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의 꿈 영글어 가는 소중한 일터





올해 우리 경제 최대의 화두인 일자리 창출. 실업률은 전반적으로 하향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경제 구조의 변화와 함께 실업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 시급한 부분은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다. 노동부는 2003년부터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일자리 사업'을 전개해 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단기적 · 일과성 지원이 아닌 사업을 통해 자립을 이룰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춰 지원을 강화했다.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어떻게 자리 잡아가고 있는지 사업지원 현장 3곳을 찾았다. <편집자주>
전문자격 취득으로 새 희망 꿈 꿔
사례 하나. 세종장애아동후원회 = 경기도 호계동 골목에 위치한 평범한 연립주택. 세종장애아동후원회(이하 세종후원회)의 보금자리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10여 명의 장애아동들이 뛰어 놀다 손님을 보고는 밝은 표정으로 다가와 안긴다.
1997년 설립된 세종후원회는 의료, 경제, 교육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안양지역 중증 자폐아동을 돌보는 곳으로 2003년부터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사업 지원을 받고 있다.
장애아가 있는 가정이 간절히 원하는 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나아가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 15명의 선생님이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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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장애아동후원회에서 정신 및 발달장애아동을 돌보는 고윤주(31세)씨. 아이들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사회복지사 1급 자격과 언어치료사 자격까지 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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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사실상 교육이라기보다는 돌봐주는 수준이었는데 노동부 지원으로 인력을 뽑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세종후원회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방대진 사무국장의 말이다. 아이들의 가정이 대부분 영세하고, 후원으로 충당해온 운영비는 보육만으로도 턱없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현재 세종후원회가 장애아를 대상으로 지역에서 펼치고 있는 사업은 모두 다섯가지. △장애아동 통학차량 운행(월 4만 원) △장애아동 방과 후 지도(월 17만5000원) △주간보호센터(월 15만 원) △보호작업장(무료-수익금 대체) △그룹홈(단기보호) 월 15만 원) 등으로 노동부 지원 50%, 후원금과 이용료 수익 50%로 운영된다.
비록 시설은 정규 전문교육시설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전문인력에 의해 운용되는 내용면에 있어서는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고 방 사무국장은 자부한다. 세종후원회는 체육시설, 교육시설, 보호작업장도 운영 중이다.
세종후원회에 자폐아인 딸을 맡긴 김명순(가명) 씨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이 이루어지면서 딸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며 기뻐한다.
"가정형편상 충분한 교육을 시킬 수 없는 것이 항상 마음 아팠는데 세종후원회에 딸을 보내고부터 마음 놓고 생업에 전념할 수 있어 좋고, 이용로는 저렴하고 교육의 질은 높아 제가 데리고 살 수 있다는 소망이 조만간 이루어질 것 같다"며 부푼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장애아들에 대한 다양한 교육과 함께 방대진 사무국장이 중점을 두는 또 하나는 노동부의 지원으로 고용된 10명의 교사에 대한 자기계발이다.
"단순 봉사 차원이 아닌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선생님도 전문적인 자격을 취득해야 합니다. 보다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져 아이들에게도 물론 좋지만 선생님들 역시 정부의 지원이 끊어져도 전문가로서 사회에 기여하고 자립하기 위해서는 전문자격증이 필수입니다."
올해 새로이 들어온 교사를 제외한 기존의 교사들은 이미 사회복지사, 언어치료사, 보육교사, 특수교사 등 전문자격증을 취득했다.
처음 들어오면 월급이 77만 원이지만 자격증에 따라 최고 130만 원까지 보수를 올려 의욕을 높이고 있다. 방 사무국장은 앞으로도 모든 교사가 전문자격을 취득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노동부의 지원 이후 달라진 또 다른 변화는 후원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성이 확보됐다고 할까요. 정부에서 지원을 하고부터는 신뢰감이 생겨서 인지 후원을 해주시겠다는 분들이 늘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변화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방대진 사무국장은 노동부의 지원사업이 앞으로도 계속되고, 세종후원회를 발전시켜 지역사회의 장애아동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희망이다. △ 세종장애아동후원회 연락처 031)457-5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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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 특수교육과 사회적 일자리 참여자의 자격증 취득으로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세종장애아동후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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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하고 돌아서 가슴 아파 눈물이
사례 둘. 인천평화의료생협 재가케어복지사업단 = 인천평화의료생활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재가케어복지사업단(이하 생협복지사업단)은 인천 부개동 지역을 중심으로 송내·부평 지역까지 의료생활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지원을 받아 14명의 건강도우미들이 42곳의 독거노인, 장애인, 치매 · 뇌졸중 등 만성질환자의 가정을 방문해 저렴한 비용으로 간병 및 가사를 지원한다.
이들은 본격적인 간병활동을 나가기 전에 이미 전문기관에서 장애인 및 노인 간병에 대한 전문교육을 마쳤다. 특히 단순 간병뿐만 아니라 의료생협의 진료 체계(한방과 양방)에 따라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점이 다른 곳들과 다르다.
부개역 인근에 자리한 생협복지사업단을 찾은 것은 3월 31일 오후 2시. 사무실 한편에 둘러앉은 건강도우미 14명은 박옥경(37세) 씨로부터 오후에 나갈 가정의 특성을 듣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주의할 점을 확인했다. 오전 내내 담당 가정을 돌고 늦은 점심을 마친 도우미들이 잠시 짬을 내 오후 방문할 가정에 대한 업무회의를 열고 있는 것이다.
회의를 마친 박옥경 씨와 함께 방문한 간병가정은 뇌졸중으로 거동이 매우 불편한 올해 74세의 노한병(가명) 씨 댁. 42곳의 간병가정 중 그래도 가장 형편이 나은 곳이다. 이날은 환자의 목욕을 시키는 날이라 정은정, 하영수, 김란 씨도 같이 출동했다. 보통 1명이 한 가정을 방문하지만 목욕을 시키는 경우 힘도 들고 혹시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 3명이 1개조로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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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져 누운 남편과 함께 사는 김미만 할머니에게는 건강도우미가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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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출신인 박옥경 씨가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는 사이 3명의 도우미는 욕실을 오가며 목욕 준비에 여념이 없다. 휠체어에 앉아 있던 환자는 욕실로 옮겨져 온몸 구석구석 깨끗이 씻겨졌다.
환자를 다시 침대에 옮겨 누이고 옷을 갈아입히고, 등과 엉덩이의 상태를 점검하고 처치를 하고 나니 벌써 2시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도우미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이분들 같은 간병인이 많아야 우리 같는 사람도 살 수 있어요. 이제는 자식보다 간병인 선생이 더 든든해요."
17년째 누워 자리보전하고 있는 남편을 얼마 전까지 홀로 돌봐 왔다는 김미만 할머니는 건강도우미들이 아니었으면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웃는다.
간병가정 42곳 가운데 22곳은 유료다. 내는 비용은 사는 형편에 따라 모두 다르다. 월 4000원부터 30만 원까지 사는 형편에 따라 차등된다. 통상적 간병 비용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지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극빈층을 제외한 나머지 가정들은 이것도 버거워 하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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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의 어려움을 극복한 간병도우미들이 이제는 소외된 장애인, 노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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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가장 생활환경이 가장 좋은 곳이지만 대부분의 가정이 추운 겨울에도 난방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어렵다 보니 대소변 처리를 해야 하는데 더운 물이 없어 찬물로 뒤처리를 하는 등 환자와 간병인의 고생이 말로 표현 못할 정도입니다. 특히 환자 대부분 오랜 기간 병마에 시달리다보니 짜증만 남아 도움을 주러 갔는데도 거친 욕설을 듣는 경우는 다반사고, 물건을 집어 던져 다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박옥경 씨는 현장의 어려움을 담담하게 전한다.
"우리들 대부분이 겨우내 감기를 달고 살아요. 제대로 난방이 되는 곳이 없을 정도로 방문가정 대부분이 열악한 환경입니다. 연료비를 아끼려고 환자들이 전기장판을 이용하니까 방은 냉골이지요. 앉아 있기도 힘들어 스티로폼 조각을 가지고 다닙니다."
정은정 씨는 너무나 어려운 환경에서 고통을 참으며 병마로 고생하는 분들을 돌보고 나오다보면 너무나 가슴이 아파 운 적이 많다고 한다.
건강도우미들이 한 달에 받는 급여는 7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 노동부의 지원과 수익은 대부분 임금으로 쓰인다. 그러다보니 시설유지비, 공과금, 재료비 등 사업비가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며 사업비에 대한 지원도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최근부터는 미약하나마 후원회가 조직돼 약간의 도움을 주고 있다고.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인 우리 건강도우미들은 현장에서 일하는 격무에 비해 박한 보수이지만 노동부의 도움으로 일자리가 생기고 가정에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노동부의 지원이 보다 안정적으로 이루어져 도우미와 간병가정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다른 간병가정을 방문하기 위해 발길을 돌리는 박옥경 씨를 비롯한 건강도우미들의 뒷모습에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 인천평화의료생협 건강도우미 후원연락처: 032)524-6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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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건강도우미로 구성된 재가케어복지사업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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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 공략, 자활의 꿈 이룬다
사례 셋. 실업극복수원센터 자활사업단 = 올해 처음 기업연계형 사회적 일자리 사업으로 선정돼 활동에 들어간 실업극복수원센터 자활사업단은 폐자원재활용전문기업인 (주)돈화상사의 지원을 받아 아파트를 중심으로 4만5000 가구와 계약해 공병을 수집하고 분류해 판매함으로써 수익을 낸다. 참가자 임금은 1인당 월 70만 원씩 노동부가 지원하지만 3년간 수익구조를 구축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오늘로 사업을 시작한지 딱 한 달이 됐습니다. 아직 정확한 결산을 내지는 않았으나 약 800만 원의 매출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내부적으로 1천200만 원을 목표했습니다. 사업초기다 보니 숙련도가 떨어지고 시스템이 안정되지 않아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계속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자활단을 이끌고 있는 김현우 단장은 계획대로 매출이 선순환 구조에 들어가 월 2000만 원의 매출에 도달하면 노동부의 지원이 없이도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자활단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취업취약계층인 55세 이상이 대부분으로 장애인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월 급여는 80만 원에서 120만 원으로 작업능력에 따라 차등지급 된다.
"월 70만 원의 노동부지원 외에 200만 원 정도가 추가로 더 지급됩니다. 여기에 아파트와의 계약료, 경상비 등을 제하고 나면 약 40% 정도는 비충이 가능합니다. 또 사업지역을 더 확대하고 적립금을 재투자해 플라스틱 수거시설이 본격 가동되면 수익 구조는 보다 좋아질 겁니다."
현재 고용된 인원은 10명이지만 향후 사업 확장에 따라 고용인원을 53명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다. 앞으로 새로운 인원은 지역고용안정센터와 연계해 투명성하게 뽑고, 전체 신규충원 인원을 취약계층에서 선발하고 일정 비율은 장애인에게 할당할 계획이다.
김현우 단장은 실업극복수원센터 집행위원으로 발을 들여 놓았다가 공공근로사업의 지원이 끊어지면 참여자들이 다시 실업자로 전락하는 모습들을 보고나서 본업인 안전관리회사 일을 정리를 하고 무급으로 자활단을 이끌고 있다.
김 단장은 평소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사업주를 설득해 지원 약속을 받아내고, 초기 시설투자 및 운용비용을 마련하고,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노동부와 협약을 맺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부터는 피곤함도 잊었다.
"노동부가 뿌려준 씨앗이 제대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기업화, 수익화를 이뤄내 참여자들이 자활을 이루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겁니다."
취약계층·극빈계층 '윈-윈'
취업취약계층의 일자리와 극빈계층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안정되기에는 좀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장에서 본 사회적 일자리사업은 그동안 소외된 계층에게 희망의 씨앗을 싹틔우고 있었다.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사업과 관련해 현장 참여자들은 몇 가지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가장 공통적인 사항은 1년 단위 계약에서 오는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 해주었으면 하는 것과 생업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현재 월 70만 원인 임금을 상향조정해 달라는 것이다.
운영자의 입장에서는 사업비의 지원이다. 운영주체가 영세한 비영리단체들이다 보니 기본적인 시설의 운영, 각종 공과금, 장비 등에 대해 일부 지원이 된다면 보다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사업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다.
| ◆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란? 2003년부터 시작된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사업은 비영리단체가 취업이 어려운 중장년 여성, 장기실업자 등을 고용하여 독거노인, 장애인, 저소득계층 등에게 실비로 간병, 가사지원, 산후조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1인당 70만 원과 사업자 부담분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실업자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혜자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지 이 사업은 서비스 이용자가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 수익이 발생하는 '자립지향형'과 단기적 · 경과적 일자리로 정부재정 지원만으로 운영하는 '공익형' 사업으로 추진됐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하도록 자립지향형사업을 확대 지원했다. 특히 노동부는 올해부터 새로운 일자리 창출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기업연계형 프로젝트 사업'과 '광역형 사업'을 도입했다. 프로젝트 사업은 비영리단체·기업·지자체가 역할분담을 통해 대규모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할 경우 3년 동안 기업이나 지자체의 투자재원과 매칭하여 예산(60억원 한도)을 지원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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