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수학 재미있게 하기]⑤수학의 모든 개념은 연관된다

2006. 3.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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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평가마다 100점을 받는 아이라고 해도 반드시 수학을 잘한다고 말할 수 없다. 당장 눈앞에 있는 시험만을 위해 기계적으로 공부했다면 더욱 그렇다. 분모가 서로 다른 두 분수를 통분할 줄 아는 아이에게 두 수의 최소공배수를 구해 보라고 했다가"앞에서 배운 것이라 잊어버렸다"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다. 통분 과정에서 스스로 최소공배수를 구해 공통분모를 만들었음에도 최소공배수 구하는 법을 잊어버렸다는 말이다.

즉 통분을 공부할 때 공통분모를 찾는 일을 기계적으로 거듭하다 보니 자신이 최소공배수를 구해 통분했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이 아이는 배수와 약수 따로, 통분 따로, 별개 문제로 받아들였다고밖에 볼 수 없다.

수학 공부는 기존 개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을 습득하는 과정이다. 덧셈과 뺄셈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은 곱셈을 할 수 없고, 곱셈을 할 수 없는 아이들은 나눗셈을 할 수 없다. 고학년이 되면서 많은 아이가 새로운 개념이 많이 나와 수학이 어려워지고 공부할 것이 점점 더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이다. 새로운 개념 몇 가지에 아이가 이미 알고 있는 개념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면 수학 공부의 부담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5학년에서 배우는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을 배울 때 많은 아이가 복잡한 새로운 과정의 계산을 익힌다고 생각한다. 이미 알고 있는 개념과의 연결성을 찾지 못한 탓이다.

〈예제 1〉과 같은 분수의 계산은 왜 한 번에 할 수 없을까? 분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배운 분수의 계산을 생각해 보자. 분모가 같으면 덧셈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통분을 통해 분모가 다른 분수의 분모를 똑같이 만들면 얼마든지 계산할 수 있다는 말이다. 분모를 똑같이 만들기 위한 통분과 분모가 같은 분수의 덧셈은 아이가 이미 배운 개념이다. 결국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은 매우 생경한 개념이 아닌, 이미 배운 개념들을 바탕으로 한 계산법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아이가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 과정 자체를 기계적으로 암기해 익히곤 한다. 이는 4학년 때 배운 분모가 같은 분수의 덧셈과 5학년 분모가 다른 분수의 덧셈을 완전히 다른 것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올바른 수학 공부법이 아니다.

초등학교 6학년 1학기(6-가) 과정 5단원에서 배우는 각기둥의 겉넓이를 살펴보자. 앞서 평면도형의 넓이를 구했던 아이들이 처음 입체도형의 겉넓이 개념을 공부하게 된다. 여기서 〈예제 2〉와 같이 각기둥의 겉넓이는 앞의 2단원 '각기둥과 각뿔'에서 이미 공부한 각기둥의 특징에서 배운 대로 2개의 밑면과 옆면(직사각형) 넓이의 합으로 구할 수 있다. 6학년 2학기(6-나) 과정 4단원에서 배우는 원기둥의 겉넓이 역시 앞의 2단원 '입체도형'에서 이미 공부한 원기둥의 특징을 통해 구할 수 있다.

원기둥의 겉넓이는 2개의 밑면과 옆면(직사각형) 넓이의 합이다. 각기둥과 원기둥의 겉넓이를 구하는 방법은 각각 다른 것일까? 그렇지 않다. 각기둥이나 원기둥은 밑면의 모양이 달라 밑넓이를 구할 때 〈예제 2〉의 각기둥에서는 직사각형의 넓이를, 〈예제 3〉의 원기둥에서는 원의 넓이를 구했을 뿐 모두 같은 방법으로 겉넓이를 구한다.

이보영 두산에듀클럽 강사

원기둥의 겉넓이 역시 앞에서 배운 각기둥의 겉넓이와 연계성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는 모른 채 습관적으로 각기둥과 원기둥의 겉넓이를 각각 다른 공식으로 암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위의 기초 개념은 앞으로 각기둥 부피와 원기둥의 부피에서도 적용될 뿐 아니라 중학교 1학년 2학기(7-나) 과정에서 배울 도형에서도 같은 연계성을 갖는다. 초등학교 때 기본 구조를 정확하게 알아놓아야 중학교에서 도형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쉬울 수 있다는 말이다.

기존의 수학 개념이 잘못 형성된 아이라면 새 개념을 접목시키기 전에 반드시 앞의 기본 개념 확인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수학은 선행학습보다는 그에 앞서 아이가 지난 내용들의 개념 형성을 제대로 하고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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