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 FEATURE]추석 연휴, 대하 찾아 맛 나들이

2006. 9. 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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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르페르)

가을의 별미 '대하'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안면도로 떠나야 한다. 특히 9월 30일부터 10월 15일까지 열리는 '안면도 대하축제' 때는 평소보다 싸게 대하를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풍어제와 대하 잡기 등 다양한 체험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안면도에서 만나는 가을 진객, 대하

옛날에는 하얀 모래가 많아서 '백사장'이라 불렸다는 포구는 여느 바닷가와 다를 바 없이 횟집과 어시장이 가득했다. 거리에는 서해 특유의 짭짜름한 바다 냄새가 배어 있었고, 몇몇 강태공들은 한가로이 낚싯대를 드리운 채 상념에 잠겨 있었다. 평일 오전이어서인지 오가는 사람도 없고, 흐린 날씨처럼 분위기도 잔뜩 가라앉아 있었다.

사실 안면도 백사장 포구에 음식점이 지금처럼 많이 들어선 것은 오래된 일이 아니다. 대하의 집산지인 이곳에서 잡힌 대하는 30년 전만 해도 전량이 일본으로 수출됐었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던 시절에 대하를 먹으려고 안면도까지 찾아올 만큼 '배부른' 사람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대하의 진가를 알게 된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그 덕분에 백사장 포구가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이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조금씩 사그라지고 찬바람이 불면 대하잡이 배들이 출어를 시작한다. 올해는 8월 23일이 첫날이었다고 한다. 봄의 산란기를 지나 몸이 쌀쌀함을 감지할 때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대하는 다른 생선과는 달리 크기가 일정해서 물건을 보기 전에 미리 경매를 한다. 중매인이 사들이는 가격에 따라 그날그날의 대하 값이 결정되므로 날마다 가격이 달라진다. 아직 자잘한 9월에는 1㎏에 2만 원 안팎이지만 완전히 자라는 11월이 되면 4만 원을 호가한다. 또한 수요가 많은 주말에는 평일보다 가격이 5천 원 가량 오르고, 대하 어획량이 적은 조금과 사리에도 비싸진다.

대하가 가장 맛있고 크기도 적당한 시기는 보통 10~11월이다. 결실의 계절, 가을에 맛의 정점에 이르는 것이다. 대하는 특별한 조리법이 없어서 회나 구이, 찜으로 즐기는 것이 고작이다. 그만큼 대하 자체의 맛이 훌륭해서 조미료를 더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소고기의 맛을 아는 미식가들이 살짝 구운 스테이크만을 고집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안면도를 찾은 여행객들은 대부분 노릇하게 구워먹는 방법을 선택한다. 세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대하 1㎏을 구입해 식당에 들어가서 1만~1만5천 원의 비용을 치르면 밑반찬과 조리 도구를 준비해준다. 대하 구이에서는 특히 소금이 중요한데, 서해에서 나온 입자가 굵은 천일염만을 사용한다. 보통 소금은 간수를 빼기 위해 봄에 사서 저장했다가 가을에 쓴다. 대하를 너무 오래 구우면 살이 껍질에 달라붙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불판에서 빼 오는 센스가 필요하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훈훈한 열기로 대하를 굽는 광경은 왠지 추풍이 불어오는 운치 있는 가을과 어울리는 듯하다.

안면도에는 대하 외에도 가을이면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살이 들어찬 꽃게나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를 저렴한 값에 먹을 수 있다. 오후나절에 도착해 해산물을 맛보고 대하잡이 배들이 포구로 들어오는 광경을 구경하면 당일치기 여행으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여기에 여행의 대미를 서해로 떨어지는 해넘이로 장식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Tip_살아 있는 대하, 자연산이 아니다?

생선은 살아 있어야 신선하고 맛도 뛰어나다고 믿는다. 하지만 새우는 성질이 급해서 그물에 걸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만다. 따라서 상당한 공력을 들이지 않으면 대하를 산 채로 운송할 수 없다. 대하가 죽었다고 해서 맛이 변하거나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어민들이 수많은 대하의 목숨을 구하려고 노력할 리가 없다. 수조 안에서 팔딱팔딱 움직이는 대하는 오히려 자연산이 아니라 양식이다.

양식 대하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사육되다 보니 여러 면에서 믿음이 가지 않는다. 좋지 않은 냄새가 나는 경우도 있고, 맛도 떨어진다. 자연산과 양식을 구별하려면 크기를 보면 된다. 양식은 아무리 커도 자연산보다 작다. 일정한 크기가 되면 성장하는 속도가 둔화하여 수지가 맞지 않는 탓에 작아도 출하시기를 늦출 수 없다. 하지만 더욱 질이 나쁜 것은 수입산 대하다. 살에 탄력이 없고 뻑뻑하기만 할 뿐, 대하 특유의 맛은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이진욱 기자(cityboy@yna.co.kr), 글/박상현 기자(psh59@yna.co.kr)

(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르페르, Yonhap Rep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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