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만인보] 돌할매
2006. 8. 21. 18:45

내게 소원을 말해봐. 그까짓 출세거나, 치부거나, 합격 따위 말고 말이야. 사람이 사람답다거나, 이치가 이치다운 소원이래야 내 몸도 그 책임으로 무거워지지 않겠어. 욕심 같은 것, 발길에 차이는 자갈들에게나 맡기고, 내게 진짜 소원을 말해봐. 세상이, 세상다워야, 세상이지. 암, 그렇고 말고.
*경북 영천 관리마을의 돌할매는 영험하기로 일대에 소문이 자자하다. '소원 묻는 돌할매'로 불리는 이 돌은, 10㎏ 남짓의 무게로 평소에는 쉽게 들리다가, 정성껏 소원을 빌고 난 다음 들어올리려면 꿈쩍도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돌할매가 소원을 들어주는 징표로 여긴다. 돌할매가 유명해지면서 인근에 돌할배나 유사 돌할매까지 생겨났지만, 신통력만은 원조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대개의 평판이다.
〈글·사진 유성문|여행작가 rotack@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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