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 일본 홋카이도를 가다

2006. 8. 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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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는 휴가철에 매우 인기가 높은 관광지다. 여름에는 시원한 날씨와 아름다운 자연, 골프, 풍부한 해산물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겨울에는 눈꽃축제, 스키, 온천 등으로 관광객들을 불러 들인다. 여행사마다 북해도 환상여행, 자유배낭여행, 신혼여행 상품을 판매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홋카이도는 대중적이면서 볼거리가 많다.

기자는 지난 7월 28일 한 관광회사의 '북해도 환상여행 5일'팀에 몸을 맡겼다. 일본은 역시 가까운 이웃나라였다. 비행기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가서 점심은 일본에서 먹었다.

"북해도, 그 곳에서 일본을 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운데도 바다를 건너자마자 눈앞에는 전혀 낯선 풍경들이 펼쳐진다. 벌써 며칠째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퍼붓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 출발했으나 일본 땅에 내리자 언제 그랬나 싶게 햇볕이 비쳤다.

마주치는 경치와 풍경들도 이국적이었다. 일본 가장 북쪽에 위치해 북해도라 불리는 이 곳은 일본 본토와는 뚝 떨어져 있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역시 아름다운 자연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홋카이도는 해빙과 함께 꽃이 만발하는 봄, 장마 대신 시원함을 선사하는 여름, 수확의 기쁨과 단풍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가을, 순백의 눈이 대지를 수놓는 겨울을 자랑한다.

6개의 국립공원과 5개의 국정공원, 12개의 도립공원을 합친 공원면적이 홋카이도 전체의 10%를 차지하기 때문인지 도시 전체가 빽빽하지 않고 여유로웠다. 높은 빌딩들 사이 한가운데에는 어김없이 넓은 공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참여형 축제'인 '비어가든'

홋카이도에서 가장 큰 도시인 삿포로는 그 유명한 '눈꽃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눈꽃축제는 삿포로의 대외인지도를 엄청나게 높였다.

평범한 개척도시에 불과했던 그 곳을 일약 세계인들이 몰려드는 곳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일본인들은 연중 평균 강설량이 496cm에 달하는 악조건을 살려 눈꽃축제라는 훌륭한 관광상품을 만들었다.

삿포로 시내를 다니다보면 산 중간 중간에 눈사태를 막기 위해 나무 막대기를 길게 박아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그 만큼 눈이 많은 고장이다.

이 축제는 1950년 한 고교생이 6개의 눈조각을 오오도리 공원에 만든 것이 시초인데 제2차 세계대전 때 패전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시민들을 위로하자는 뜻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축제는 올 2월 벌써 57회를 맞았다.

롯데관광의 허을애 관광안내자는 "눈꽃축제가 시작되는 겨울이면 전세계에서 200여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특히 대만과 한국관광객들이 많다. 최근에는 눈싸움, 크고 작은 330여개의 눈 조각, 설상 전시회, 카니발 등으로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매년 삿포로 눈축제 조각 작품전에 쓰이는 눈이 5톤 트럭 6,700대에 이르는 양이라 하니 그 대회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에는 이 공원에서 '비어가든'이라는 맥주축제를 한다.

삿포로는 눈꽃축제와 라면, 맥주가 유명한 곳이다. 일본인들은 라면을 무척 좋아해서 하루에 한 끼를 라면으로 먹는다. 종류도 많고 맛있는 라면도 많다. 유명한 라면집에는 길게 줄을 선다. 그리고 삿포로·아사히·기린맥주가 여기서 생산된다"고 말했다.

실제 북해도 환상여행을 떠난 일행들이 삿포로에 머무르던 7월 28일부터 오오도리 공원은 연일 맥주축제로 불야성을 이뤘다. 20대 젊은층부터 70대 노인층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밤새 맥주를 마셨다.

기모노를 차려 입은 여성들도 꽤 많고 외국인들도 상당수 있었다. 한 눈에도'참여형 축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홋카이도에서 또 아름다운 도시로 꼽히는 오타루에는 운하와 석조 창고들이 늘어서 있다.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지로 유명해진 이 곳은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곳이다. 건물과 운하, 가로등이 썩 잘 어울리고 운치가 있었다.

차를 타고 가면서 보아도 북해도 땅에는 고층아파트가 별로 없다. 모두 아기자기하게 지어진 단독주택들이다. 틈만 있으면 꽃을 심는다는 이들 집 마당과 텃밭 등지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가득 피어 있었다.

자연재앙대신 온천을 선물받은 일본

관광안내자 허을애씨는 "일본인들은 어려서부터 남에게 폐 끼치면 안된다는 교육을 받아 친구나 친척집에도 놀러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사생활을 드러내지 않아 밤이 돼도 주택가가 캄캄하다.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집안에 두꺼운 커튼을 쳤기 때문이었다.

또 일본사람들은 아파트보다 단독주택을 선호해 단독주택이 훨씬 비싸다"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일본인들의 종교관이다.

이들은 다신교인데 평소에는 신사에 가서 빌고, 결혼식은 드레스 입고 교회에서 하고, 조상이 죽으면 절에 모신다. 모든 사물에는 신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일본은 가는 곳마다 신사와 온천이 있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일본은 화산폭발과 지진, 태풍이라는 3대 재앙 때문에 토속종교가 발달했다며 "신은 일본인들에게 자연재앙 대신 온천이라는 선물을 준 것 같다"고 해석했다.

실제 일본은 온천의 나라다. 전국에 3000여개의 온천이 흩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해도에도 시로가네·하코다테·후라노·시베쓰·노보리벳츠 등 몇 십개의 온천도시가 있었다.

그 중 노보리벳츠에는 진한 유황냄새와 황량한 경치가 펼쳐지는 지옥곡이 있었는데, 주기적으로 끓는 물이 솟아오르는 간헐천을 볼 수 있었다.

온천관광은 한국인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 중 하나. 이 곳 온천은 일단 물이 좋다. 모든 호텔에서는 목욕탕에서 나오는 물을 식수로 사용한다. 그 만큼 물이 깨끗하다는 것이고, 맛도 좋다.

일본에서 또 하나 놀란 것은 호텔에서 기모노를 변형시킨 일본식 잠옷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노보리벳츠의 다키모토관에서는 아이들에게까지 이 잠옷을 내주었다. 외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에게까지'일본'을 입히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졌다.

라벤더 농장 어마어마하게 펼쳐진 후라노 '장관'

그 다음 후라노로 가자 광대한 들판을 가득 메운 라벤더 꽃이 손짓했다. 라벤더 향수·비누·차·티셔츠·가방·베개 등 라벤다 향이 들어간 물건들을 팔고 있는 후라노도미타팜 농장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오색가지의 꽃을 한 줄로 심어 만든 아름다운 꽃밭은 관광상품이 되기에 충분했다. 1903년 농장을 개척하기 시작한 이 곳은 후라노에서 라벤더 면적이 가장 넓다. 드라이플라워관, 라벤더 자료관, 향수공장, 광장, 각종 편의시설과 선물코너를 갖춰 하나의 거대한 기업처럼 보였다.

일본은 물건 값을 터무니 없이 비싸게 부르거나 갑자기 할인해주지 않는다. 같은 물건이면 전국 어디를 가나 같은 값이라는 게 현지인들 얘기다. 정찰제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우리 집에 있는 상품보다 더 비싸면 틀림없이 품질이 좋은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체 속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믿음은 관광객들에게 기분좋은 인상을 주었다. 연어와 게가 많이 나는 홋카이도는 싱싱한 생선초밥과 회가 무궁무진했다. 온천과 신사, 꽃의 나라 일본. 홋카이도에서의 4박5일은 이렇게 저물었다.

충북인뉴스 홍강희 기자/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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