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야망'의 원전, '야망의 계절'은 어떤 작품?

2006. 2. 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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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은진 기자] 오는 4일부터 SBS TV를 통해 방송되는 드라마 '사랑과 야망'(김수현 극본, 곽영범 연출)의 원전은 미국의 유명한 소설이자 TV 미니시리즈였던 '야망의 계절(원제 Rich Man, Poor Man)'이다. 87년 MBC에서 첫방송된 '사랑과 야망'도 이것이 원작이었다.

미국의 TV미니시리즈 '야망의 계절'도 '젊은 사자들(The Young Lions)'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 어윈 쇼(Irwin Shaw)의 '야망의 계절(Rich Man, Poor Man, 1970)'이란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드라마 '야망의 계절'은 미국 최초의 텔레비전 미니시리즈로 각색돼 1976년~77년 미국 ABC TV를 통해 20부작으로 방영됐다. 이 미국 작품은 국내에도 수입돼 70년대 후반, 80년대 초 지상파를 통해 두번 방영됐고, 나중 국내 케이블TV에서도 재방송됐다.

스토리는 이민1세대인 조다쉬 가문의 자식인 형 루디(피터 스트라우스)와 동생 톰(닉 놀테), 두형제의 애증과 갈등관계를 중심으로 꾸며졌다. 공부잘하고 모범적이며 상류사회 진출을 꿈꾸는 야망의 엘리트청년 루디와 동네쌈꾼에 거칠고 투박하지만 오히려 인간적인 동생 톰의 20년(1945~65)간에 걸친 대립과 질투, 그리고 어쩔수 없는 한 핏줄의 형제애가 이야기 축이다. 또 한명의 여주인공은 어윈 쇼 원작소설에는 그레첸이란 이름으로 두형제의 누이였으나, 드라마 '야망의 계절'에서는 줄리(수잔 블랙클리)란 이름의 형 루디의 애인으로 등장한다. 드라마는 단순히 가족이야기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매카시즘 한국전쟁 학원폭동 흑인혁명 등 역사적 사실도 포함시켜 더욱 웅장한 스토리로 다듬어졌다.

이 미국 드라마는 방영당시 폭발적인 시청률을 올렸으며, 20회 마지막회에서 루디가 동생 톰을 죽인 악당 팔코네티(윌리암 스미스)를 죽이고 자신도 총에 맞아 죽는 라스트 신이 방송될 때는 미국의 성난 시청자들이 권총으로 TV수상기를 박살냈다는 일설도 전해졌다. 폭발적인 화제를 모은 이 작품에 이어 웨슬리 등 루디와 톰의 2세를 주인공으로 한 속편 '태양의 계절'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야망의 계절'의 성공으로 미국에는 미니시리즈란 새 장르가 개척돼 직후 해롤드 로빈스의 '해적(The Pirates),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Roots)' 등이 드라마로 각색되는 미니시리즈붐이 일었다. 또 이미 할리우드 스타였던 피터 스트라우스 외에 톰 역을 연기한 닉 놀테는 '야망의 계절'을 통해 일약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드라마는 '포트필립'이란 호수가 있는 미국 지방 소도시로 이민온 조다쉬 일가, 부모와 두 형제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빵집을 하는 부모의 가난이 싫은 형 루디는 출세를 꿈꾸고 모범생이 돼 백화점 사장에 주지사, 나중 상원의원까지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끝없는 신분상승욕에 잃은 것은 '인간'이자 '인생'이다.

사고뭉치 동네건달 동생 톰은 형의 애인 줄리가 할리우드 모델에이전트의 꼬임에 빠져 그의 저택에서 정사를 맺는 장면을 목격하고는 그집에 불을 지른다. 결국 마을을 도망쳐나오게돼고 톰은 이때부터 죽을때까지 쫓기는 입장이 된다. '형의 복수'를 해준 원초적 이유로 인해 영원한 곤경에 빠지게된 게 동생 톰의 운명이다. 톰이 마을을 떠나기전 어머니와 마을을 자동차 드라이브하는 장면은 거친 톰의 따스한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 명장면. 톰은 끝없이 쫓아오는 악당 팔코네티에게 유럽에서 칼에 찔리지만 은총의 여인 끌로띨드와 파란만장한 삶을 끝내고 '행복한 죽음'을 맞는다.

1987년 김수현의 '사랑과 야망'에서는 루디 톰 줄리의 원전 주인공이 태준 태수 미자로 치환됐다. 주인공 피터 스트라우스, 닉 놀테, 수잔 블랙클리 역을 각각 남성훈 이덕화, 그리고 은퇴한 차화연이 맡았다. 또 당시 드라마는 포트필립이란 미국 소도시가 춘천으로 바뀌었고, 아버지 악셀 조르다쉬의 도너츠 빵가게는 신충식의 떡방앗간으로, 또 삶에 지친 악셀은 독약든 빵을 들고 호수로 나아가 자살하는데, 신충식도 비슷한 이유로 춘천 동네 저수지에서 낚시하다 죽는걸로 나온다. 또한 도망길에 만난 톰의 은혜로운 여자 끌로띨드(피오널라 플래너건)는 태수의 과수원집 여인 은환(김청)으로 등장한다.

'야망의 계절'은 87년 '사랑과 야망'에 이어 2004년 SBS TV '폭풍속으로'로 또한번 각색됐다. 이번에는 톰 루디 줄리의 3자구도의 주인공이었던 남성훈 이덕화 차화연 역을 김석훈 김민준 송윤아가 연기했다. 또 은환 역과 유사한 김민준의 구원의 여인은 엄지원이 열연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인물 캐릭터와 이야기의 짜임새, 그리고 스케일이 원전과 전작에 크게 못미쳐 성공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2006년 '사랑과 야망'이 '야망의 계절'의 세번째 각색인 셈. 아직 드라마 뚜껑이 열리지 않았으나 피터 스트라우스-닉 놀테-수잔 블랙클리, 남성훈-이덕화-차화연, 김석훈-김민준-송윤아에 이은 이번 드라마의 조민기 이훈 한고은이 드라마 사상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인 루디 톰 줄리를 어떻게 그려낼지 자못 기대된다.

[사진 = 2006 '사랑과 야망'의 이훈 한고은 조민기(왼쪽 사진, 왼쪽부터)와 '야망의 계절(Rich Man, Poor Man)의 오리지널 주인공 닉 놀테, 수잔 블랙클리, 피터 스트라우스(왼쪽부터)]

(강은진 기자 i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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