 캐스팅 위주의 외주 제작 시스템을 벗어나 또다른 형태의 드라마 제작이 시도되기도 한다.

드라마ㆍ버라이어티 채널 드라맥스의 경우 기존의 외주 제작 시스템에 기대 지상파 드라마와 승산 없는 싸움을 벌이는 것보다 처음엔 한ㆍ중 합작 드라마나 사례를 재연하는 오픈 드라마, TV 영화 등을 시도해 제작비를 줄이면서 자체 제작 역량을 쌓는다는 전략이다.

조정현 드라맥스 편성기획국장은 "드라마가 다른 장르에 비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기존의 (지상파 위주의) 외주 제작 시스템에서는 제작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어 우선 한ㆍ중 합작의 형태 등을 시도하고 있으며 궤도에 오르면 기존 시스템을 활용한 드라마를 함께 제작해 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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