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해체 15년 러시아..국민 56% "소련붕괴 후회"

2006. 12. 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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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러시아 청소년들은 거의가 키릴문자로 소련의 약자인 CCCP(영문 USSR)의 뜻을 알지 못한다.'

최근 러시아 언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젊은이들에게 공산주의 러시아는 낯설기만 하다. 그렇다고 새로운 러시아에 대한 정체성이 뚜렷하지도 않다. '과거는 낯설고, 미래는 불투명'한 게 소련 붕괴 15년을 맞은 러시아의 모습이라고 외신은 전한다.

1991년 12월8일 벨로루시 공화국 브레스트 인근의 한 마을에 러시아의 보리스 옐친, 벨로루시의 스타니슬라브 슈스케비치, 우크라이나의 레오니드 그라프추크 등 슬라브계 3개 공화국 정상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지정학적 실체와 국제법상 주체로서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연방(USSR)'이 존재하지 않게 됐다"고 합의했다. 75년간 15개 공화국을 아울렀던 소련이 공식으로 막을 내렸다.

러시아는 서구의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받아들여 실시해온 지 15년이 지난 지금, 소련 시절을 체험하지 못했던 세대들까지 포함한 옛 소련권 국민들의 소련에 대한 태도는 역설적이고 향수에 차 있다고 독일 dpa통신이 8일 전했다.

소련 해체 15주년을 앞두고 VTsIOM 여론조사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 가운데 68%가 소련에서 '붉은 군대' '계획경제' '초강력 올림픽팀'을 연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 절반가량은 새로운 연방 결성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옛 소련에 대한 향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러시아인 56%가 소련 붕괴를 후회한다고 답했다. 이는 1997년 84%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소련 붕괴 이후 기성세대가 충격과 혼란을 겪는 동안 새로운 세대가 자라나고 있다. 올해 15세까지의 청소년들은 부모와 조부모들의 삶을 지배했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와 무관하며, 경쟁과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장경제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새로운 세대는 그들 나름의 새로운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트베르시 제12학교 남학생 디마(14)는 "내게는 민주주의가 매우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지는 않는다"며 "일부는 자유보다는 안락(옛 소련이 제공하던 확실성)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마의 동료인 여학생 파티마는 소련의 독재자 조지프 스탈린을 "위대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독재철권정치를 폈던 것보다 나치 독일에 맞서 소련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을 더 평가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90년대 경제혼란기에 태어난 일부 10대들은 폭력과 증오를 환영하기도 하며, 일부 대도시에서는 스킨헤드 갱단이 활보하고 있다.

〈김정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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