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강유미 "제대로 된 코미디 영화를 만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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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우먼 강유미(23·사진). 지난해 KBS '개그콘서트'의 '고고(GoGo) 예술 속으로'코너에서 그가 안영미와 함께 보여준 패러디 개그는 참신했다. 특히'강유미 기자' 캐릭터는 코너가 10개월 만에 막을 내린 후에도 선뜻 재활용될 정도로 강유미의 분신이 됐다. 실제로 그는 CBS 라디오 '노정렬의 뉴스야 놀자'에서 '강유미의 뉴스 속으로 고고'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강유미는 최근 시작한 개콘의 신코너 '사랑의 카운슬러' 로 연타석 홈런을 날릴 태세다. 개콘 게시판은 '강유미 최고'를 외치는 시청자 의견으로 도배된다.
"소심한 A형 남녀의 사랑을 상담해주는 것으로 기획됐는데 좀 더 자유롭게 놀 수 있게 여러 커플 얘기를 다루고 있어요. 남자 파트너로 나오는 유세윤씨가 '남자 친구도 없이 어떻게 그리 잘 집어내느냐'고 하대요. 실전에 약한 사람이 이론에 더 '빠삭'한 거 아시죠? 소재가 무궁무진해요. 남녀 간에 서로에 대한 환상이 얼마나 많아요?"
22일 여의도 개콘 연습실에서 만난 강유미는 깊은 우물 같았다. 스타와 결혼한 '빠순이', 동대문 시장 아낙네의 일상을 그려내던 능청스런 개그우먼은 어디로 간 것일까. 그에게선 새 영역을 탐색하는 열정만이 가득했다.
"미국 개그맨들은 글도 쓰고 영화 제작도 합니다. 왜 우리는 꼭 버라이어티 쇼에 나가서 낯선 연예인과 만나 짝짓기하며 웃겨야 하죠? 언젠가 꼭 제대로 된 코미디 영화를 만들겁니다."
강유미가 생각하는 개그맨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연기자'다. 학창시절 댄스경연대회에서 코믹 춤으로 사람들을 웃기는 게 좋았고, 주성치 영화를 보며 코미디 영화의 꿈도 키웠다. 고교 졸업 후 백화점에서 1년간 화장품 매장 계산원으로 일하던 시절을 버티게 한 힘도 '웃음'에 대한 꿈에서 나왔다.
"매일 계산이 안 맞아 월급을 메워넣던 시간 속에서 저 자신을 추스르려 애썼어요. 계산대 밑에 ('데스페라도'의) 영화감독 로베르토 로드리게스의 책을 숨겨놓고 읽었고 코미디 대본을 써서 직장 동료에게 선보이며 피드백을 받았죠."
2002년 위성TV의 개그맨 지망생 경연대회인 '한반도 유머 총집합'에 회사원 친구와 둘이 나가 '1등을 먹고'는 용기를 얻어 직장을 그만뒀다. 공중파에 첫선을 보인 프로그램은 KBS '폭소클럽'의 '여자이야기'. 2004년 KBS 개그맨 19기 공채로 정식 입문한 후 안영미와 콤비를 이뤄 '와우, 신선한데요' '고고 예술 속으로'를 연달아 내놨다. 당시만 해도 여성듀오 개그는 절대 안 먹힌다는 징크스가 있었다.
"첫 녹화장에서 처음 웃음이 빵∼터졌을 때 기억이 생생해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칭찬을 듣고 행복했던 때가 없어요. 줄기세포 패러디로 화제가 됐을 땐 사이버 테러에 시달렸지만요."
그는 안영미와 또 다른 무대에서 만날 날을 기다린다. "영미는 최고의 파트너예요. 동갑내기에 공채 동기에, 더군다나 같은 여자잖아요. 아이디어란 게 미용실 목욕탕에서 같이 자고 뒹굴어야 나오는 거라서요. 특히 영미와는 공통점이 너무 많았어요. 둘 다 어려서 연극을 했고, 잘 망가지고, 튀고 싶어하고, 서로 만나면 경쟁이 돼서 스파크가 막 일어나거든요."
그는 전방위로 활동중인 개그우먼이다. 현재 라디오 프로그램 4개에 고정출연 중이고 MBC 4부작 '그녀의 뇌출혈 스토리'(가제)에 윤손하 이진과 함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안영미와 함께 영화 시나리오 코믹 감수도 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무대는 '개콘'이라고 생각한다.
"개콘은 들어오기는 쉬운데 버티기가 어렵죠. 하지만 강유미의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가 개콘이에요. 다양한 인물군상과 장르를 비틀어 일상을 풍자하는 강유미식 웃음은 계속될 겁니다."
김은진 기자 jis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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