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야', '삼순이' 신드롬 재연할까?

2006. 9. 21. 09: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김지연 기자] MBC 수목드라마 '여우야 뭐하니'는 예상대로 강했다. 지난해 삼순이 열풍을 일으켰던 '내 이름은 김삼순'을 집필한 김도우 작가가 극본을 맡고 다소곳한 이미지의 고현정이 털털한 노처녀로 연기변신을 시도한다고 해서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던 '여우야 뭐하니'의 뚜껑이 열리자마자 시청자들의 반응이 대단하다.

첫 회 시청률이 TNS미디어코리아의 조사 결과 17.8%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해 18.3%로 출발했던 '내 이름은 김삼순'과 비슷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런 추세라면 50.5%를 기록하며 국민드라마로 사랑받았던 '내 이름은 김삼순'을 능가하는 기록을 세울 수도 있을 터.

먼저 '여우야 뭐하니'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고현정의 연기 변신이다. 우아하고 여성스러움을 넘어 다소 우울해보일 정도로 조용한 이미지로 각인됐던 고현정이 그동안 어떻게 참았을까 싶을 정도로 완벽히 망가졌다.

헝클어진 머리스타일은 예사며 민망한 성적 대사와 동작도 서슴지 않는다. 거울 앞에서 코믹한 동작을 취하기도 하고 극중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천정명의 탄력있는 엉덩이를 툭툭 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탄하기도 한다. 또한 약간은 어수룩해 보일 정도로 털털하게 웃기도 하고 슬플 때는 크게 소리 내서 울기도 한다. 한마디로 '물 올랐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극중 고현정의 대사인 나이도 늘고 뻔뻔함도 늘고 주름도 는 30대 노처녀 고병희로 완벽히 분했다.

시청자들도 놀라는 분위기다. 고현정의 새로운 모습에 열렬히 환호하고 있는 것. 그동안 연약한 이미지의 고현정을 다소 얄밉게(?) 바라봤던 시청자들까지 그녀의 편으로 돌아 섰다. 방송 단 1회 만에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 셈. 물론 이러한 반응이 끝까지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일단 고현정에게는 이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여우야 뭐하니'에서 놀라운 점은 고현정의 연기변신 뿐만이 아니다. '지상파에서 이런 표현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솔직한 성적 표현이 거침없이 쏟아진다. 여성의 생식기인 질이라는 단어와 함께 처녀막이라는 표현도 등장하며 항문을 통해 자궁근종을 진단하는 다소 생소한 장면까지 방송됐다. 성적 표현에 있어서는 '내 이름은 김삼순' 보다 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내가 너무 오래 굶었나"라는 표현이 당시로서는 다소 놀라운 표현으로 언급됐던 것과 비교했을 때 '여우야 뭐하니'는 "한번도 안 해봤는데", "자고 싶어요" 라는 대사가 거침없이 등장한다.

이와 같은 표현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성을 어둡고 지저분한 것으로 숨기는 것보다 드러내놓고 건강하게 즐기는 것이 낫다는 의견과 함께 청소년들도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에 너무 야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으로 상반되는 것.

한편에서는 고현정이 산부인과에 진료를 받으러 갔다가 성경험을 묻는 의사의 말에 창피한 마음에 있다고 거짓 고백하는 장면에서 "서른 넘은 여자가 남자랑 한번도 관계가 없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인가"라는 의견을 보이는 시청자들도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고현정이 산부인과에서 부인과 진찰을 받는 신은 대체적으로 많은 여성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서른이 넘도록 부인과 진찰을 한번도 받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너무하다"는 의사의 말, 다소 민망한 포즈로 진료를 받는 과정, 자궁근종이라는 병의 몰랐던 상식 등을 전해줌으로써 결혼 안한 처녀가 산부인과에 가는 것을 왠지 부끄럽게 여겼던 여성들에게 전혀 그럴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했다. 실제로 시청자게시판에는 "감기 걸리면 내과를 찾고 조금만 피가 나도 유난을 떨었는데 한달에 한번씩 신호를 보내준 자궁에게는 이렇게 무심했다니…. 나도 이참에 산부인과에 들러 검진을 받아봐야겠다"는 의견이 상당수다.

민망한 대사로 성적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간 중간 고현정의 내레이션 부분을 통해 다같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역할까지 톡톡히 수행해내고 있는 것이다.

아직 첫 회가 방송된 이 시점에서 너무 빨리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도 있을 수 있지만 일단 1회 방송만을 놓고 봤을 때는 합격점을 줄만 하다. 앞으로 15회분을 남겨둔 상황에서 어떠한 식으로 이러한 상승세를 이끌어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 고현정의 재발견과 솔직한 성적 표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성공적으로 잡아낼 수 있을지,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김삼순'의 아류작으로 끝나고 말 것인지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hellow0827@osen.co.kr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www.osen.co.kr) 제보및 보도자료 osenstar@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