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레·바이킹·골대·중국·푸마·코카콜라의 공통점은?

2006. 6. 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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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1일 38년간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자존심을 구겨온 '바이킹의 저주'는 그대로였다. 잉글랜드는 경기 내내 스웨덴을 압도하며 우세를 보였지만, 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하며 38년간 스웨덴만 만나면 오금을 저려온 '바이킹 징크스'를 넘어서지 못한 채 통한의 그라운드에서 물러났다.

1968년 이후 38년간 한번도 스웨덴을 꺾어보지 못한 잉글랜드는 11차례 맞붙어 7무4패를 기록의 초라한 성적표를 이번에는 고치고 싶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도 같은 조에 속했지만 1-1로 비겼다. 잉글랜드는 일찌감치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했음에도 스웨덴전에 웨인 루니, 데이비드 베컴 등 베스트11을 총출동시켜며 '징크스 타도'에 나섰지만 '바이킹 징크스'는 잉글랜드의 천적이었다.

이처럼 월드컵 시청을 더욱 박진감 넘치고 예측 불가능의 이벤트로 만드는 데는 '징크스'가 한몫을 한다. '악운'을 뜻하는 징크스는 고대 그리스에서 점칠 때 쓰던 개미잡이라는 작은 새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이 새는 생김새가 음산하다고 하여 불길한 새로 취급됐다.

월드컵 최고의 징크스 '펠레의 저주'

월드컵 시작 전 각국 국가대표팀은 상대방의 전력만큼이나 두려워하는 게 있다. 바로 1974년 서독월드컵부터 시작된 '펠레의 저주'다. 펠레의 저주는 브라질의 축구영웅 펠레가 칭찬한 팀이나 선수가 항상 재난을 당하는 데서 비롯했다. 1974년 월드컵 때 펠레가 결승에 나가리라던 아르헨티나는 8강에서 떨어졌다. 펠레는 82년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을 우승후보로 꼽았지만 이탈리아의 우승. 94년 콜롬비아의 조별 예선에서 탈락. 2002년에는 펠레가 프랑스와 지네딘 지단을 칭찬했지만, 지단은 다치고 프랑스는 16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유로2004에서 펠레가 웨인 루니를 극찬한 결과는 루니의 부상과 잉글랜드 4강 좌절이었다.

2006독일월드컵에서 새로 등장한 '푸마의 저주'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는 펠레의 저주를 능가하는 초강력 저주가 하나 더 등장했다. 펠레가 평생후원 계약을 한 스포츠용품업체 '푸마의 저주'가 바로 그것이다. 푸마 유니폼을 입은 팀중 불운을 당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월드컵 출전국중 푸마는 가장 많은 12개국에서 대표팀 유니폼으로 채택됐다. 2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현재 '푸마 유니폼'의 성적은 6승 5무 15패.

이탈리아, 체코, 폴란드, 스위스, 코트디부아르, 토고, 앙골라, 가나, 튀니지,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파라과이 등 '푸마 팀' 중 승리를 거둔 팀은 그다지 많지 않다. 네티즌들은 24일 한국대표팀과 맞붙는 스위스도 푸마 유니폼을 입는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코카콜라의 저주…광고에 나온 선수 "나 아퍼"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 작동한 징크스는 '푸마'만이 아니다. '코카콜라의 저주'다. 코카콜라 광고에 출연한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다치고 대표팀에서 잇따라 탈락했다. 한국코카콜라 광고에 등장한 이동국은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바람에 월드컵 출전 꿈이 좌절됐고, 함께 나왔던 차두리도 태극마크를 못단 채 마이크 앞에 섰다.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도 발가락 골절로 월드컵 첫 경기에 결장했다.

중국을 만나면 불행해진다

평가전 상대로 '중국'을 만나면 불행해지는 징크스도 있다. 한국이 8년전 프랑스월드컵 준비를 위한 평가전에서 황선홍이 무릎을 다쳐 본선 1무2패의 쓴잔을 마시면서 '중국 징크스'가 만들어졌다. 2002년 포르투갈도 개막 직전 중국과의 평가전을 치른 것이 '약체' 미국과 대한민국에 잇달아 무너지면서 16강에서 탈락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번에는 프랑스가 '평가전 상대'로 중국을 골랐다. 예선에서 4골을 터뜨렸던 스트라이커 시세는 중국 태클에 다리가 부러지며, 월드컵 출전 꿈이 개막 하루전 날아갔다.

유효기간 있는 '골대 징크스' '개막전 징크스'

바이킹 징크스처럼 오래도록 지속되는 게 있는가 하면 유효기간이 있는 징크스도 있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저주'의 오명을 벗은 징크스는 '개막전 징크스'와 '골대 징크스'가 있다.

개막전에 출전한 전통적 강팀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한다는 데서 나온 개막전 징크스는 이번 월드컵 주최국인 독일이 코스타리카를 4-2로 완파하며 징크스의 망령에서 벗어났다. 2002년 월드컵 때 '막강위력'을 발휘한 '골대 징크스'도 이번엔 오히려 '골대를 맞혀야 성적이 좋다'는 공식이 바뀌고 있다.

A조의 독일은 16강 진출에 고비가 됐던 지난 15일 폴란드전에서 종료 직전까지 골대를 2번이나 맞췄다. '헤딩머신'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헤딩슛도, '황금발' 마하엘 발라크의 슈팅도 잇따라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승리를 낚았다. E조의 이탈리아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와 루카 노니의 슈팅이 각각 골 기둥과 가로막대를 맞고 나왔는데도 2-0 완승을 거뒀다.

열세로 평가됐던 팀들도 골대를 맞추면 강팀과 비기는 이변을 연출했다. B조의 트리니다드토바고가 스웨덴과 0-0 무승부로 비기며 이변을 연출했고, G조의 스위스 역시 프랑스와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인터넷한겨레> 대학생기자 구동회 f5w1d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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