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따라 골목따라] 망우동 우림시장

2005. 12. 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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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 미터 정도 길게 늘어선 천막 가리개는 빼곡히 들어선 건물들 사이에 멈춘 기차 같습니다.

그 아래 200여 개의 점포가 골목을 따라 줄지어 있는 이 곳은 서울 중랑구 망우동에 위치한 우림시장. 천막 가리개 덕분에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시장 골목은 장보러 온 사람들의 온기로 가득합니다.

[배우순/중랑구 망우 1동 : 예전엔 춥고 그랬는데 이렇게 해 놓으니 지금 오면 아주 아늑한 게 너무 좋다.

] 1천 원이면 반찬거리로 데친 나물 한 움큼을 살 수 있고, 덤으로 물건을 더 집어주는 상인의 넉넉한 인심이 있지만, 대형마트와의 보이지 않은 경쟁은 항상 상인들에게 위기감을 주었습니다.

[유의준/우림시장 상점가 진흥조합 고문 : 우리가 뭉치지 않으면 우리가 죽는다.

이런 위기의식들을 항상 가지고 있거든요, 상인들이...] 10년 전부터 상인들끼리 십시일반으로 모은 회비로 시장을 정비해 왔고, 지난 2000년부터는 중랑구와 함께 본격적인 환경정비 사업을 펼쳤습니다.

여기에다가 재래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고객 사은 행사까지. 이런 노력 덕분에 대형마트의 등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림시장의 매출은 계속 늘어왔습니다.

[유의준/우림시장 상점가 진흥조합 고문 : 저희 (시장) 인근에도 3개 대형마트가 들어왔지만, 시장 매출은 30% 이상 신장되어 상인들이 참 좋아했다.

] 무엇보다 대형마트에 손님을 뺏기지 않기 위해 상인들이 낸 아이디어들은 우림시장의 경쟁력입니다.

첫 번째가 쇼핑 카트기 운영! [김양임/칼국수가게 운영 : 너무 편하고 좋죠. (물건 들어서) 어깨도 안 아프고...] 요즘처럼 손이 시린 겨울이나 무거워서 많은 물건을 한꺼번에 들고 다니기 힘든 어머니들이 주로 이용합니다.

150여 대의 쇼핑 카트기가 시장 양쪽 입구에 놓여 있어서 누구나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배달 서비스! 2년 전부터는 인근 지역민을 대상으로 전화 한 통이면 곧바로 시장에서 산 물건을 집까지 배달해 주고 있습니다.

[김옥산/서울시 망우동 : 시장에 오면 (대형마트 보다) 싸고 배달도 빨리 해주니까 좋다.

] 하루에 2,30회 정도 하는 배달서비스를 시작하고선 시장 매출도 더불어 좋아졌습니다.

[김영민/배달차량 운전 : 시장에 와서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니까 보통 예전에 1만원 어치 사던 걸 3만원에서 5만원 사이로 구매하시죠.] 세 번째는 고객 전용 주차장! 우림 시장 고객 주차장은 시장과 곧바로 연결돼 있고, 72대까지 무료 주차가 가능합니다.

우림시장의 또 다른 성공 포인트는 상인들의 결속력입니다.

우림시장 상인들은 매달 말, 자발적으로 성금 모금을 합니다.

[불우이웃돕기 모금 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시장발전에 대한 보답이자,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사랑의 실천인 셈입니다.

[박철우/우림시장 상점가 진흥조합 고문 : 서로 힘들수록 우리도 힘들지만 저희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항상 말일은 영업을 안하고 이렇게 뛰고 있습니다.

] 시장 겉모습은 달라졌지만, 이렇게 훈훈한 인정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아 꾸준히 주민들의 발길을 끌어당깁니다.

[이순향/서울시 신내동 : 다른 데보다 더 저렴하고 옛날같이 정겨운 그런 느낌이 있어 자주 이용하거든요.] 재래시장에는 신정 경기는 거의 없지만, 새해를 맞는 떡 방앗간은 떡국용 가래떡을 뽑느라 분주합니다.

[김범진/떡집 운영 : (요즘 몇 번이나 뽑는지...) 오전에 한번, 오후에 두번씩 따끈하게 해서 (뽑는다.

)] 크기는 작지만 가래떡이 가득 찬 떡 상자에는 자식들을 위해 손수 떡국을 준비하는 노모의 사랑이 묻어납니다.

[박복순/중랑구 망우 2동 : 명절도 되니까 애들 오면 (떡국) 끓여주려고. 사는 거는 아무래도 맛이 없는 거 같아서.] 새해를 맞는 상인들의 소망엔 소박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새해에는 더 욕심도 없고요. 장사 좀 잘되고, 더 건강하시고, 그렇게 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소비자들 만나는게 저희들 소원입니다.

] [우림시장에 손님들 막 찾아오셔서 상인들이 모두 장사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 다양한 고객 편의 서비스로 현대화된 재래시장들의 모델이 된 서울 망우동의 우림시장. 나보다는 우리를 생각하는 상인들의 끈끈한 정은 우림시장의 훈기를 더하는 밑거름이 되어 계속해서 재래시장의 새로운 발전상을 그려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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