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국산의료기기, 美시장 경쟁력 없어"

2006. 2. 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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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DM/뉴시스】

미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산 의료기기가 타깃시장과 비교할 때 지나칠 정도의 고급스러움으로 무장, 비싼 가격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7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장용훈 무역관은 뉴욕에서 의료기기를 오랜기간 판매한 S사 S사장의 경험과 미국 의료기기 시장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한국산 의료기기의 미국 시장 진출 방법을 설명했다.

한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평가

최근 전자산업의 발달과 전반적인 산업의 업그레이드로 품질, 디자인 및 기능은 미국 시장에서도 최상의 제품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좋은 한국 의료기기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가끔 타깃시장과 비교할 때 지나치다고 생각할 만큼 너무나 고급스럽고 좋은 재질로 만든 한국산 제품을 보게 되며 이는 가격이 너무 비싸 미국에서 판매하기가 어렵다고 생각된다.

반면 중국 제품은 보기에 엉성한 제품인데 잘 판매된다. 미국시장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중국산 제품이 판을 치고 있으며 베이스라인 가격대는 중국산이 모두 점령하고 있다.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만드는 제품이 미국의 어느 시장에 판매할 것인지를 사전에 조사 및 연구한후 제품을 개발해야 시장 진출이 그 만큼 수월해 진다.

이렇게 개발한 제품을 타깃시장에 맞는 마케팅으로 판매해야만 그 시장에 정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 업체들은 최고의 제품 한 두 개를 만들어서 시장을 공략하려는 성향이 있다. 한 개의 최고 제품을 만들기보다 일련의 제품군을 만들어야 한다.

혈압계의 대표적인 회사인 일본계 Omron사는 혈압계를 15개 정도 생산하고 있다. 물론 이 중에는 그저 구색용으로 만든 제품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그만큼 혈압계 분야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하는 효과가 있다.

Omron사의 이런 다양한 제품 생산은 그만큼 타깃시장이 광범위함을 보여주고 있다. 가격은 30달러에서 135달러까지 다양하다.

FDA 승인은 어떻게 받아야 하나

FDA 승인(등록)을 받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 면밀히 생각을 해야 한다. FDA는 Class I, II, III 과 같이 3단계의 승인(등록)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 일반 소매점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판매를 할 경우에는 Class I 등록으로 족하다.

반면 Class II의 승인은 받으면 "사용시 Specialist의 관리하"에 사용하는 제품이 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용으로 소매점에서 판매하기보다는 의사 사무실이나 전문의료인이 시술하는 사무소용으로 판매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문제는 우선적으로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지 않고 의사 사무실 등에 판매하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자연히 축소되고 아울러 다른 마케팅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일례로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경락마사지기는 일반 가정용 제품인데 FDA 승인(Class II 이상)을 받으면 이를 사용할 때 전문의료인이 입회해야 하는 것이다. 즉, 일반 가정용으로 판매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 Class I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타깃 시장내에서도 어느 시장에 진출할 것인가

우선 모든 타깃시장의 베이스라인 가격대는 중국산이 진을 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 제품이 중국산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중국산 만큼 가격이 낮아야 한다. 그러나 이는 매우 피곤한 경쟁으로 이를 피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타깃시장에서 마켓리더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수년전 S그룹이 한국산 혈압계를 가지고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고 2년 정도 박람회에 대대적으로 참가하는 등의 많은 노력을 했으나 성과를 보지 못하고 그만 둔 경우가 있다.

이유는 일본의 Omron사가 거의 모든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리더와 전면전을 할 것인지 아니면 틈새시장(Niche Market)에 들어갈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경쟁에 들어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시장을 넓혀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지적한다. 일례로 혈압계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약국에서 Omron사 제품을 30달러에서 90달러까지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고혈압이 매우 심한 사람들은 이런 제품으로는 정확한 혈압을 측정할 수 없다. 이유는 컴프레셔가 작고 소프트웨어가 아웃데이트되어서 끊어지는 혈압을 제대로 측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컴프레셔가 크고 소프트웨어가 최근 것으로 업데이트된 135달러 짜리 제품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한국 제품이 타깃시장 내에서도 어느 시장(제품)으로 처음 진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135달러 짜리 혈압계는 구입하는 사람들은 이미 집에 저가의 혈압계는 2~3개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건강 측정을 위해서 135달러가 아깝지 않은 것이다.

제대로 된 에이전트 선택과 뚜렷한 마케팅전략 사용

미국에서 의료기기를 구입하기 위해 생산업체에 전화를 걸면 생산업체는 거주하는 지역의 우편번호(Zip Code)를 물어보고 당해 지역을 관할하는 세일즈랩을 알려주면서 구입하도록 안내한다.

물론, 세일즈 랩은 2가지 종류가 있다.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고용한 영업사원이 직접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한국 업체의 경우는 거의 모두 미국에 산재한 독립된(Independent) 세일즈랩에게 의존한다.

타깃시장에 맞는 제품을 개발했다면 이제 가장 큰 과제는 미국에서 자신의 제품을 판매할 세일즈랩을 어떻게 선별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누가 신뢰할 수 있는 세일즈랩인가를 판단하는 일이다.

아무리 제품을 많이 팔아도 물품 대금을 지불하지 않는 세일즈랩은 오히려 문제가 된다. 따라서 미국 내에서 성실하게 비즈니스를 하는 세일즈랩을 잘 선택하는 것이 진출의 성공을 가름하는 가장 중용한 요소다.

S사장의 조언은 우선 욕심을 내지 말라는 것이다. 한번에 많은 것을 바라지 말고 차근차근히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전략을 세우고 아울러 세일즈랩을 결정하면 적극적으로 뒷받침을 해 주어서 서로가 이익을 갖는 관계로 키워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세일즈랩은 자신들의 영업망을 확보하고 있어 신제품을 테스트 마케팅할 수 있고 단기간 내에 바로 판매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제품의 개선점 등을 바로 피드백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이들로부터 제품 개발 방향도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독점(Exclusive)세일즈랩을 결정하면 이들과 동고동락을 한다는 각오를 하고 이들이 판매를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 의료기기 사장은 크지만 쉬운 시장은 아니다

미국의 의료기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라는 보고서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쉬운 시장은 아니다.

많은 판매업체들이 도산을 하며 새로운 업체들이 신규로 참여하고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 의료기기 시장의 높은 성장은 분명히 시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지만 자사제품에 맞는 타깃시장을 확실하게 정의하고, 다시 타깃시장에서 다시 세분시장을 결정해 이 세분시장에서 경쟁해 이길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이 제품을 제대로 판매할 수 있는 세일즈랩을 결정해서 지원하고 파트너쉽을 구축하는 것만이 미국시장에 성공적인 진출을 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백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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