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제조 옻 엑기스 먹고 노인 1명 사망, 2명 후유증 시달려

2006. 10. 3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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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제조업자가 판매한 옻 엑기스를 먹고 노인 1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으나 사망 원인과 옻의 연관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넉달이 지나도록 옻 제조, 판매업자의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하지 못해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전남 해남군 화원면에 사는 박모(65)씨가 사망한 것은 지난 6월 17일 오전.

박씨는 사망 나흘전인 6월 13일 무허가 제조업자로부터 30만원에 구입한 옻 엑기스를 먹고 고열과 함께 몸이 가려운 증상이 발생해 목포의 한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박씨의 아내 정모(64)씨와 이웃 주민 이모(61)씨 등 2명도 함께 구입한 옻 엑기스를 먹고 고열과 두드러기, 현기증, 근육통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아직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옻이 박씨의 사망과 연관성이 있느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족측은 협심증을 앓고 있던 박씨가 옻을 먹으면 속병은 물론 두통과 수전증이 낳을 것이라는 판매업자의 말만 믿고 옻을 사서 먹은 뒤 옻에 의한 부작용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측은 또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해남경찰이 사건 발생 넉달이 지나도록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지부진한 수사에분통을 터뜨리고 옻을 제조, 판매한 김모(52)씨 등 2명을 즉각 구속 수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박씨의 사망과 옻과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보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없이 옻을 제조, 판매한 혐의를 적용해 김씨 등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불구속 수사하고 있다.

당시 박씨를 치료했던 담당 의사와 박씨의 사체를 부검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장성분소측은 옻에는 다양한 성분이 들어있고 옻을 복용한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 박씨의 사망과 옻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의학계에서는 옻을 복용할 경우 혈압이 상승하고 호흡이 가빠져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박씨의 사망원인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광주 세브란스 한방의원 김성봉 원장은 동의보감에 따르면 옻은 따뜻하고 매우며 독이 있어 어혈을 삯일뿐만 아니라 냉성으로 가슴이 아픈 사람, 월경이 중단된 사람, 시리고 저린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특히 인체에서 가장 열이 많은 장기인 심장에 열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먹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봉 원장은 특히 한의사가 옻을 약으로 쓸 때에는 적절하게 법제(法製)를 해서 그 독성을 제거한 뒤 소량씩 사용하는데 요즘 독성이 제거되지 않은 옻을 오리나 닭에 넣어서 먹거나 나전칠기와 같은 공업용 옻과 생즙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옻과 같이 독성이 있는 약제는 전문 한의사와 먼저 상담하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했다.

한편 경찰은 박씨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면밀히 수사를 하다보니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문제의 옻을 제조했던 경남 함양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등 수사를 벌인 뒤 검찰의 지휘를 받아 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해명했다.

광주CBS 이승훈 기자 icb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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