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무인 곽원갑'

2006. 2. 27. 16: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과거의 곽원갑과 현재의 리롄제는 쌍둥이(?) -

'무인 곽원갑'은 리롄제(이연걸)의 과거와 현재를 담고 있다. 성공을 위해 할리우드로 진출했던 리롄제의 모습은 최고 고수가 되기 위해 아등바등치는 과거의 곽원갑과 닮았다. 폭력대신 마음으로 상대를 감회시키고 싶다는 오늘날의 리롄제의 모습은 영화 후반부 상대를 배려하고, 마지막 살수(殺手)를 거두는 곽원갑을 다시 불러낸 듯 하다.

대대로 무술을 가르치는 가문에서 태어난 곽원갑(리렌제). 아버지가 정도(正道) 무인의 길을 걷다가 패하자, 독학으로 무술을 연마한다. 절대지지 않는 최고의 무인이 돼 가문의 이름을 떨치려는 욕심은 결국 가족을 잃는 시련을 안겨준다. 뒤늦게 무술의 뜻이 자신을 다스리는 법에 있음을 깨닫고 은둔 생활에 들어간다. 다시 무술의 세계에 돌아온 곽원갑은 외세의 압력에 맞서 중국인의 의(義)를 세우는데 앞장선다.

영화는 의도적이건 아니던 간에 중국인의 우월주의와 영웅주의가 박혀 있다. 가장 외세의 침략이 극을 달하던 시기, 즉 청조말기에 국민적인 영웅의 등장은 이전의 무술영화(황비홍, 방세옥)와 비교해서 별반 차이를 느낄 수 없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다른 두 인물에 비해 곽원갑은 완전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 승부에 집착하며 소의를 좆는 전반부의 모습이 후반부의 세속을 벗어난 관습형의 인물에 비해 훨씬 더 인간적이다.

곽원갑은 황비홍과 더불어 열강의 침략으로 고통 받던 중국 사람들에게 희망이 됐던 실존인물. 고전의 인물을 리롄제의 화려한 무술로 다시 불러냈다. 영화는 처음부터 눈이 바쁘다. 4대1의 정당하지 않는 싸움은 주먹, 칼, 창술 등 다양한 무술이 접합되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현란하면서도 우아한 액션. 컴퓨터그래픽이 덧씌워지지 않은 리롄제 무술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춤사위를 연상시키는 무술연기는 빠르게, 현란하게 회전하며 인간의 한계를 넘나든다.

눈부신 무술 연기에 비해 드라마는 식상한 편이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자신을 이기는 법을 배우는 것이 진정한 무인의 자세다"라는 말들은 그다지 살갑게 다가오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 상대에게 일격을 가하지 않는 것이 참다운 무인의 길이라는 설득은 정말 '설득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인의 자주적인 운명을 위협하는 4대 1의 불리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극렬한 선악관계 대비와 함께 '황비홍' 시리즈 중에서 사자탈을 뒤집어쓰고 중국을 침략한 외세의 기문과 맞서 싸우던 리롄제의 모습과 겹쳐진다. 3월 16일 개봉.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