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김혜수 "화려함 속의 악랄함, 그래서 더 재밌고 더 끌린다"




[뉴스엔 글 김은구 기자/사진 유용석 기자]
어느 새 데뷔 이후 20년이 흘렀다.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지만 한 분야에서 일을 하다보면, 또 정상의 위치를 오랫동안 차지했다면 자만에 빠질 수도 있을 법한 시간이다. 그러나 김혜수는 그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지만 않고 연기력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해가 갈수록 연기의 폭이 늘어간다'는 김혜수에 대한 평가도 그래서일 게다.
27일 개봉된 영화 '타짜'(감독 최도훈/제작 싸이더스FNH)에서 김혜수는 기존과는 또 다른 모습에 한층 물오른 연기력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데뷔 후 스크린에서는 첫 악역, 게다가 과감한 노출연기까지 선보였다. 20년의 경력이 그대로 묻어나는, 연기의 힘이 느껴졌다.
화려함 안에 악랄함을 지닌 정마담을 만나다!
"악랄하지만 겉으로는 모든 게 다 모호한 여자예요. 그래서 연기하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더 매력적이죠."
허영만 원작의 인기 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이 영화에서 김혜수가 맡은 역할은 도박판을 설계하는 정마담이다. 정마담은 '도박판의 꽃'이라는 별칭과 달리 자신의 하우스로 호구를 끌어들여 부를 취하는 무서운 욕망의 소유자다. 호구를 끌어들이기 위해 애교도 떨지만 돈을 번 후에는 냉정하게 돌아서니 겉모습으로는 속내를 종잡을 수 없는 여자다.
정마담은 최고 경지에 오른 전문 도박꾼 '타짜'의 길에 막 들어선 고니(조승우 분)의 승부사적 기질을 알아보고 자신만의 타짜로 만들려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고니에게는 악랄하게 대하지 않는다. 그게 사랑일까? 아니면 이 역시 끝까지 고니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기 위한 설정일 뿐일까.
김혜수는 최근 서울 종로 프레이저 스위츠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정마담에 대해 "능수능란하면서 유연하고 자기 속을 드러내는 듯하면서도 감추는 인물이에요"라고 설명했다. 고니와의 관계에 대한 해석은 관객들에게 숙제로 남겨놓은 듯하다.
10세 연하 파트너 조승우, 너무 어른스러워!
'타짜'에서 김혜수는 조승우를 연기 파트너로 맞았다. 두 사람은 나이 차가 제법 난다. 정확히 10년이다. 요즘 일부 남자 연예인들이 10살 연하의 연인과 교제 중이거나 신부로 맞아들이고 있지만 여전히 차이는 커 보인다.
게다가 조승우는 김혜수의 파트너들 중 현재 촬영 중인 영화 '바람 피기 좋은 날'의 이민기를 제외하면 가장 연하다. 부담스러울 법도 했지만 "연기를 하는 거잖아요. 나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요"라고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더구나 조승우는 나이는 어리지만 배우로서는 전혀 어린 느낌이 없다고 했다. 어떤 면에서는 자신보다 더 어른스럽단다.
이와 함께 "사람이 웃을 때 예쁜 미소가 나오는 것은 심성이 착하다는 증거예요. 조승우씨가 그렇죠. 또 조숙하기도 하고"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승우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영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정마담은 고니를 때로는 연인처럼, 때로는 누나처럼 대하는데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함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최도훈 감독과 작업하는 배우, 부러울 것!
김혜수에게 '타짜' 캐스팅은 어찌 보면 행운이었다. 상대역 조승우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메가폰을 잡은 최도훈 감독 덕분이다.
인터뷰 내내 김혜수는 최도훈 감독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촬영 현장에서 배우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결정적 힌트를 주며 자신이 원하는 연기를 이끌어 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고 했다. 도박의 도자도 모르고 뛰어든 '타짜'에서 최도훈 감독이 아니었다면 그 만큼의 연기를 못했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어찌 보면 흔한 소재인 도박을 다룬 '타짜'에 대해 "익숙한 소재지만 뭔가 새롭고 신선한 느낌을 주는 영화"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앞으로도 최도훈 감독과 작업하는 배우는 부러워하게 될 거예요"라고 말했다.
김혜수는 여느 배우들처럼 "평생 연기자로 살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다만 "늘 긴장하고, 조금씩 나아질 거예요"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말했다.
"연륜이 높은 선배들은 인생이 연기에 녹아있지만 전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배우로서 자의식은 찾아가고 있어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제가 맡은 캐릭터를 표현해야죠."
김은구 cowboy@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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