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펀지' 진드기 퇴치제 파문 일파만파

2006. 2. 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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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스펀지' 제작진이 전하는 방법으로 진드기 퇴치제를 만들다가 화상을 입은 것은 물론 집까지 태울 뻔했다는 네티즌들이 주장이 잇따르면서 '진드기펑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스펀지'는 지난 11일 소독용 알코올과 계피를 이용해 진드기 퇴치제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했다. '스펀지'는 계피를 담근 소독용 알코올을 끓이면 집먼지 진드기를 퇴치할 수 있는 '진드기펑'을 제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방법대로 진드기 퇴치제를 만들다가 화상을 입거나 집을 태울 뻔했다는 네티즌들의 제보가 '스펀지' 게시판에 잇따라 올라오면서 '스펀지' 제작진은 상당수 시청자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네티즌 '박정민'은 "('스펀지'에 나오는 방법으로 진드기 퇴치제를 만들다가) 집을 다 태울 뻔했다"면서 "저희 엄마는 화상을 입어서 병원에 입원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알코올을 끓인다기에 폭발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지만 알코올을 끓이는 방송 장면에서 아무 일이 없기에 그래도 따라 해봤다"면서 "사람 다치고 집 태우고 이게 뭔가?"라고 따졌다.

네티즌 '권혜경'도 "'스펀지' 때문에 '진드기 잡으려다 집 태워…' 뉴스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면서 "알코올이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약한 불에서 끓였는데 알코올과 계피를 넣고 끓이던 주전자에 불이 확 올라와서 손에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태를 수습하고 나서야 손이 데인 것을 알고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왔다"면서 "진드기를 잡으려다 사람을 잡을 뻔했다"고 말했다.

'김진솔'은 어머니가 진드기 퇴치제를 만들다가 집을 다 태울 뻔했다면서 알코올을 넣은 냄비에 불이 붙어 화재경보기까지 울렸다고 말했다. 그는 허둥지둥하다 물을 적신 수건으로 불을 끄긴 했지만 정말 깜짝 놀랐다면서 진드기를 퇴치하려다 집을 없앨 뻔했다고 말했다.

'김덕제'도 '진드기 퇴치하려다 불 지르겠네'라는 글을 올려 "집에 불이 나는 줄 알았다. 방송에서 주의사항을 제대로 안 가르쳐 준 탓에 119를 부를 뻔했다. 유익한 정보를 알려주는 스펀지가 이래서야 되겠는가?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라"라고 말했다.

'이영미'는 "TV에서 에탄올의 용량이 너무 작아 다섯 개를 더 사다 계피랑 넣고 끓였더니 불이 확 올라와 깜짝 놀랐다"면서 "이렇게 위험하면 자막으로라도 (경고를)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진드기 잡다 초가 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스펀지'를 꼬박꼬박 본다고 밝힌 '박정숙'은 "'스펀지'의 방법대로 따라 했다가 불이 나서 혼났다"면서 "명색이 공영방송이 주의도 주지 않고 그런 식으로 방송을 내보내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고 항의했다.

이들 외에도 상당수 시청자들이 '스펀지' 제작진이 전하는 방법으로 진드기 퇴치제를 만들다 화재가 날 뻔했다면서 제작진을 성토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시청자들이 KBS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네티즌 '고정산'은 "간단한 경고문조차 제대로 못 넣은 방송을 보다가 발생한 사고라면 당연히 소송을 걸어야 한다"면서 "피해를 당한 분들은 강경하게 대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계피와 소독용 알코올을 이용해 진드기 퇴치제를 만드는 방법을 제보한 네티즌 '이영일'은 "이 상황까지 와서 대단히 죄송하다. 제가 처음부터 제보를 안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정말로 죄송하다"면서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자신이 제보한 내용과 '스펀지' 방송 내용이 다르면서 "저는 계피를 그냥 끓이거나 통채로 침대나 먼지가 많은 곳에 올려놓으면 된다고만 제보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스펀지' 제작진은 아직까지 시청자들에게 별다른 사과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다만 시청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진드기 퇴치제 만드는 법'이라는 제목의 글에 '알코올을 바로 가열하면 매우 위험하다. 화재의 위험이 있다', '에탄올 알코올이 아닌 다른 알코올을 사용하면 안 된다' 등의 경고 문구를 추가했다.

한국아이닷컴 채석원 기자 jowi@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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