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 출신 '사이버 보안관'..

2006. 3. 1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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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세계에서도 지켜야 할 소중한 재산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NHN의 글로벌 보안실을 책임지고 있는 최진혁(41) 실장은 수사반장 출신이다. 경찰대 3기로 1987년 수석 졸업한 그는 민생치안 일선에서 파출소장과 수사반장을 거쳐 서울경찰청 감사팀, 청와대 경호실, 인터폴 등에서 경력을 쌓은 경찰 조직 내 엘리트로 꼽혔다.

경찰대 동기생 중 선두 그룹을 달리던 최 실장은 96년 해커 잡는 사이버 수사대 창설팀에 몸 담으면서 사이버 세계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곳에서 2년 동안 사이버 범죄 수사를 전담한 그는 인생의 항로를 바뀌게 할 수도 있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98년 한국IBM이 보안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그에게 전격적인 스카우트를 제의해 왔기 때문이다. 그는 고심 끝에 10년 넘게 정든 경찰복을 벗기로 마음 먹었다. 최 실장은 "아쉬움도 많았지만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 정신 또한 그 못 지 않게 컸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IBM은 정보기술(IT) 보안의 보물창고였다. 컴퓨터와 인터넷 재난 관련 각종 매뉴얼은 그에게 훌륭한 교과서가 됐다. 최 실장은 새로 뛰어든 IT세계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밤을 낮 삼아 공부했다.

보안업계에서 어렵기로 소문난 국제공인 정보시스템 보안전문가(CISSP)와 국제공인 재난복구전문가(CBCP) 자격증도 따냈다. 덕분에 전세계 IBM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최고 보안관리자상을 2001년부터 4년 연속 차지했다.

최 실장이 잘 나가던 IBM에서 NHN으로 옮긴 건 2004년 겨울이다. NHN은 사이버 보안이 각각 2,400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네이버와 한게임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포털 및 게임업계에서는 처음 전담 부서인 글로벌 보안실을 꾸렸고, 수장으로 최 실장을 영입했다.

최 실장은 글로벌 보안실 아래 IT보안, 사내보안팀과 더불어 정보보호팀을 신설했다. 그는 특히 중국의 해킹시도를 집중 연구해 차단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바로 지난해말 선보인 한게임의 보안패치 자동설치 서비스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 체제인 '윈도' 시리즈는 이용자가 여러 과정을 거쳐야만 보안패치 프로그램이 설치된다"며 "따라서 이용자들이 귀찮거나 몰라서 보안패치 프로그램 설치를 미루다 보니 해킹이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 실장이 개발한 서비스는 한게임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최신 보안패치 프로그램을 설치해준다. 그는 '공익 프로젝트'라고 부르는 이 서비스를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에 공짜로 제공했다. 정보통신부는 '리니지' 명의도용 사태가 터진 이후 각 인터넷 사이트에 해당 서비스 도입 권고를 관련 대책 중 하나로 발표했다.

최 실장의 임무는 이것 뿐만이 아니다. 지진, 화재 등 재난시 NHN의 경영진을 안전하게 대피시켜 빠른 시간내 정상 업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재난 컨설팅도 포함돼 있다.

그는 앞으로 보안계의 최고봉인 국제공인 보안전문가(CPP) 자격증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사법기관에 7년 이상 근무해야 도전할 수 있는 이 자격증은 까다로운 국제 시험을 거쳐 사이버 및 실제 세계의 보안을 총망라하는 전문가에게만 주어진다.

최 실장은 해킹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컴퓨터(PC) 보안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모든 보안은 PC에서 출발한다"며 "이용자들이 경각심을 갖고 패치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개인정보를 꼼꼼하게 관리하는 등 보안에 우선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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