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야 뭐하니'는 본격 여성드라마?

2006. 9. 2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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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주 기자] 고현정의 파격 변신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MBC 드라마 '여우야 뭐하니'가 주 시청층인 여성들의 심리를 파고들며 '잘 만든 여성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일 뚜껑을 연 이 드라마는 첫회부터 성(性)에 대한 솔직한 묘사로 시청자들로부터 신선하면서도 가족과 함께 보기엔 민망했다는 반응을 동시에 얻고있다.

'여우야 뭐하니' 1회에서는 주인공 고현정(병희)를 통해 정작 여성들에게는 중요한 문제이지만,출입이 꺼려지는 산부인과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장면이 방송됐다. 배가 아파 난생 처음 산부인과에 찾아간 병희는 병원의 진찰 방식에 당황하며 여의사 임예진에게 "이건 너무 비인간적"이라며 하소연해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자궁근종이라는 진단을 받은 고현정은 산부인과 검사실과 화장실에서 내레이션을 통해 "내 안에 자궁이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살았다. 가벼운 두통만 와도 약을 찾아먹고 손가락에 생채기만 생겨도 그게 덧날까 요란을 떨면서도 정작 내 안에 이렇게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닫지 못했다. 한달에 한번씩 자기를 봐달라고 신호를 보냈었는데"라면서 "난 벌을 받아 마땅하다. 무지한데다 무신경했으니까"라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어 그녀는 의료기기상에서 자궁 단면 모형을 구입하고 커피 전문점에서 이를 꺼내 이 모형을 바라보다 '병희꺼 싸랑해'라고 쓰고 물끄러미 쳐다 본다. 이에 대해 한 여성 포털사이트에 글을 남긴 네티즌은 "넓고, 사람들도 많은 카페에 앉아 당당하게 인체 모형을 꺼내 '고병희 꺼'라고 쓰는 장면에서 통렬함, 짜릿함 같은 걸 느꼈다"면서 "여성의 자궁을 비롯한 장기가 훤히 드러나는 인체 모형을 탁자 위에 놓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고현정의 모습이 뭔지 모를 비애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여우야 뭐하니' 홈페이지에서도 "한국 드라마 대사에서도 이런 대사들이 나올수 있다는데 놀랐다. 기존 트렌디 드라마들과는 달리 여자들에게 중요한 문제인데도 수치스럽게 느껴지던 자궁 등의 소재들을 깊이있게 다뤄준 것이 인상적이었다"며 그동안 수치스러움 때문에 혹은 가부장적 유교문화 탓에 무조건 감춰왔던 소재에 대한 솔직한 접근을 통해 자신을 한번 더 돌아보게 되었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우야 뭐하니' 제작진은 "이 드라마는 섹시 블랙 코미디를 표방해 성을 선정적으로 그리고자 한 것은 아니다"면서 "현실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음지에서 금기시되던 이야기들을 양지로 끌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작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도 일과 사랑에서 솔직 당당한 김삼순이라는 여성 캐릭터를 통해 우리 사회에 통렬한 메시지를 전달했던 김도우 작가가 '여우야 뭐하니'에서는 또 어떤 화두를 던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첫방송된 새 수목 미니시리즈 '여우야 뭐하니'의 한 장면. 사진 = MBC]

(이은주 기자 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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