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간.번체자 싸움..간체자 우세?
(베이징=연합뉴스) 표민찬 특파원 = 중국의 외교적.경제적 영향력 확대에 따라 전세계에 중국어 배우기 열풍이 부는 가운데 중국에서 사용하는 약자식 간체자(簡體字)와 대만.홍콩에서 사용하는 번체자(繁體字) 간의 기세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2000년부터 시행돼온 국제모국어의 날을 맞아 짚어본 두 가지 한자 글씨체의 현주소는 간체자 우세라는 것이 중국측의 주장이다.
대만의 번체자 옹호 의지는 마잉주(馬英九) 대만 국민당 주석이 지난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번체자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해야 한다고 주장한데서 잘 나타나고 있다.
중국측은 그러나 대만이 아무리 번체자를 수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도 세계로 번지고 있는 중국어 열풍을 살펴보면 간체자가 압승을 거두고 있다는 자체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선구도보(國際先驅導報)에 따르면, 그동안 번체자 교재를 사용했던 미국도 중국과 공동으로 편집한 간체자 교본을 고등학교에 보급하면서 간체자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중국어 열풍은 올해부터 고등학교의 중국어 과목 학점이 대학의 예비학점으로 인정되고 2천400여개 고등학교가 중국어 과목 개설을 고려하는 등 청소년층까지 번지고 있다.
또 미국 청소년들의 우상으로 꼽히는 농구선수들의 어깨와 팔에 새겨진 중국어 문신이 TV방송을 타고 간체자 교본을 교재로 활용하는 경향이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도 간체자 우세는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자에 익숙지 않은 영어권의 경우 복잡한 번체자보다는 간체자를 익히기 쉽다는 점, 간체자가 서양인에 익숙한 알파벳 형식의 발음기호(병음)를 사용한다는 점도 간체자 세력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간체자로 출판되는 서적들이 많아지면서 번체자를 표준어로 삼고 있는 대만의 타이베이(臺北)대학에서 중문학과 교수가 주관하는 '간체자 지식대회'가 열릴만큼 대만에서조차 간체자를 익히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1949년 신중국 수립 이후 중국 정부는 국민의 문자생활 편리를 위해 한자 간자화작업을 벌여왔고 국무원 전체회의를 23차례나 거친 끝에 지난 1964년 '간체자 총표'를 발간함으로써 간체자 정리를 끝마쳤다.
minp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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