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희 "주부로서 변신은 아직..남편에 미안"

2006. 1. 2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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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겨울 인턴기자]

MBC FM4U (91.9Mhz) '김원희의 오후의 발견'(이하 '오발')에서 목요일 3, 4부는 '유리상자와 함께하는 퇴근시간 한 시간 남았어요'가 방송되는 날이다. 19일 DJ 김원희는 스튜디오에 있다가 3부 들어가기 전, 짬을 내서 게스트인 유리상자를 반기러 나왔다.

"미국은 잘 다녀왔어?"(김원희) "응. 미국에서 샀어. A브랜드"(이세준) "어쩐지 그래보이더라. 미국에는 얼마나?"(김원희) "2주 있었지"(박승화) "어? 근데 살이 빠졌다"(김원희) "나 바지 30 입어"(박승화) 유리상자와 친근한 농을 나누다가 서둘러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는 김원희.

청취자들을 향해 "어머 박승화씨가 바지를 30 입는다네요. 마른 편이네요"라며 깔깔깔 호탕하게 웃는다. 스튜디오 밖에서도 김원희의 이 멘트로 다들 웃음이 터진다. 이게 바로 DJ 김원희만이 할 수 있는 '김원희 표' 애드리브다.

'김원희 표' 애드리브 재료는 주변의 모든 것이다. 청취자 사연부터 게스트, PD, 작가, 자신의 시시콜콜한 일상까지 모든 게 재료가 된다. 물론 재료만 있다고 다는 아니다. 여기에 김원희만의 순발력과 재치가 양념으로 보태져 맛깔난 애드리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같은 '김원희 표' 애드리브는 주변에 대해 애정이 있기에 만들어지는 것. '오발'의 배성아 작가에 따르면 "김원희의 장점은 인간적이라는 매력이다. 10년 넘게 작가생활을 해봤지만 김원희처럼 청취자들에게 애정을 갖는 경우는 처음 본다. 청취자 이름을 일일이 외우고 누가 오늘 생일인데 이 곡 좀 틀어주자, 누가 남자친구랑 며칠 됐다는데 축하해주자고 즉석에서 제안한다"고 말한다.

화제가 된 바 있는 '김원희의 장학금 사건' 역시도 김원희가 사연을 읽다가 갑자기 제안한 것이다. 배 작가는 "(김)원희는 그 당시 일을 자꾸 말하는 걸 부담스러워한다"며 말을 아끼며 당시 극적으로 등록금이 접수되고 김원희와 '오발'의 스태프는 함께 부둥켜 안고 울었다는 후문이다.

김원희가 "깨어나십시오"라며 생기나는 클로징 멘트를 외치고 '오후의 발견'은 오늘 방송을 마쳤다.

이날 MBC 라디오 스튜디오 안에서 DJ 김원희와 '오발패밀리'가 선물한 떡을 함께 먹으며 인터뷰를 했다. "시간대가 편하다. 주부라서 그런지 아침에 일도 하고..(웃음)" 김원희는 지난해 6월 결혼한 새내기 신부다.

"결혼하고 나서 라디오 하는 게 더 편한 건 사실이다. 처녀 때는 매일매일 해야하는 라디오가 부담스럽기도 했다. 사실 생방송이랑 녹음이랑은 느낌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바빠도 생방송을 하고 싶다."

'오발'의 정홍대 PD는 선곡을 미리하지 않고 생방송 중에 그때그때 느낌을 살려서 곡을 뽑기로 유명하다. 김원희는 그런 방식이 청취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다가갈 수 있는 노력이라며 생방송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청취자나 나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사연 보내는 사람들의 억울한 사연이나 힘든 사연을 보면 나도 울컥한다. 사연에도 시대가 반영되는지 요즘 힘든 사연이 너무 많아서 마음이 안좋다."

김원희는 라디오에 대해 애정이 각별하다. "라디오 하러 올 때는 일이란 생각이 안든다. 청취자들과 노는 시간으로 느껴질 뿐.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앞으로도 라디오만은 계속 하고 싶다."

과거 김원희는 '정오의 희망곡'을 2년 6개월 진행했다. 워낙 청취율이 높았던 프로라서 그럴까. 당시의 게스트였던 윤종신, 정선희, 김성주 아나운서가 모두 라디오 DJ로 활약 중이다.

최근 김원희와 각별한 친분 사이인 DJ 윤종신이 수술을 받게 돼 라디오를 쉬게 된 데 대해 김원희는 안타까워한다. "(윤)종신 오빠 (수술)잘 될 거다. 종신 오빠는 내 여동생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사람이다. 정말 가족이었음 하는 사람이다." 김원희는 'FM4U 데이'에 윤종신과 함께 '타블로 조정린의 친한 친구'를 패러디한 '윤종신 김원희의 노(老)는 친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김원희에게 2005년은 바쁜 해였다. 우선 인륜지대사인 결혼, 영화 '울랄라 씨스터즈(2002) 이후 처음 선택한 영화 '가문의 위기', SBS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5년만에 정극 컴백, '오발'로 DJ활동 재개, 예능 프로그램으로 2005년 MBC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 수상 등 그야말로 공사다망한 해였다.

"작년은 정말 힘들었던 해다. 일에 대한 성취감도 있었지만 너무 힘들었던 것만 기억된다. 아직도 그때 누적된 피로가 안풀리는 것 같다."

최근 몇년동안 코믹하고 밝은 모습만 선보였던 김원희는 외향적일 거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조용히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있는 시간을 즐긴단다. 결혼 전에 대가족이 함께 살아왔던 김원희는 결혼 후 가장 변한 건 남편이 집에 들어오기 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

"예전에는 집에 부모님이 계시니까 울고 싶을 때나 기분 안좋을 때 집에 들어가면 불편했다. 괜히 걱정 끼쳐드리는 것도 싫었고.. 결혼 후 좋은 점은 우울할 때 방해받지않고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늘었다는 점이다."

김원희에게 결혼 후 많이 달라졌는지 물었다. "사실 결혼하고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 주부로서 변신을 하진 못했다. 다행히 남편을 잘 만났다.(웃음) 하지만 결혼한 지 1년이 되어가니 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에는 남편이 아침에 일찍 출발하면 나도 일어나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자꾸 남편에게 못해주면 미안해지더라."

15년 동안 한 사람과 연애해 결혼까지 한 게 어렵지 않았냐고 물었다. "감우성씨도 그렇던데..워낙 어려서부터 사귀어서 더 잘 된 거 같다. 워낙에 형제 같은 사이여서 편하게 만났다."

김원희는 연애 뿐 아니라 다른 인간관계에서도 그렇다. 많은 사람을 만나기보다는 몇 사람과 깊은 관계를 쌓는다는 김원희. 그녀가 DJ로 있는 한 '오발패밀리'들은 걱정 안해도 되겠다. 그녀는 '오발패밀리'와 긴 인연을 약속할테니..

<사진=MBC FM4U '김원희의 오후의 발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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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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